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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이 오가는 주변에는 비상등이 들어왔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일대가 암흑으로 변했다.
▲ 전철라인에 들어온 비상등 전철이 오가는 주변에는 비상등이 들어왔지만 갑작스런 정전으로 일대가 암흑으로 변했다.
ⓒ 안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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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다가 넘어질 뻔 했어요.”
“나이 드신 할머니가 계단이 안 보여 못내려 오고 있는데 어떻게 해 보세요.”

설 연휴를 마치고 처음으로 맞은 첫 날인 11일 저녁 8시 19분. 안산 고잔역사가 칠흙같은 어둠에 휩싸이면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이다. 실제로 11일 저녁 8시 19분부터 8시 31분까지 안산 고잔역 사는 암흑으로 뒤덮였다.

퇴근시간대였던 만큼 승강장은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순간 전철이 들어오는 곳을 중심으로 비상등이 켜졌으나 정작 대피로 역할을 하는 계단의 비상등이 켜지지 않아 발을 헛디뎌 두 세 발자국 건너뛰어 위기를 모면한 직장인도 있었고, 대다수 시민들은 원인을 모른 채 불안에 휩싸였다.

전철을 타고 내리는 곳은 비상등이 들어왔으나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계단은 비상등이 켜지지 않아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 전혀 들어오지않는 계단비상등 전철을 타고 내리는 곳은 비상등이 들어왔으나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계단은 비상등이 켜지지 않아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 안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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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런데도 조심하라는 안내방송이나 상황을 알리는 멘트도 나오지 않았고 아무런 대책이 없어 일부는 손전등을 들고 내려오면서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마디로 대구 화재 참사 이후 화재 쪽으로만 눈을 돌렸을 뿐 정전에 대한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교통카드 소리만 들릴뿐 일부는 손전등을 갖고 내리는 승객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어둠속을 뚫고 내려와 교통카드를 찍는 소리만 들렸다.
ⓒ 안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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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일부 시민은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역무원들의 태도에 “뭐가 어떻게 됐는지 아무런 말도 없고 밖으로 나오는 곳에 비상등이 들어오지 않으면 손전등을 동원해서라도 안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런데도 역무원들은 이유가 있다는 항변이다. “설 연휴 전 점검을 했는데 이상이 없었다” 며 “과부하로 인해 정전된 것으로 보인 데다 인력이 없어 역부족이었다”는 말로 대신했다. 사전 점검에서 비상등에 대해 점검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때는 이상이 없었고 아마 축전지가 다 된 것 같다”는 무책임한 말로 일관했다.

고잔역 김모 소장은 “귀성객 특별기간 후 발생한 일인데다 이런 전례가 없었다”며 “정전이 한꺼번에 나가지 않고 섹터별로 나가는데 이번 정전사고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현재 상주 인원 2명이 역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공익요원 1명을 야간에 투입했지만 원활한 안내가 되지 않아 죄송하다”며 “비상등은 바로 교체하겠다”고 언급했다.


태그:#고잔역,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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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서 사회부 기자로만 17년 근무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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