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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밥에 비벼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 서대회 비빔밥 따끈한 밥에 비벼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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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발효식초에 버무려낸 서대회무침은 갖은 야채와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 서대회무침 자연 발효식초에 버무려낸 서대회무침은 갖은 야채와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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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가면 서대회가 있다. 여수를 대표하는 음식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서대회다. 여수 토박이에게 "서대회 잘하는 식당이 어디예요?" 물으면 여정식당을 추천하는 이들이 꽤나 있다. 그만큼 서대회 요리를 잘한다는 방증일 거다.

여정식당은 여수 중앙동 파출소 부근에서 10여년 영업을 하다 최근에 여수소방서 뽀짝(바싹) 옆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서대회 1인분 한 접시에 1만원이다. 서대회 1인분으로 둘이서 식사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연 발효식초로 버무린 은은하고 그윽한 맛

회무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초다.
▲ 자연 발효식초 회무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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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는 주로 회무침을 해서 먹는다. 서대회무침에는 서대와 고추장은 기본이고 그 외에도 들어가는 재료가 참 많다. 양파, 오이, 무생채, 상추, 쑥갓, 부추, 등등…. 온갖 채소에 초고추장과 막걸리로 발효시킨 식초를 넣어 버무려낸 서대회무침. 서대회무침은 그리 자극적이지도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새콤달콤하다. 

여정식당의 주인장 정은경(49)씨는 식당을 한 지가 올해로 10년 남짓 됐다고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이집의 대표음식인 서대회 맛은 초창기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서대회를 무쳐내는 주방 아주머니가 개업 초창기부터 여태껏 함께하는 것만 봐도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음식에 믿음이 간다.

회무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초다. 회무침의 숨은 비법은 식초에 있다. 여정식당의 회무침에는 주인이 집에서 특별히 만든 막걸리식초를 넣는다. 막걸리식초는 고들고들한 고두밥을 지어서 누룩과 함께 으깨 섞은 다음 물을 자박자박하게 해놓으면 발효되면서 뽀글뽀글 올라온다. 이때 막걸리를 조금씩 부어 만든 것이다.

"꼬두밥과 누룩을 으깨 자박자박 해 놓으면 뽀글뽀글 삭히면서 식초에 꽃이 피어요. 꽃이 피면 식초를 따라내서 사용하고 막걸리를 부어요."

맛을 내는 데는 원재료의 신선도가 기본

서대회와 아구 전문점이다.
▲ 여정식당 서대회와 아구 전문점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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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여정식당은 외삼촌 친구 분이 운영을 했었다. 그러던 중 원래 주인이 가게를 내놓았고, 외숙모가 정씨에게 식당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해 식당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지금의 주인장 정은경씨는 평소에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고 음식 솜씨 또한 빼어났다.

재료의 신선도가 회 맛을 좌우한다. 그러므로 여정식당 주인장은 싱싱한 국내산 서대를 구입하기 위해 매일 아침 중앙동시장에 나간다. 새벽시장에서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여 좋은 물건만 선별해서 구입한다. 

싱싱한 서대를 잘 손질해서 깻잎, 오이 등의 채소와 고추장, 설탕, 다진 마늘 등으로 버무려낸 서대회무침의 맛은 언제 먹어도 환상적이다. 하지만 서대가 가장 맛있을 때는 6월에서 10월, 여름에서 가을까지이다.

여수의 명물 서대.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있다'고 할 정도로 여수에서는 서대를 알아준다. 서대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우리가 흔히들 서대라 부르는 가장 맛있는 서대는 '참서대'다. 

<자산어보>에서는 서대를 '몸은 좁고 길며 짙은맛이 있으며 모양은 마치 가죽신 바닥과 비슷해 속명을 혜대어라 부른다'라고 적고 있다. 서대는 칼슘과 철 등의 함량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심근경색이나 뇌 학습 발달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서대회 비빔밥'

서대회무침을 듬뿍 넣어 비벼먹으면 그 맛에 깜빡 간다.
▲ 서대회 비빔밥 서대회무침을 듬뿍 넣어 비벼먹으면 그 맛에 깜빡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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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는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생선이다. 자연 발효식초에 버무려낸 서대회무침은 갖은 야채와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은은하고 그윽한 맛이 배어 있는 서대회무침의 맛이 일품이다. 채소와 식초가 만나면 물이 배어나므로 손님상에 내놓기 바로 직전에 버무려 내오는 주인장의 세심함도 돋보인다.

갖은 양념과 채소로 버무려낸 서대회무침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따끈한 밥에 비벼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뜨거운 밥에다 김가루와 참기름, 서대회무침을 듬뿍 넣어 비벼먹으면 그 맛에 깜빡 간다. 

순간 열무김치로 착각했던 갓물김치 맛이 좋다.
▲ 갓물김치 순간 열무김치로 착각했던 갓물김치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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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리고추를 넣어 볶아낸 볶음멸치는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난다.
▲ 볶음멸치 꽈리고추를 넣어 볶아낸 볶음멸치는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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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그윽한 맛이 배어 있는 서대회무침
▲ 서대회무침 은은하고 그윽한 맛이 배어 있는 서대회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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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 중에선 순간 열무김치로 착각했던 갓물김치 맛이 좋다. 밥으로 풀을 쑤고 양파, 풋고추, 마늘을 넣고 갈아서 채에 바쳐낸 양념과 여린 갓으로 담은 갓물김치는 부드러움과 상큼함이 살아있다. 꽈리고추를 넣어 볶아낸 볶음멸치는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난다.

여정식당의 또 다른 먹을거리는 아구찜과 아구탕, 금풍생이 구이, 갈치구이 등이 있다.

여수의 음식하면 서대회를 꼽을 정도로 이제 서대회는 여수의 대표음식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서대회 요리는 여수의 식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서대회무침. 따끈한 밥과 서대회무침이 어우러진 서대회 비빔밥 맛에 푹 빠져보자.

덧붙이는 글 | *<우리 동네 맛집> 응모글



태그:#서대회, #서대회 비빔밥, #서대회무침, #여정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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