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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인 숭례문의 화재로 마음이 무겁다. 한 순간의 불길은 600여 년을 지켜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인 남대문을 송두리째 태워버렸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면서 그것을 지켜내지 못한 내 마음도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옛날엔 가끔 남대문 옆을 차로 다니면서, 언제 한 번 남대문을 넘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2년 전 정부는 남대문을 개방하였다. 그래서 딱 한 번 남대문을 넘어 보았다. 그것이 그렇게 끝나 버렸다.

 

가끔 문화재의 화재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렇게 허술하게 화재에 대비하였다는 말인가’하는 회의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곤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문화재는 전통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점이 많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문화재가 목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인도를 여행하면서 그들의 문화재에 대하여 대단히 감탄하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 중에서 인도의 문화재가 상당히 많다는 것도 대단하였지만, 그들의 문화재는 대부분 석재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석재로 된 문화재는 그대로 남아 후세에 길이 전해지고 있었다. 누가 일부러 불을 질러도 타지 않은 석재들이다. 일부러 폭발시키지 않으면 절대로 타지 않고 영구해 보존할 문화재들이다.

 

더구나 인도 정부는 문화재를 관람하기 위하여 들어가는 입구마다 총을 든 군인들이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놓고 검색을 한다. 화재에 대비할 필요가 없지만 혹 누가 폭발시켜 버릴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검색을 하는 것 같았다.

 

그 유명한 타지마할묘를 비롯하여, 아그라성, 암베르산성, 메헤란가르성, 파테푸르 시크리성, 셀 수 없이 많은 성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모두 석조로 된 문화재들이다. 그들은 석재를 나무 다루듯이 하였다.

 

 

 

1월 11일(금) 처음 찾았던 나자스탄엔 쥐를 신봉하는 까르니마따 사원뿐만 아니라 시티 팰리스라 불리우는 마하라나 궁전이 있다. 석재로 지어진 건물은 전체적으로 붉은 색상을 띠고 있는데, 보를 지탱하는 기둥 윗부분의 장식은 몇 마리의 코끼리가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모두 하나의 돌을 깎아 만든 장식들이다. 그러한 기둥들이 수없이 많이 세워져 있고, 그 조각 장식의 모양들도 다양하다.

 

13일(일) 찾은 조드푸르 메헤란가르성도 마찬가지다. 성의 높이나 규모는 대단하다. 성 안 건물에 있는 문들 또한 대단하다. 문 하나가 하나의 돌로 되어 있다. 그 문들에 갖가지 장식을 하였고 문양을 만들었는데, 그것들 모두 하나의 돌을 조각하여 만든 것으로 그것을 보는 우리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메헤란가르성에서 바라보이는 조드푸르시는 대부분의 건물 색상이 파란 하늘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15일(화) 우리들이 찾은 자이푸르 암베르산성은 더욱 웅장하다. 주차장에서 성까지 오르는 길은 걸어서 올라 갈 수도 있지만 코끼리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주차장에서 성까지 많은 코끼리들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데, 코끼리를 타보는 것도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코끼리에서 내려 입구를 들어가면 석성의 거대함과 화려함에 놀란다. 돌에 새겨진 각종 문양이 화려하며, 한 곳에는 거울을 붙여 장식한 각종 장식들이 이채롭다. 기둥들의 양식이나 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산성들도 보인다. 산 위에 있는 또 하나의 산성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자이푸르 시내에 있는 바람의 궁전 하와 마할은 그 화려함이 대단하다. 돌 위에 새긴 각종 화려한 장식들이 보는 사람들을 들뜨게 만든다. 암베르산성에서 유리조각의 극치를 보았다면 바람의 궁전에서는 문 위 돌에 붙여 장식한 공작새 그림이 단연 돋보인다. 또한 석조 건물들이 핑크색을 띠고 있어서 조드푸르의 하늘빛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16일(수) 아그라로 가면 파테푸르 시크리 성과 아그라 성, 그리고 타지마할묘가 있다. 아그라에서 볼 수 있는 석조 문화재의 극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파테푸르 시크리 성의 웅장함은 대단하다. 기둥 하나에서 건물의 돔까지 대단하다. 건물 안에 있는 문들도 대단하다. 건물의 문을 하나의 돌로 만들어 놓았다. 문양도 모두 하나의 돌을 조각하여 만든 것이다.

 

아그라 성은 더욱 유명하다. 각종 문양이며, 기둥이며, 돌이며, 그 아름다움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무굴제국의 융성한 모습을 드러내듯이 웅장한 아그라 성은 멀리 타지마할묘까지 바라다 보인다.

 

 

 

 

오르차에 있는 석성들, 카주라호에 있는 사원군들, 암리차르에 있는 황금사원 등 모두 인도의 문화재는 석재로 되어 있다. 우리가 보았던 그 많은 문화재들은 대부분 커다란 바위들을 이용하여 만든 건축물들이다. 돌로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나무로 만든 건축물보다 더 정교하다. 그 문양이나 기둥, 조각 등 모두 하나의 돌을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문화재이기 때문에 화재에는 안전한 것이다. 그리고 그 문화재들이 후대에 길이 남아서 세계적인 관광의 명소가 된 것이다. 우리의 문화재들은 거의 나무로 되어 있어서 오래 보존이 어렵다. 썩어가기도 하고, 불에 타 없어지기도 한다.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 조상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인도를 여행하면서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태그:#숭례문 화재, #인도의 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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