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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를 위해 한국어교육을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런 날이 하루하루 모여 어느새 10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둘인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나의 게으름이 더 큰 이유인 것을 압니다.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 한국에서 이방인이지만 삶의 모습은 이방인일 수 없는 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에게 한국어는 삶의 필수 조건입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일 텐데 이주여성의 경우에는 배울 수 있는 기관을 찾아가기 어렵다는 것도 한국어 공부에 큰 어려움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 시골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학습 장소가 있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어 지도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배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자 합니다. (주제 넘은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은 주변에 이주 외국인이 있다면 그 분들께 한국어를 쉽게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오늘은 한국어의 바탕이 되는 모음을 가르치는 방법입니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창제했습니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자기 말을 자유롭게 적지 못해 이런저런 불편함이 많은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했는데 창제 목적이 쉽게 쓰도록 하기 위한 것에 있는 만큼 훈민정음 즉, 한글은 원리가 있는 아주 과학적이며 배우기 쉬운 글자입니다. 따라서 자음과 모음을 가르칠 때도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이용하면 아주 쉽습니다.

우선 모음부터 시작합니다. 모음은 홀로 글자를 이룰 수 있고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음 지도 순서 모음 지도가 끝났다면 칠판에 이런 표가 있겠지요? 더해지는 획을 빨간 색으로 나타냈는데 잘 보이지 않네요.
▲ 모음 지도 순서 모음 지도가 끝났다면 칠판에 이런 표가 있겠지요? 더해지는 획을 빨간 색으로 나타냈는데 잘 보이지 않네요.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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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은 창제 원리가 충실히 반영된 지도 방법은 아닌데요, 모음이 어울려서 다시 모음을 만드는 복모음을 만들 때 학습자가 오류가 적게 하는 방법을 골랐습니다. 학습자는 'ㅜ'와 'ㅏ'를 결합하거나 'ㅗ'와 'ㅓ'를 결합하는 오류도 만들어 냅니다. 이외에도 결합하지 않는 모음들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글에 모음이 아주 많다고 느낍니다. 그런 느낌은 학습자의 학습 부담감을 크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위의 표에 있는 것이 한국어에 쓰이는 모든 모음이라고 하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1단계로 'ㅗ, ㅏ, ㅜ, ㅓ, ㅡ, ㅣ'의 순서를 가르칩니다. 다음 짧은 획을 더합니다. 더해지는 획의 색을 달리해서 가르친다면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ㅛ, ㅑ, ㅠ, ㅕ'입니다. 이것이 2단계입니다.

'ㅗ, ㅏ, ㅜ, ㅓ, ㅡ, ㅣ'에 다시 긴 획을 더한 것이 'ㅚ, ㅐ, ㅟ, ㅔ'입니다. 이것이 3단계입니다.

'ㅚ, ㅐ, ㅟ, ㅔ'에 다시 획은 더한 것이 'ㅙ, ㅒ, ㅞ, ㅖ'입니다. 이 단계는 획을 더하는 방식이 아주 조금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4단계입니다.

다음은 'ㅗ'와 'ㅏ'의 결합으로 'ㅘ'가 되고, 'ㅜ'와 'ㅓ'의 결합으로 'ㅝ'가 됩니다. 'ㅡ'와 'ㅣ'의 결합으로 'ㅢ'가 됩니다. 5단계에서는 '오, 아, 오, 아, 와' ,  '우, 어, 우, 어, 워', '으, 이, 으, 이, 의' 이런 식으로 가르칩니다.

지금까지 한국어의 모든 모음을 가르쳤습니다.

모음을 다 가르친 다음에 이제 정확한 발음을 가르칩니다. 각 단계에서 글자를 가르치고 더불어 소리도 계속 연습하지만 모든 모음을 칠판에 써 놓은 상황에서 다시 한번 점검을 합니다.

1단계에서는 'ㅡ'와 'ㅣ'가 어려운 편입니다. 왜냐하면 입술 모양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볼펜이나 나무젓가락 등 무언가 긴 것을 옆으로 입에 물고 'ㅡ'와 'ㅣ'를 발음하게 합니다. 입에 문 것에 혀가 닿으면 'ㅣ'이고 혀가 닿지 않으면 'ㅡ'입니다. 아니면 'ㅣ'를 발음할 때는 혀가 아랫니에 닿는다고 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입에 무언가를 물고 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ㅒ'와 'ㅖ'의 경우는 발음이 같습니다. 'ㅚ, ㅙ, ㅞ'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세한 차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배우는 사람에게도 아주 어렵습니다. 단지 'ㅐ'와 'ㅔ'는 조금 고민이 됩니다. 분명히 다른 소리인데 한국 사람도 차이 없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비슷하다고 가르칩니다.

칠판에 'ㅖ'와 'ㅒ'는 파란색, 'ㅚ, ㅙ, ㅞ'는 빨간색, 'ㅐ'와 'ㅔ'는 초록색 등 발음이 같거나 비슷한 것을 같은 색으로 표시를 합니다. 저는 세모나 네모, 동그라미로 표시할 때도 많습니다.

저는 이런 순서와 방식으로 가르칩니다. 주변에 이주노동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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