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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현경씨가 꾸리는 맛집 이야기 경북 구미시 사곡동에 있는 '칠보한방막창' 우리 부부가 즐겨찾는 곳이지요. 이곳은 맘씨 넉넉한 현경씨가 남다른 '음식철학'으로 살면서 즐겁게 꾸리는 신나는 놀이터랍니다. 손수 기른 채소로 음식을 만들고, 자칫하면 누린내가 나기 쉬운 막창을 손질하는 비법까지 누구한테나 알려준답니다. 자기가 처음 막창집을 시작하며 고생했던 때를 생각하면서 비법을 알려주는 것도 스스럼없이 한답니다. 손님한테 살갑고, 날마다 신나고 즐겁게 살아가는 현경씨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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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된장으로 끓인 찌개, 묵은지, 생뭉티기, 갈매기살... 현경씨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어 놓으면서 무척 뿌듯해합니다. 모두 자기가 먹고, 식구들이 먹을 음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깨끗하고 정성이 가득하답니다.
▲ 맛있는 차림상 손수 만든 된장으로 끓인 찌개, 묵은지, 생뭉티기, 갈매기살... 현경씨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어 놓으면서 무척 뿌듯해합니다. 모두 자기가 먹고, 식구들이 먹을 음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깨끗하고 정성이 가득하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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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기는 '초벌구이'를 거친답니다. 연탄불에다가 먼저 한 차례 구워서 손님상에 낸답니다.
▲ 초벌구이 모든 고기는 '초벌구이'를 거친답니다. 연탄불에다가 먼저 한 차례 구워서 손님상에 낸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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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로 들어서는 우리 부부를 보고 여느 때처럼 매우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저 손님으로 몇번 갔을 뿐인데도 늘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맞아주니 문 앞에서부터 기분이 아주 좋아요.

"돈 벌려고 생각하면 이 장사도 못하지요. 그저 오늘 하루 나와서 즐겁게 놀다가 손님이 오시면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어요. 여긴 우리 식구들이 나와서 노는 놀이터나 다름없어요. 하하하!"

현경씨는 오늘도 임신 7개월째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막창 집 앞에 따로 마련한 천막 안에서 초벌구이를 하느라고 매우 바빴어요. 이 집에 가면 늘 그렇듯이 온 식구가 나와서 가게 일을 거들고 있답니다.

아니, 현경씨 말을 빌리자면 모두 즐겁게 놀고 있는 거랍니다. 현경씨 남편은 말할 것도 없고 친정아버지, 친정어머니까지 나와서 손수 고기를 굽거나 청소를 하거나 손님 맞는 일까지 손닿는대로 바쁘게 일한답니다.

경북 구미시 사곡동, 둘레에도 갖가지 고기집들이 즐비한 이곳에 현경씨가 '칠보한방막창'이란 간판을 내걸고 장사하는 곳이랍니다. 막창 집 앞에다가 커다란 천막까지 치고 있어 겉으로 보기엔 마치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에요.

이 곳에서는 탁자 가운데 연탄불을 넣어두고 초벌구이 하지요. 여름철에는 손님들이 잘 꾸며놓은 가게 안보다도 여기를 더욱 좋아한다고 하네요. 연탄불에 구워서 먹으니 맛도 더욱 좋다고 하면서…….

새내기 사장님, 막창 맛내기 참말 힘드네!

경북 구미시 사곡동, <칠보한방막창>☎ 054-461-2446
▲ 칠보한방막창 경북 구미시 사곡동, <칠보한방막창>☎ 054-461-2446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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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씨는 이 일을 하기에 앞서는 바로 이 건물 3층에서 공부방을 꾸리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 박동수(38)씨가 나중에 회사를 그만 두더라도 먹고살 길이 있어야 하니까 '연습삼아' 차리게 되었다는 막창 집이었어요.

지난 2006년 11월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현경씨는 매우 아득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가장 손쉬운 게 막창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 나니 손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소스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아무 것도 몰라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다녔대요.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고, 막창 집마다 찾아가서 먹어보기도 하고 묻기도 하고…….

그러나 모두 자기들만의 비법이니 쉽게 가르쳐줄 리가 없지요. 생각 끝에 이것저것 시험 삼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맛을 연구하여 개발했다고 해요. 그 때마다 남편과 식구들은 현경씨가 만든 막창을 맛보며 실험대상이 되어야 했지요. 그 땐 남편이 날이면 날마다 막창을 먹어야 하니까, '막창'이라고 말만 해도 질린다고 했대요.

