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소실된 숭례문 복원을 위해 '국민성금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강한 반발 여론에 부딪치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하루 만에 이를 사실상 철회하고 진화에 나섰다.

이경숙 위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숭례문 복원 문제에 대한 이 당선인의 본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가 강제적으로 모금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당선인은 전날(12일) "숭례문 화재를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서 복원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모금운동을 제안했고, 이 위원장은 이에 "국민의 정성으로 복원하면서 마음을 추스르고 소망을 다시 깨우는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었다.

이경숙 위원장 "국민 마음 보듬고자 한 충정에서..."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정 운영을 준비하는 인수위 입장에서 국민들 앞에 너무나 죄송스럽고 부끄럽다"며 자세를 낮췄다. 또 "역사와 국민 앞에 반성과 성찰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간이 마음을 모아서, 아픈 상처를 같이 보듬고 추스르고자 하는 마음으로, 국민 하나하나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서 숭례문을 다시 우리 것으로 만들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참여하자는 것이었는데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은 인상을 줘서 오해가 있었다. 좀 풀어졌으면 좋겠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강제적으로 모금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복원만 빨리 하자는 식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책임 문제를 철저히 규명하고,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시설 점검을 해서 후진국형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처가 깊은 국민들의 마음을 함께 보듬고자 하는 충정에서, 너무 마음이 아픈 나머지 나온 마음의 표현이었는데, 지금 (숭례문 화재로 인한) 상처가 깊다보니까 가시지 않은 울분이 나타난 것 같다."

이 위원장은 "물론 (복원을 위해) 정부 예산으로 감당할 뿐만 아니라 책임과 원인 규명, 이렇게 된 데 대해서 앞으로 역사적인 교훈으로 삼아서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해 관 주도의 모금계획을 사실상 거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