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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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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7일 오후 3시 35분]

지난 1월부터 99일간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해온 조준웅 특검팀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회장 등 10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전략기획실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김승언 삼성화재 전무, 김홍기 삼성SDS 대표이사, 박주원 삼성SDS 경영지원실장 등 총 10명을 배임 및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의 범죄가 중죄이기는 하지만 ▲재벌그룹의 장기간 내재돼 있던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전형적인 배임·조세포탈혐의와 다른 점 ▲피의자들이 이미 사실관계를 시인했고 증거가 확보돼 있어 공소 유지가 가능한 점 ▲피의자들이 중추적인 핵심 임원으로 신병 구속시 경영 차질 빚음 ▲도주 우려가 없음 등을 이유로 들어 불구속 처리했다. 

다음은 삼성 3대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결론이다. 기사 아래쪽의 '첨부파일'을 클릭하면 4월17일 발표된 수사결과발표문 원문을 볼 수 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0년 만에 이건희 회장과 구조본 개입 밝혀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4.11)과 아들 이재용 전무(2.28)가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어 승강기를 타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4.11)과 아들 이재용 전무(2.28)가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어 승강기를 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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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

특검팀은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이학수 부회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김인주 부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배임죄로 기소했다.

그러나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홍라희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 에버랜드 법인 주주의 대표이사들에 대해서는 전환사채의 발행경위 및 가격의 적정 여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실권한 것으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공소시효도 지난 2006년 12월 2일자로 완성돼 불기소 처분했다. 

②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발행

특검팀은 당시 구조본 재무팀장인 김인주 사장과 관재담당자인 박재중 전무가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발행을 기획하고 당시 이를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이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과 김 사장에게 인수에 동참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특검은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및 삼성SDS 대표이사 김홍기, 경영지원실장 박주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배임죄로 기소했다.

[비자금 의혹] 비자금 성격 규명 못해 조세포탈 혐의 적용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발표를 하기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발표를 하기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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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삼성증권 개설 차명계좌 및 삼성생명 차명지분

특검팀은 삼성증권에 개설된 삼성 전 ·현직 임원들의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와 삼성생명 차명주식 16%가 비자금이라는 사실은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전략기획실 재무라인 임원들이 삼성생명 차명주식 2조3000억원 상당을 포함한 4조5000억원 규모의 이건희 회장 차명 재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1199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계열사 주식을 사고 팔아 넘겨 차익 5643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1128억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특검팀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한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전략지원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조세포탈죄로 기소했다.

②삼성화재 비자금 조성 및 증거인멸 사건

특검팀은 지난 99년에서 2000년 사이 삼성화재 재무책임자가 미지급 보험금을 지점에 내려준 것처럼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실제로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9억8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삼성화재 압수수색 당시 전산책임자인 김승언 전무가 압수대상 회계자료를 삭제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특검팀은 비자금 조성의 책임을 물어 당시 재무책임자였던 황태선 삼성화재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죄로 기소하고 경영혁신실장인 김승언 전무를 증거인멸과 특검법 상 직무수행 방해죄로 기소했다.

③2002년 대선자금 수사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지난 2002년 정치권에 제공했던 대선자금이 삼성그룹의 비자금에서 제공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또한 삼성 측이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해 온 443억원 상당의 채권이 여전히 보관 중에 있고 이 채권들에게서 유통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최고권력층에 제공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에 제공된 채권 330억원 중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던 80억원 중 13억원 상당이 당시 한나라당 고위간부에 의해 사용됐지만 이미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바 있어 다시 처벌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삼성 비자금 비리에 대한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5일 천주교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에 동석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인사들 가운데 현직 최고위직 검찰 간부도 있다고 폭로했다.
 삼성 비자금 비리에 대한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5일 천주교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에 동석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인사들 가운데 현직 최고위직 검찰 간부도 있다고 폭로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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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불법로비 의혹] 전원 무혐의 처분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한뒤 물을 마시고 있다.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한뒤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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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이건희 회장 지시사항 문건의 내용, 해당 문건에 등장하는 추미애 의원의 진술 등을 감안할 때 삼성그룹 내에 조직적 인맥관리체제가 구축되어 로비가 이뤄진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은 있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 외에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더 이상의 수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종료했다.

특검팀은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위해 명단이 공개된 전·현직 검찰 간부 5명(임채진·이종찬·이귀남·김성호·이종백)과 김 변호사가 비공개로 진술한 검찰 간부 10여명에 대해 '서면조사' 등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로비 담당자로 지목된 삼성 임원 30명을 소환조사했다. 또 필요한 계좌추적과 비행기 탑승기록, 골프장 기록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수사를 다 진행했다고 밝혔다. 

