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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이 들어간 만화
▲ 폭주기관차 PPL이 들어간 만화
ⓒ 조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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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보면 애드광고라는 게 있다. 구글이 애드센스 클릭영역 축소로 수익이 크게 떨어질 거라고 하지만, 그에 앞서 블로그에 달린 광고로 인해 꽤 많은 돈을 벌었다는 글이 올라온 뒤로 사람들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어떤 블로그는 너무 많은 광고 때문에 주 글이 묻히기도 해 독자입장에서는 보기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만화에도 광고가 나온다. PPL(작품 내 간접노출광고)이 주가 되는데, 작가 조재호는 축구 만화 <폭주기관차>라는 작품에서 한 스포츠용품 회사 로고를 유니폼과 축구공에 나타내 주고 대신 업체로부터 지원받는 걸 도입했다.

이현세 화백 작품 골프 만화 <버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골프 의류업체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옷을 입고 있는데 역시 만화에서 간접노출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허영만 화백 작품 <식객>에 나온 식당들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기도 한다.

골프 만화로 주인공에게 한 골프 의류업체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옷을 입혔다. 업체 관계자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 버디 골프 만화로 주인공에게 한 골프 의류업체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옷을 입혔다. 업체 관계자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 이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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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신문을 표방했던 한 무료신문은 만화를 연재하면서 만화 속에 광고를 넣는 걸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의욕이 너무 앞섰을까. 만화에 PPL을 넣긴 했지만 광고가 너무 도드라진데다 광고를 위한 만화를 만들다보니 결국은 실패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광고주도 만족하고 독자도 만족한 효율적인 광고가 될까?

1초에 정지된 화면 24개가 돌아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영화다. 그 24개 그림 사이에 전혀 다른 그림을 하나 끼워 넣으면 사람 눈으로는 24분의 1초 동안 휙 스쳐가는 그림을 볼 수 없지만 그림에 대한 뭔가가 잠재의식을 자극한다고 한다. 그 이론을 시험한 것이 윌리엄 홀덴이 나왔던 영화 <피크닉>이다.

<피크닉>에선 영화 필름 사이사이에 콜라와 팝콘을 찍은 사진을 끼워 넣었다. 그 결과 많은 관객들이 콜라와 팝콘을 사먹었는데, 그 판매량이 평소 두 배가 넘었다고 한다. 만화에 나오는 광고도 그처럼 자연스러우면 좋겠지만 쉽지가 않다. 따로 광고만화가 아닌 자연스레 작품 속에 광고가 나오게 하는 건 더욱 그렇다.

만화작가라면 자기 만화에 광고를 넣고 싶겠지만 아무나 광고를 달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인기가 있어야 한다. 인기야 있어야 주목도가 있고 그만큼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만화로 가장 많이 한 광고는 무얼까? 바로 휴대폰 광고다. 얼마 앞서 한 포털 만화코너에서는 자사 사이트에 연재하고 있는 인기 웹툰 작가들을 모아 휴대폰 광고를 했다. 이건 광고를 위해 만화를 따로 제작한 거였다.

모작가가 그린 성인만화에는 성인광고가 들어간다. 성매매를 부추기는 듯한 그 광고를 보노라면 요즘 말로 막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신문이나 무료신문들이 황색지라고 비아냥거림을 듣는 것도 이 성인광고 때문이었다. 대본소로 유통되는 만화 쪽이 힘들다고 해서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작가나 작품 질을 떨어지게 하는 건 물론이요, 결국 독자들도 떨어져 나가게 만든다. 

아직 만화에 들어가는 광고는 걸음마도 떼지 못한 단계지만, 효과가 입증될수록 점차 늘어가지 않을까 한다. 만화에 광고가 잘 스며든다면 작가도 수입 면에서 꽤 도움이 되겠지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되어야 한다. 돈을 목적으로 광고가 주가 돼버린 만화, 광고 때문에 만들어진 만화는 독자들 외면을 받는다.

작품을 보는데 영향 받지 않는 선에서 들어가는 광고, 이제 만화가들이 머리 싸매고 연구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



태그:#만화,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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