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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자료 사진).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연일 수만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촛불문화제를 '불순한 세력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으로 폄훼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촛불문화제에 중고생들이 대거 참석한 것에 대해 "놀이문화가 부족해서"라는 '엉뚱한' 해석을 내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어게인 2002년' 얘기가 나온다"며 "효순·미선 사건처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토론 구조를 벗어나서 국민 정서의 약한 고리를 막 흔들면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대치구도, 또 어떤 사회적 증오의 증폭이나 확산으로 가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에 대한 국민적 분노 상황에 대한 청와대의 '왜곡'된 시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학교 급식 안 먹겠다는 게 정상적인가?"

 

이 핵심 관계자는 "논리적으로 우리가 (광우병에 걸릴) 모든 가능성을 0%로 만들 순 없다. 확률의 문제"라며 "정확한 통계는 안 갖고 있지만, 1997년 이후에는 미국에서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고, 그 이후에는 (광우병) 발생 건수가 1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연간 수출입 규모가 6000억원에 이르는 통상 대국인데, 무조건 문 닫아 걸고 '미국 쇠고기 안 된다'는 비합리적인 이유로 막을 수는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핵심 관계자는 "촛불시위에 중고생들이 60%를 차지한다는 이런 식의 논의 진행은 곤란하다"며 "이건 뭔가 상당히 정치적인 의도를 깔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중고생이 촛불시위에 많이 참석하는 것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른바 (청소년) 놀이문화가 부족하니까… '하이서울 페스티벌'도 하던데, 촛불집회에 가면 재미있지 않느냐"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에 참석했던 중고생들이 지나가다가 '촛불집회'를 보고 '재미삼아' 참석했다는 식의 논리인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문자 메시지로 '(촛불시위에) 가 보라'고 하는 것들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진 쪽에서 부추기는 측면도 있지 않을까, 우려와 의혹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며 "학교 급식을 안 먹겠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논의는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나 배후가 있다는 객관적인 팩트(사실)를 가지고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얼마 전 신분이 야당 당원인 분들이 '안티 MB(이명박 대통령의 영문 이니셜)' 카페를 만들었다고 보도됐고, 보도 이후에 그 분들의 자취가 사라졌다고 하더라"며 "이를 테면 그런 일들인데, 조금 지나서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것이 포착되면…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또 인터넷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서명이 110만명을 넘긴 것에 대해 "정확하게는 110만건이겠지. 남의 이름을 빌리기도 하고, 아이피를 바꾸기도 하고…"라며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탄핵 서명을 '세 가지 거짓말'에 비유하기도 했다.

 

"하여튼 많은 숫자인데, 보기에 따라서는… 숫자라는 게 원래 유명한 말이 있지 않나. 세상에 존재하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하얀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 다음에 통계다. 110만명이라는 숫자만 가지고 말하기에는 조금 거시기하다."

 

전체 국민을 5000만명이라고 볼 때,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까지 포함해 50명 중 1명 꼴로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안 된 대통령의 탄핵청원서에 서명, 가히 '인터넷 민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통계의 거짓말'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현 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사나이 가는 길에 눈도 오고 비도 오는 것 아니겠냐"

 

이 관계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35%(리얼미터 조사)대로 하락한 것에 대해서도 "광우병 사태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조금 더 여론 추이를 봐야 하고, (인사) 검증 파동이나 재산공개 문제 등 이런저런 요인들이 겹쳤다"며 "평가라는 것은 단기간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단기적인 지지율 급락이라도 무시한다는 게 아니라, 속된 말로 사나이 가는 길에 눈도 오고 비도 오는 것 아니냐"며 "쇠고기 문제도 진실이 드러나고 여론이 진정되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긍정론이나 여론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정치집회'가 될 경우 관련자들을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혀 야당은 물론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엄정한 법질서 기초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폭력 시위에 대한 대처 의지는 확고하지만, 이게(촛불문화제가) 무슨 폭력 시위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불법 시위의 측면은 있지만, 그런 양 측면을 생각해서 대응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쇠고기 협상 무효화 추진위원회의'에 참석해 "촛불집회에 대해 음모론, 색깔론을 갖다 대고 사법처리 하겠다고 위협까지 하는 것은 문제를 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책임 있는 국가의 자세가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최재성 대변인도 "쇠고기 반대 집회는 정부 정책을 불신하고 국민들 스스로 생명 안전성에 대해서 확실한 대책을 요구하는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움직임"이라며 "국민들이 당연한 권리를 표현한 것을 어떻게 경직된 잣대로 이렇게 신속하게 엄포 놓듯 경찰이 얘기할 수 있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여당 소속인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조차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쇠고기 관련 촛불집회를 두고 '좌파세력 선동'이라는 지적에 대해 "일부 선동도 있겠지만 정말로 걱정돼서 뛰쳐나온 순수한 국민들까지도 그렇게 몰다 보니까 국민들의 화를 더 키우고 있다"고 자성론을 펴 주목된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회의를 소집, "'광우병 반대' 여론에 대한 우려와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초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 관련 홍보가 부족했고, 관계 장관들의 합동 기자회견 같은 경우도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었다"며 정부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향후 당과 정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대국민홍보전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광우병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 등 정부 광고물을 제작해 인터넷과 언론에 게재해, 현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필요하면 MBC <100분 토론>에도 나갈 수 있고, 지금 그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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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좋아합니다. 술을 더 좋아합니다. 근데, 밥이나 술 없이는 살아도 사람 없이는 못 살겠습니다. 그래서 기자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