또, 11월에 가게 문을 열어놓고 거의 한 달 동안은 남편 회사 식구들을 불러 손수 개발한 막창구이를 맛보게 하고, 가게 문 열린 걸 보고 찾아오는 손님한테는 공짜로 대접을 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끝내 찾아온 손님이 막창 손질하는 법을 자세하게 알려주어 제대로 맛을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이렇게 서툴고 어설픈 새내기 사장님이었지만 차츰 맛이 좋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현경씨는 말끝마다 늘 웃음이 배어 있었답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매우 자신 있어 하는 것을 보니, 막창 집이 놀이터라고 얘기하며 크게 웃던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아요.
▲ 칠보한방막창 사장님, 장현경 씨(36) 현경씨는 말끝마다 늘 웃음이 배어 있었답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매우 자신 있어 하는 것을 보니, 막창 집이 놀이터라고 얘기하며 크게 웃던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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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린내' 가 하나도 안 나는 맛있는 막창이에요. 현경씨가 꾸리는 막창집에는 남다른 비법이 숨어 있답니다.
▲ 칠보한방막창 '누린내' 가 하나도 안 나는 맛있는 막창이에요. 현경씨가 꾸리는 막창집에는 남다른 비법이 숨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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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가꾼 채소를 손님상에

현경씨가 꾸리는 막창 집에는 여느 집보다 매우 남다른 게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손님상에 나오는 갖가지 음식들은 모두 손수 기른 채소를 쓴다는 거였어요. 그것도 농약 하나 쓰지 않은 매우 깨끗한 '무공해 채소'를 말이에요.

"우리 집에는 쌀이 없답니다. 식구들이 모두 여기에서 밥을 먹어요. 모든 음식은 손님뿐 아니라 내가 먹고, 우리 식구들이 먹을 거니까 깨끗하고 몸에 좋은 걸 먹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농약을 치지도 않아요. 깨끗하게 기른 채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지요."

현경씨가 생각하는 음식철학은 무엇보다 '깨끗함'이었어요. 친정 부모님이 작은 텃밭을 가꾸는데, 거기서 손수 기른 채소로 음식을 만든다고 해요. 또 막창 소스에 들어가는 땅콩이나 쌀·고추·마늘 따위는 군위에 계시는 시댁 부모님 덕을 많이 본다고 하면서 시부모님께 무척 고마워하였답니다. 그 분들 또한 자식들한테 줄 곡식이라서 더욱 깨끗하고 정성들여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현경씨는 친정 부모님이 가꾸는 텃밭에서 손수 기른 채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든답니다. 그것도 농약 하나 치지 않은 그런 것들이지요. 싹난 마늘, 벌레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채소, 정말 고소한 땅콩, 덜 깎아서 조금은 누런 쌀, 따위를 손님상에 내어 놓는답니다.
▲ 손수 기를 채소로 만드는 음식 현경씨는 친정 부모님이 가꾸는 텃밭에서 손수 기른 채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든답니다. 그것도 농약 하나 치지 않은 그런 것들이지요. 싹난 마늘, 벌레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채소, 정말 고소한 땅콩, 덜 깎아서 조금은 누런 쌀, 따위를 손님상에 내어 놓는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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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부모님이 손수 기른 땅콩, 요즘 국산 땅콩을 보기가 드물어요. 거의 중국산이 많더군요. 막창 소스에 쓰이는 땅콩도 손수 길러서 쓴답니다. 참 맛나고 고소하게 생겼지요?
▲ 땅콩 시댁 부모님이 손수 기른 땅콩, 요즘 국산 땅콩을 보기가 드물어요. 거의 중국산이 많더군요. 막창 소스에 쓰이는 땅콩도 손수 길러서 쓴답니다. 참 맛나고 고소하게 생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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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에 다니는 남편 박동수 씨도 일이 끝나면 막창집에 나와서 아내를 도와준답니다. 요즘 아내는 임신 7개월! 날마다 기쁘고 행복한 날이다. 웃음에서 부부 사랑이 느껴지지요?
▲ 남편 박동수 씨(38)와 장현경 씨(36) '새한'에 다니는 남편 박동수 씨도 일이 끝나면 막창집에 나와서 아내를 도와준답니다. 요즘 아내는 임신 7개월! 날마다 기쁘고 행복한 날이다. 웃음에서 부부 사랑이 느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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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막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처음 막창을 먹었을 때 누린내가 많이 났기 때문이에요. 그 다음부터는 영 내키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언젠가 이집에 왔을 때, 그야말로 모험삼아 막창을 시켜 먹어봤는데 냄새가 하나도 안 났어요.