①김성호 국가정보원장

김용철 변호사는 "김 국정원장이 99년 봄 창원지검 차장으로 재직시 5백만원권 헌 수표를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특검팀은 비행기 탑승기록상 김 변호사가 99년 1월 15일 김해로 간 일이 있지만 그 때를 봄이라 보기 힘들고, 반드시 창원으로 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김 국정원장이 2000년과 2002년 사이 지방보직을 역임하는 시기 매년 3회씩 어떤 방식으로 누가 금품을 전달했는지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어 김 변호사의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공소시효도 지난 사안이라 더 이상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②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2000년 박재중 상무가 이 민정수석에게 줄 돈봉투를 가지고 이학수 부회장 사무실에 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목격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진술과 건물의 구조상 김 변호사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 역시 8년 전 일로 공소시효가 완성돼 더 이상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③임채진 검찰총장·이귀남 대구고검장·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특검팀은 김 변호사가 이들의 로비를 담당했다고 진술한 임원들이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김 변호사의 진술 역시 사실과 다르거나, 여러 번 바뀌어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들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또 나머지 10여명의 검찰간부들에 대한 로비 혐의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 스스로도 "증거부족,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현실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더 이상 진술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비자금 구입 고가 미술품 의혹] 이건희 회장 차명재산으로 구입한 것

삼성 비자금으로 고가 해외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2일 오후 서울 한남동 조준웅 삼성특검팀 사무실에 출두하고 있다.
 삼성 비자금으로 고가 해외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2일 오후 서울 한남동 조준웅 삼성특검팀 사무실에 출두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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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홍라희씨 등 삼성가(家)의 안주인들이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미술품 구입 대금을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특검팀은 계좌 추적 결과, 전용배 상무가 관리하는 이건희 회장의 개인 차명계좌에서 인출된 것을 확인했고 그 계좌에 유입된 자금들은 이 회장의 삼성생명 차명지분의 배당금 등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또 용인 에버랜드 미술품 창고에서 발견한 미술품 중 현대미술품 151점을 압수해 봉인 수사했지만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된 미술품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성과급 유입계좌의 차명여부] 그래도 비자금 계좌는 아니다?

특검팀은 계좌 추적 과정에서 차명계좌의 특징을 보이는 삼성 전·현직 임원 명의 795개 계좌가 주로 삼성계열사 주식을 사거나 팔고 있어, 금융감독원의 수사지원요청의 방식으로 지난 2월 26일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조사결과를 넘겨받고,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자료 입수해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명의의 계좌에서 자기앞수표 135억 6170만원 상당이 삼성전자 소속 임원 21명의 증권계좌에 입금된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해당 계좌들이 배당금이 입금되면 즉시 1원 단위까지 현금으로 인출되는 등 구조본 재무팀이 관리하고 있는 비자금 계좌일 가능성이 높아 수사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전용배 상무, 최도석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그 성과급은 98년 IMF 당시 구조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 관리파트 임원들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별 상여금으로 지급한 것이라며 비자금 의혹을 부인했다. 또 고 박재중 상무가 일부 계좌를 관리했지만 배당금은 해당 임원들에게 제 때 지원해줬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들의 진술이 납득할 만하고 성과급 수령자들의 진술도 일치해 의심 계좌들이 비자금 계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내렸다.

[삼성계열사의 분식회계 의혹] 감사조서 확보해 조사했지만 확인 안 돼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00년 삼성중공업에서 2조원, 삼성항공에서 1조 6천억원, 삼성물산에서 2조원 상당, 삼성엔지니어링에서 1조원 상당, 제일모직에서 6천억원 상당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자본 잠식을 숨기기 위해 있지도 않은 선박을 건조 중인 것으로 넣었고, 삼성테크윈(구 삼성항공)은 삼성전자로부터 자재를 허위로 매입하는 형식으로 4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물산은 해외법인에서 삼성SDI의 장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대행수수료를 실제보다 높게 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감사조서, 외부 공시자료와 삼성물산으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를 모두 검토한 결과 분식회계 및 비자금 조성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영장판사에 의해 기각됐고, 감사조서의 상법상 보관기간이 5년이라 2001년 회계연도 이전의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 변호사가 주장한 계열사 분식회계 수치는 기업회계 기준이 아니라며 회계감사 조서를 통해 관리손익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것에 근본적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SDS 전산관련 경비 조작을 통한 비자금 조성] 대부분 인건비·외주비

삼성생명 전 전산담당직원이 "삼성생명이 삼성SDS에 지급하는 전산관련 경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고 삼성SDS가 이 자금을 비자금 조성에 사용했다"는 제보를 해 특검이 내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지난 5년 간 삼성계열사들과의 계약서철, 연도별 원가세부내역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전산관련 경비 대부분이 인건비 및 외주비로 사용됐고 지출 내역도 제출 자료와 일치해 내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준웅 특별검사가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기자실에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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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삼성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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