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어제(29일)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학교에서 1시간짜리 수업이 없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29일 "주당 12~14과목에 이르는 중학교 교과목 수를 7~8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덕, 음악, 미술, 환경, 컴퓨터, 한문, 제2외국어 등 주당 1~2시간 배당 과목들을 매 학기마다 배우게 하지 않고 특정 학기에 몰아주겠다는 구상이다. - 1월29일자 <머니투데이> '중학교, 1시간짜리 수업 없어질 전망' 일부

 

나는 사범대학 음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아이들에게 재밌고 흥겹게 가르치고 싶어서 사범대학을 지원했다. 하지만 내 뜻과는 달리 매년 음악과 교사임용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런 기사를 보자니 청천벽력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수업이 없어진단다. 그렇다고 과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걱정말란다. 말이 되는가? 비중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어떤 과목은 필수 과목이 되고, 어떤 과목은 나머지 과목이 되어 버리는 것이 말이 되는가.

 

오늘(30일) 뉴스를 보니, 2만? 3만? 명의 영어전용교사를 뽑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영어 과목에만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닌가?

 

선진국의 경우 음악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모든 수업에 음악을 도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 시험에 필요한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으로 정확하게 분리되어 버리니, 정말 암담하다.

 

우리주위를 둘러보라. 어떤 장소에 가든 그 곳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것을 단순히 문화로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본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과들간의 격차로 인해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교사나, 그리고 나처럼 교사가 되고자 하는 예비 교사들 모두, 힘든 사투를 버려야하는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내 나라 말도 제대로 된 철자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토익이니 토플이니 하며 남의 나라 말, 그것도 그 나라 사람들이 잘 쓰지도 않는 단어 철자를 외우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답답할 지경이다.

 

단순히 나라의 경제를 위해, 나라의 발전을 위해 선택한 '영어필수'라는 교육정책이 후에 '영어'만 남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덧붙이는 글 | 어제, 오늘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한 사람으로써 화가 나네요. 처음엔 자꾸만 음악이 나머지 과목이 되는 것 같아 불안하고 화도 났었는데 오늘 기사를 보고 영어전용교사는 교직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도 괜찮다는 말에 더 화가 났습니다. 이제는 사범대학도 무용지물이 되었구요. 목적대학의 의미를 상실했으니까요. 계속 이 공부를 해 나가야할지 의문이 드네요.


태그:#영어교사, #중학교시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