그 비법을 감히 물었더니, 현경씨는 서슴없이 알려주네요. 그래도 장사하는 비법인데 알려줘도 되냐고 물었더니,

"누구라도 막창 집을 하려고 한다면 꼭 이렇게 손질을 해야 해요. 또 내가 처음에 가게 차릴 때 여기저기 물어보러 다녔지만 그 누구도 선뜻 손질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 때 생각하면서 누구라도 묻는 이가 있으면 꼭 알려주지요."

어쩌면 현경씨 가게가 성공한 비법이라면 비법일 수 있는 '막창 손질법'을 아무 스스럼없이 찬찬히 일러주었어요.

일단 막창을 손질할 때는 두 번씩 뒤집어서 밀가루에다가 깨끗하게 씻어내야 해요.

그리고, 고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키위나 파인애플(어떤 이들은 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연육제'를 쓰기도 한대요)을 갈아만든 즙에 하루 동안 막창을 재어 놓지요.

거기에 다시 계피나 황기 따위 한방 재료들을 넣고 살짝 데쳐내야 해요. 이렇게 준비된 막창은 손님상에 내기에 앞서 연탄불에 초벌구이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을 하나하나 일러주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막창 하나만큼은 꽤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해서 그 자신감이 매우 좋아보였답니다.

텃밭에서 친정 부모님과 함께 손수 채소를 기른답니다. 여기에서 기른 채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지요. 무엇보다 내가 먹고, 우리 식구가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농약 하나 치지 않은 깨끗한 '무공해 채소'를 쓴답니다. 현경씨 '음식철학'은 깨끗함과 정성이랍니다.
▲ 텃밭 텃밭에서 친정 부모님과 함께 손수 채소를 기른답니다. 여기에서 기른 채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지요. 무엇보다 내가 먹고, 우리 식구가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농약 하나 치지 않은 깨끗한 '무공해 채소'를 쓴답니다. 현경씨 '음식철학'은 깨끗함과 정성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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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뭉티기 1인분 2900원... 이게 뭐야?

칠보한방막창 집에는 막창 말고도 또 다른 차림표가 눈에 띄어요. 1인분에 2900원인 '생뭉티기'.

"생뭉티기가 뭐예요?"

우리가 처음 이 집에 갔을 때 물었던 말이에요. 현경씨는 우리처럼 이렇게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면서 자세하게 일러주었지요. 돼지고기 여러 부위 가운데 목살·앞다리살·사태살 따위로 구워먹을 수 있는 부위를 섞어서 굽는 고기였어요.

"손님들이 여럿 오시면 그 가운데 꼭 한 분쯤은 막창을 못 드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한 끝에 시작한 건데, '생뭉티기' 고기를 내고 나니까, 누구든지 오셔서 마음에 드는 데로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요즘은 경기도 어렵잖아요. 그래서 좀 더 값싼 고기를 내놓고 곁들여 팔게 된 거예요. 이렇게 하니까 손님들이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담 없이 오셔서 가볍게 술 한 잔 하고 갈 수 있다고 매우 좋아하시더라고요."

생뭉티기와 막창을 맛나게 구워 먹으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는데, 현경씨는 말끝마다 늘 웃음이 배어 있었답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매우 자신있어 하는 것을 보니, 막창 집이 놀이터라고 얘기하며 크게 웃던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아요. 젊은 여사장님이 가게를 꾸리면서 누리는 행복이 그 몸짓이나 말투에 저절로 묻어나오는 걸 느꼈답니다.

여러분! 구미시 사곡동 '칠보한방막창', 이만하면 '맛집'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겠지요?      

덧붙이는 글 | '<우리 동네(학교) 맛집> 응모글'
구미시 사곡동 '칠보한방막창'집 전화번호 : 054-461-2446 입니다.

뒷 이야기와 더욱 많은 사진은 한빛이 꾸리는'우리 말' 살려쓰는 이야기가 담긴 하늘 그리움(http://www.eyepoem.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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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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