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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 추부길 팀장이 던진 한마디가 '반대측 의견에 대한 폄훼'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 24일(목) 진행된 TBC - 「경부운하, 희망의 물길인가?」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 추부길 팀장이 던진 한마디가 '반대측 의견에 대한 폄훼'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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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들이 반대한다. 바꾸는 것 자체를 귀찮아 한다"

"기업체 오너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90%이상 찬성, 종업원들한테 물어보면 70~80%이상이 반대한다. 왜냐하면 종업원들 입장에서는 바꾸는 것 자체가 귀찮고 복잡하다. 새로운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싫다. 그래서 반대한다.” - 추부길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

지난 24일 밤 11시부터 TBC에서 진행된 '경부운하, 희망의 물길인가?'토론회에서 추부길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이 던진 말이다.

경부운하를 두고 전문가들의 찬반공방,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득과 실을 평가하는 토론은 2시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환경, 경제, 지역사회 등 어느 한 주제도 분명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드러내는 자리였다.

토론회가 시작된 지 1시간 40여분경, 사회자인 홍덕률 교수(대구대)가 찬성론자 측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찬성 측에 대한 질문이다. 실제 운하가 건설되면 화주나 물류업체들이 이용해야 하는데 그들을 상대로 시장조사, 예비 시장조사 또는 수요조사를 하셨는지? 언론 보도를 보니깐, 화주들의 답변이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보도가 되었던데”라고 물었다.

‘화물운송업체, 운하불필요’조사결과에 대해  ‘변화 귀찮아하는 직원들 여론’
이라고 폄훼했다.
▲ 추부길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 ‘화물운송업체, 운하불필요’조사결과에 대해 ‘변화 귀찮아하는 직원들 여론’ 이라고 폄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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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추부길 팀장은 “이번에 조사를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화주한테 물어본다고 했을 때 그 회사의 기사, 운전사, 종업원에게 물어봤는지, 오너에게 물어봤는지에 따라 답이 확연하게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기업체 오너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90%이상 찬성, 종업원들한테 물어보면 70~80%이상이 반대한다. 왜냐하면 종업원들 입장에서는 바꾸는 것 자체가 귀찮고 복잡하다. 새로운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싫다. 그래서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말에 대해 반대측 관계자와 방청객들은 술렁거렸고, 이내 ‘그렇게 평가하면 안된다. 계층 간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겨레>, 화물운송업체 등 수요자 대상 조사 결과
77% "대운하 필요없다", 57% "이용하지 않겠다"


각 회사의 물류 담당자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6.7%가 대운하는 필요 없다, 56.6%가 운하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 <한겨레신문 1월 14일(월 )1면> 각 회사의 물류 담당자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6.7%가 대운하는 필요 없다, 56.6%가 운하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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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회자가 질문했던 ‘수요자대상 조사’결과는 <한겨레>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한겨레>는 지난 14일 경부운하 등 한반도 대운하 주요 고객이 될 국내 컨테이너와 벌크화물 운송업체(화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한국화주협회로부터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의 수출입 물품과 국내 화물을 운송하는 업체 72곳(16개 업종)의 명단을 건네받아 각 회사의 물류 담당자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6.7%가 '대운하는 필요 없다', 56.6%가 '운하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또 가장 효율적 운송수단으로 58.9%가 도로를 선택했다.

조사에 응답한 물류업체 물류 담당자(실무책임자)들이 밝힌 대운하 찬성, 반대의 주요 이유
▲ <한겨레신문 1월 14일(월) 3면> 조사에 응답한 물류업체 물류 담당자(실무책임자)들이 밝힌 대운하 찬성, 반대의 주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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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도에서 한반도 대운하 찬성, 반대의 주요이유도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반대측 입장을 보인 가전업, 화학제품업, 시멘트업, 제분업, 중공업 관계자는 나름대로 이유를 제시하고 있었고, 찬성을 보인 종합물류업계 관계자도 ‘대체 운송수단은 필요하지만, 시간을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열린 마음으로 토론에 임하는 것이 중요

이날 토론회 때 추부길 팀장이 제시했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이 모든 결과가 각 회사 물류 담당자 즉, 실무책임자의 근거 있는 판단”이 아니라 “종업원들 입장에서 바꾸는 것 자체가 귀찮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렇게 응답했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토론은 ‘특정 사안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고, 상대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는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반대측 입장에 대해 “직원으로서, 귀찮아서”라고 폄훼하는 것은 정책입안자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닐 것이다.

한편 홍덕률 대구대 교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찬성측 패널로 ▲ 추부길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 ▲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박선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반대측 패널로 ▲ 전영권 대구경실련 환경센터 운영위원 ▲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김영철 계명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관련내용은 TBC 홈페이지 다시보기(vod)를 통해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 허미옥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WWW.chammal.org /053-423-4315)



태그:#경부운하, #대운하, #추부길,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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