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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올 한 해 동안 연중기획으로 '쓰레기와 에너지'를 다룹니다. 그 첫 번째로 '이런 결혼 어때요'를 진행합니다. 5월에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부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친환경 결혼'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6~8월은 '쓰레기 이동을 막아라'라는 주제를 통해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없이는 결국 쓰레기 절대치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계획이며, 나머지 달엔 그 달 주제에 맞게 시기별 공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들어 이전과는 다른 결혼식을 치르는 신세대 신랑신부들이 늘고 있다. 색다르면서도 재미있는 결혼식을 추구하는 것. 친환경성을 생각하는 그린 웨딩(Green Wedding) 또는 에코 웨딩(Eco Wedding)도 그 중 하나.

 

한 번인 결혼식이지만 이때 만들어지는 쓰레기는 만만치 않다. 결혼식 뒤 남는 음식 쓰레기, 결혼식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숱한 1회용품들은 우리 사회에 부담이다. 처음부터 쓰레기를 줄이고, 쓰레기를 가능한 남기지 않는 법을 알아보기 위해 며칠 전 짠돌이웨딩플래너 유요한씨를 찾아가 비법을 들어봤다.

 

10년차 웨딩플래너인 유요한씨는 <아주 특별한 아침> <시사매거진 2580> <VJ특공대> <아침마당>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 <이코노미스트> 등 여러 일간지에 칼럼을 쓴 바 있으며, 현재 '짠돌이카페' 웨딩플래너로 활동 중이다.

 

체면 때문에 숱한 쓰레기가 생긴다면...

 

"차라리 그 돈을 모아 목돈을 갖고 싶어요."

"그게 다 쓰레기예요. 돈으로 주세요."

"결혼하며 집안 뿌리 뽑힌다는 이야기 듣고 싶지 않아요."

 

유요한씨가 밝힌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들의 바람이다.

 

그런데 실제 결혼이 본인들의 바람처럼 이뤄지진 않는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체면 때문에 복잡해지고 화려해지는 것이다. 유요한씨는 그렇게 체면 때문에 치른 결혼식 때문에 숱한 쓰레기가 생긴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는 올바르고 친환경인 결혼식을 위해선 신랑 신부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족이나 친지들이 신랑 신부의 마음을 잘 안다면 불필요한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 그가 밝힌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결혼식 쓰레기 확! 줄이는 방법

 

①청첩장 청첩장부터 먼저 줄여보자. 가장 쉽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친구나 후배 등 젊은 층에겐 전화, 휴대폰 문자, 이메일 등으로 소식을 전하고 친지 등 어르신들에게는 전화를 드리고 청첩장을 보내면 청첩장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아직 어르신들은 청첩장을 받지 않으면 섭섭해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어르신용으로 어느 정도는 청첩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

 

다음은 결혼식에 축하화환을 보내지 말자. 화환은 식이 끝나면 곧바로 쓰레기로 바뀐다. 경험에 따르면 요즘 신세대 신혼부부들은 화환보다 화환값을 현금으로 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②음식 다음은 가장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음식물 관리다. 하객 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경험에 비춰보면 청첩장 보낸 곳의 70% 정도가 하객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객수를 예측했으면 하객수에 맞게 음식을 주문해야 음식물 쓰레기가 남지 않는다.

 

그래도 식이 끝난 후에 음식물이 남을 수 있다. 가져가길 원하는 하객들을 위해 포장상자를 미리 준비한다. 그렇게 처리하고 남은 음식물은 깨끗하게 정돈해 지역 어려운 이웃(노인정·고아원·소년소녀가장·노숙인)에게 제공한다.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친 뒤 남은 음식은 음식물재활용센터에 기증하여 양질의 퇴비로 가공·농민에게 무상 또는 저가에 공급할 수 있다.

 

예전에 한 어르신이 결혼식장 음식을 큰 가방에 몰래 넣다가 웨딩홀 직원과 눈이 마주친 경우가 있었다. 어르신이 벌개진 얼굴로 자리를 뜨려는 것을 보고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남은 음식물을 싸드린다고 했다.

 

요즘 웨딩홀에서도 음식물을 싸드리기 위해 웨딩홀에서 직접 만든 포장용기가 있는 곳이 많이 있다. 남은 음식물을 싸가지고 가고 싶다면 직원에게 당당히 물어보길 권한다.

 

③ 웨딩카 장식 웨딩카 장식도 이제는 자제하자. 리본·깡통 등을 차에 장식하는 대신 조수석 앞 유리에 A4 용지로 '방금 결혼했어요'라는 하트모양 인쇄물을 붙이는 게 깔끔하고 보기도 좋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다니다 보면 리본으로 둘러싸고 풍선 날리고, 깡통을 매달고 달리는 웨딩카를 자주 볼 수 있다. 지저분하기도 하지만 위험하다. 줄이 끊어져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깡통이 뒤차에 부딪치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난다.

 

④ 신혼 살림 결혼 뒤 쓸 가구도 꼭 새 가구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리폼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다. 새로 산 제품일 경우엔 포장재를 꼭 가져가도록 이야기하고, 혹시 남았다면 분리배출해서 재활용 수거차량이 가져가도록 하면 된다.

 

결혼식이 끝나면 신랑 신부는 멋진 신혼여행지로 끝난다. 그런데 그 뒤에 남은 게 엄청난 쓰레기더미라면 과연 멋있는 결혼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쓰레기도 줄이고 특별한 결혼식이 될 수 있다. 기후 변화로 몸살 앓는 지구를 생각하며 쓰레기 없는 결혼식을 한 번 고민해보면 어떨까.


태그:#그린웨딩, #하우스웨딩, #유요한, #쓰레기, #웨딩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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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 목돈마련, 내집마련 전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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