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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장어로 끓여낸 장어탕은 속풀이에 아주 좋으며 무기력한 봄날에 몸에 기를 불어넣는데도 아주 그만이다.
▲ 장어탕 붕장어로 끓여낸 장어탕은 속풀이에 아주 좋으며 무기력한 봄날에 몸에 기를 불어넣는데도 아주 그만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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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저녁식사를 함께 했으면 한다고. 그런데 어느 곳으로 가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아예 음식 메뉴와 식당까지 결정해서 연락했으면 하는 투다. 사실 나 역시 맛집 기사를 쓰고는 있지만 이럴 때는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함께 할 상대방들의 식성을 일일이 다 알지 못하니 그럴밖에.  

참 오랜만에 시내 외출이다. "이 참에 우리도 젊은이들처럼 그렇게 시내를 휘젓고 한번 다녀보자. 식당도 찾아보고, 그러다 맘에 드는 집이 있거들랑 그곳으로 가지 뭐." "좋아요." 의견 일치를 본 다음 우리 일행은 여수시청 근처를 누볐다.

입맛 당기는 업소들이 먼저 시선을 붙잡는다. 횟집·막창집·치킨집….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그냥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담 없는 장소를 물색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곳이 '푸른바다 장어촌'이다.

이곳에서 또한 의견이 분분하다. 장어구이를 먹자는 사람, 장어탕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입가심으로 생맥주 한 잔을 하자는 사람. 독주를 싫어하고 비교적 저 알코올의 부드러운 술을 좋아하는 나는 내심 간단한 식사를 원했다.

무기력한 봄날 몸에 기를 불어넣는 '장어탕'

깔끔하게 차려져 나왔고 음식 하나하나에 깊은 맛이 담겨있다.
▲ 장어탕 기본 상차림 깔끔하게 차려져 나왔고 음식 하나하나에 깊은 맛이 담겨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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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탕을 주문했다. 1인분에 6000원, 가격도 부담 없다. 식당의 분위기가 깔끔해서 선택했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느낌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것이다. 처음 가본 집인데 첫 인상 그대로 음식 또한 깔끔하게 차려져 나왔고 음식 하나하나에 깊은 맛이 담겨있다.

장어탕의 시원한 국물은 속을 확 풀어준다. 장어를 토막 내 그대로 넣어 장어의 힘이 느껴진다. 밥 한술 말아 먹어보니 부드럽게 넘어간다. 고사리와 숙주나물, 푸른 부추가 눈에 뜨인다. 숙주나물의 아삭함도 그대로 잘 살려냈다.

깔끔한 기본찬도 역시나 맛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새빨간 무김치는 딱 맞게 숙성되었으며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입에 착 와 닿는다.  갓 김치는 톡 쏘는 알싸한 맛이 그대로 담겨있다. 된장에 조물조물 무친 취나물의 풋풋한 향도 입맛을 돋운다.

여수는 바닷가라 바다 장어요리가 발달했다. 붕장어로 끓여낸 장어탕은 속풀이에 아주 좋으며 무기력한 봄날에 몸에 기를 불어넣는데도 아주 그만이다. 이집의 장어탕은 국물도 잘 우려냈을 뿐만 아니라 주재료와 여러 가지 부재료가 잘 어우러져 맛의 하모니를 이루며 입에 착착 감긴다.

새빨간 무김치는 딱 맞게 숙성되었으며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입에 착 와 닿는다.
▲ 무김치 새빨간 무김치는 딱 맞게 숙성되었으며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입에 착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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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김치는 톡 쏘는 알싸한 맛이 그대로 담겨있다.
▲ 갓김치 갓김치는 톡 쏘는 알싸한 맛이 그대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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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에 조물조물 무친 취나물의 풋풋한 향도 입맛을 돋운다.
▲ 취나물 된장에 조물조물 무친 취나물의 풋풋한 향도 입맛을 돋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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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어탕, #붕장어, #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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