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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 중에 잘못 알려진 것들이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나온다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백번 다 이긴다’는 말이니 말은 그럴 듯하다.

그러나 정작 손자병법에는 이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손자병법의 세 번째 장인 모공편(謀攻篇)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손자는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은 최선이 아니고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是故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謀攻篇].

이어서 손자는 “전쟁의 최상책은 ‘적의 계략을 치는 것(伐謀)’이고 차선책은 ‘적의 외교를 치는 것(伐交)’이며, 그 다음이 적의 군사를 치는 것(伐兵)이고 최하책이 ‘적의 성을 (직접)공격하는 것(攻城)’이다”라고 말했다. 적이 지키고 있는 성을 치는 것은 ‘부득이한 경우(爲不得已)’에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자는 “적의 군사를 굴복시키되 싸우지 않고(屈人之兵 而非戰也), 적의 성을 빼앗되 공격하지 않으며(拔人之城 而非攻也), 적의 나라를 부수되 오래 끌지 않아서(毁人之國 而非久也), 온전함으로써 천하를 다툰다(必而全爭於天下)”고 했다.

평생을 전장에서 보낸 싸움(전쟁)의 달인이 하는 말이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싸우지 말고 이기라는 말이다. 역시나!

손자병법은 시계(始計), 작전(作戰), 모공(謀攻), 군형(軍形), 병세(兵勢), 허실(虛實), 군쟁(軍爭), 구변(九變), 행군(行軍), 지형地形), 구지(九地), 화공(火攻), 용간(用間) 등 총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편들의 분량은 많지 않아서, 한문 원문에 신경쓰지 않고 읽는다면 몇 시간 안 걸려서 통독을 할 수 있는 분량이다. 정확하게 이해를 하면서 읽으려면 원문과 대조해가면서 읽어야 하겠지만 우선은 번역본이라도 통독을 해두는 것이 좋겠다. 시중에는 손자병법의 번역본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출판사와 번역자가 믿을만 한지를 따져가며 고른다면 괜찮은 번역본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손자병법은 예부터 무학(武學)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무경칠서(武經七書)[손자(孫子), 오자(吳子), 육도(六韜), 삼락(三略), 사마법(司馬法), 울요자(尉繚子),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 중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무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책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손자병법의 가르침은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 같은 거시적인 일에만 적용되는 것들이 아니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손자병법은 바른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고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손자병법에서 결국 손무가 하려는 말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싸움을 하려거든 상대방과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이미 다 이겨 놓은 상태에서 싸우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 싸움이 어찌 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옛말에 이른바 싸움을 잘해 이기는 사람이라는 것은 이기기 쉬운 것을 이기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古之所謂善戰者勝 勝易勝者也)” [손자병법 군형편(軍形篇)]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태권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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