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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매립하고 도로를 만들고 운하를 파겠다는 개발위주의 실용지상주의가 요동치는 요즘 남해안의 경관과 자연자원을 인류의 자산으로 문화유산으로 미래세대에게 길이길이 물려주자는 취지로 '바다에서 육지를 사고하자'는 '남해안의 현명한 이용을 위한 남해안 선상기행 및 워크숍'이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창원대학교 경남학연구센터의 주관으로 지난 2월 23일 있었다.

 

당초 마산과 진해, 거제, 고성의 해안을 모두 돌아 볼 예정이었으나 파도가 높게 치는 바람에 이동경로를 수정하여 마산과 진해쪽 해안을 돌게 되었다. 바다에서 보이는 육지는 콘크리트와 기계, 아파트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둘러싸인 채 보기 싫은 모습을 하고 있었고, 바다에 인접한 산들은 개발을 위해 여기저기 파여져 신음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다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중간 중간 보이는 섬들은 마음의 휴식처가 되었고, 배들과 어울려 노니는 새들은 세파에 찌들어 굳어진 나의 감성을 녹여 입에서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남해안의 풍경을 담기위해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르면서 같이 동행한 분들의 말씀도 귀담아 들었다. 남해안의 황홀한 풍경,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의 말씀, 그리고 해안가 현지주민들의  고충들을 함께 실어보았다. 

 

 
 
 
“마산 창원 진해는 바다를 끼고있는 도시인데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 바다에 대해 그다지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시나 도에서 시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바다에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바다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도록 환경적이고 친숙한 접근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합포만 살리기운동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가정에서부터 주민들의 호응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오수와 우수(빗물)를 구분해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세탁기를 설치해서 오수로 들어갈 물을 우수로 들어가게 하면 그것이 바다로 유입되어 바닷물이 오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들이 이러한 것에 관심을 갖고 조그만 실천을 할 적에 합포만 살리기운동은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 마산 창원 진해시에서 항만을 개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 먼저 항만개발비용의 10/1정도만 친환경적인 부문에 투자한다면 마산 합포만의 환경과 수질은 50년 정도 앞당겨져 좋아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진해만살리기 환경연합회 신상동씨)
 
 
 
 
"남해안 프로젝트는 크게 나누면 2개니다. 하나는 산업이고 하나는 관광입니다. 산업도 첨단 무공해산업을 할려고 합니다. 경남 남해안은 섬도 많고 리아스식해안으로 참 아름답습니다. 모 재벌회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관광의 최적지가 경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것을 개발하려고 하는 것인데, 개발을 하더라고 난개발이 아니라 거점개발을 할려고 합니다. 개발과 보존을 같이하자는 것이죠. 환경적인 개발을 하자는 것이지 환경을  파괴하면서 개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될 수도 없고요." -(이창희 경상남도 부지사)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 온 전례를 보면 개발을 통해 환경이 상당히 파괴가 되었습니다. 배가 다니면 물결이 치지 않습니까. 바닷물 색이 정상적인 색이어야 하는데 적조가 나서 색깔이 검붉게 되면 해양스포츠 하는데도 지장이 생깁니다. 지금 겨울바다를 보면 색깔이 파랗게 좋지 않습니까. 이게 날씨가 따뜻해져 봄 여름이 오면 색깔이 변합니다. 여름에 그게 가장 심하죠. 여름에는 적조미생물이 많아져서 변색이 되는 것이죠. 검붉은 색이 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녹색빛을 띄기도 합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여름 바닷물이 겨울바다 정도의 수질을 유지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지 바닷물에 생물이 살 수 있고 해양스포츠나 관광도 이뤄질 수 있죠. 1차 목표를 2012년으로 잡고 있어요. 마산 창원 진해시나 도에서도 이런 중요성을 알고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방향으로 관심을 더 가져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이찬원 경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안개 낀 창포만 갯벌을 따라 걸으며 바라본 비에 젖은 들풀과 바다, 진전천의 반짝이는 학꽁치의 은빛흔적, 간간이 뛰어오르는 숭어떼, 발아래 돌과 풀 사이에 괴인 빗물 튀는 소리와 도요새의 울음소리. 너무 예뻐서 미칠지경이다. 소름이 돋는다. 우리의 가슴 한쪽은 늘 시리고 아플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을 느끼며 늘 아름다움을 지켜내기 위해 강력한 무기찾기와 대응방법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다니..." -(마창진환경운동연합회의 창포 난포 답사기에서)
 
 
 
 
“주민들 황금어장을 버릴라 하면 이주대책까지 해주야 되제. 그라고 이주대책 해준다 해도 도회지에 나가면 3~4년만에 거지되는 기라. 그 돈가지고 나가서 뭐해먹고 살끼고?”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진해 stx 조선소옆에 가봐라. 그게 어디 사람 살 곳이가? 분진, 소음 말도 못한다. 창문이나 열어 놓고 살겠나”
 
“여기 쪼맨한 형제조선소만 있어도 안다 아이가. 형제 조선소 주위의 호박잎은 총 천연색 아이가. 방호벽도 하도 안해줘서 주민들이 안만들었나. 여기 조선소 들어서면 주위에는 도장공장하고 들어설긴데 그거 우리 입으로 다 들어갈거 아이가?”
 
“거가대교 공사한다고 수중암초 폭파하고 나니까 5시간하면 7~10kg 잡히던 고기가 지금은 하나도 없다 아이가? 대교 놓고 나서는 불빛 밝제. 차들 지나가제. 이러니까 해류성어류는 들어오지도 않는기라.”
 
“난포 같은 이런 곳이 없으면 큰 바다에 고기가 있을 줄 아나? 치어들이 난포에서 자라서 큰 바다로 나가는긴데..”
 
“바다는 무궁무진 한기라. 잡고 자고 일어나면 또 잡히고. 먹고 나면 또 잡히고. 매립하는 것보다 이기 가치가 더 크다.”
 
“주민들 중에는 복권이라도 쥔듯이 마음이 들뜬 사람도 있고(보상금), 언제 쫓겨날지, 안쫓겨날지.... 일이 제대로 손에 안잡힌다. 그게 더 고충이다.”
 
“그냥 조용히 살도록 놔두면 좋겠다. 내 나이 70넘어서 공장 완공되면 내가 어디가서 일할끼고. 고마 바다보며 조용히 살면 좋겠다.”
 
“작은 고기 잡는다고 우리보고 불법어업한다고 벌금 매기더니 저거는 와 바다 매립해서 몽땅 다 죽이노?”
 
“바다가운데 수풀에서 알을 놓으면 요것들이 쬐금만 크면 잡아 먹힐까바 전부 해안가쪽으로 온다아이가. 복어, 돔, 볼락, 노래미.. 치어가 꽉 찼다 아이가.” -(조선소가 들어서는 문제로 고뇌하는 창포 난포 현지어민들의 고충, 마창진환경운동연합회 답사기에서)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인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린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라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엔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기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자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 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 없고 단잠들어 죄 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 동무 노젖는 배에 얻어 올라 키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면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던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이나
 
- 가고파, 이은상 작시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그에도 기사를 올립니다.


태그:#남해안선상기행,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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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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