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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자원봉사단 활동
▲ 서해안 자원봉사 활동 오마이뉴스 자원봉사단 활동
ⓒ 오마이뉴스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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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행정자치부는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에 대해 노벨(환경)상 후보 추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노벨환경상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노벨평화상 추천 운동은 가능하며 바람직하다.

노벨상 추천운동 그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지구온난화의 위험한 실태를 경고하는 환경운동을 통해 2007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한 미국 앨 고어 전부통령이나 유엔환경계획 주도로 만들어진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노벨평화상 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최근 매년 약 140군데에서 후보추천을 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으며, 실제로 노벨평화상 위원회 측은 1천 여 곳에 대해 전년도 9월 경 후보추천을 의뢰하고 있다. 금년도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기한은 2008년 2월 1일까지이다.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봉사활동이 140여 군데 중 어느 한 군데에서만이라도 후보추천이 이뤄져도 최종 수상자로 결정되지 않는 이상, 노벨위원회 측은 추천인과 피추천인 그리고 추천사유 등을 어차피 향후 50년 동안 모두 철저하게 비밀로 부친다.

따라서 실제 최종 수상여부를 떠나 행정자치부가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운동을 적극 전개하는 그 자체는 필요하며 바람직하다. 18일 행정자치부 담당자에 따르면 노벨상 추천 문제는 행정자치부장관의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며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벨상 추천운동 방침을 철회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행자부의 노벨상 추천 활동 구상을 황당무계하다거나, 당장의 피해보상이나 복구활동이라는 시급한 과제에 진력해야 한다고 보기 쉽다. 그러나 서해안 환경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이 활동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게 단기간에 120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 활동이 이루어졌다.

전년도 9월에 1천여 군데에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을 의뢰하며 2월 1일 접수를 마감한 다음 이후 이를 좁혀나가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며 수상식을 갖는다.
▲ 노벨평화상 후보추천 절차 전년도 9월에 1천여 군데에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을 의뢰하며 2월 1일 접수를 마감한 다음 이후 이를 좁혀나가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며 수상식을 갖는다.
ⓒ 노벨평화상 위원회에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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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외에 우리나라는 과학자나 문학인 누구도 아직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고은 시인 등의 노벨문학상 후보 추천 외에 우리나라 과학자나 문학인에 대한 후보 추천 소식조차 거의 들어보지 못할 정도이다.

그래서 필자는 행정자치부가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자원봉사활동에 대해, 노벨상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 아닌 단체나 기관에 대해서도 후보 추천과 수상이 허용되는 노벨평화상을 추천하도록 활동하는 것은 실제 수상여부를 떠나 ‘어려울 때 서로 도우며 환경과 생명을 중히 여기는’ 우리나라의 국민적 자부심 고취에 있어서도 매우 바람직하며 필요하다고 본다.

행정자치부는 주저하지 말고 바로 노벨평화상 추천권이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과도 접촉하여 후보추천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바람직하다

역대 노벨평화상은 탈냉전에 기여하거나 중동평화에 이바지한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자주 수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받은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장기간 동안 팽팽한 긴장관계 속에 놓여 있는 한반도는 노벨평화상의 노다지 광산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백만 명의 인명이 살상 당한 한국전쟁 역사를 걸머진 채 장구한 세월 동안 분단 상황에 처해 있다. 필자는 그러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온 남북한 당국이나 6자 등의 정치지도자들에게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기회가 있어야 마땅했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벨평화상은 서구중심주의에 매몰되어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 평화에 대해 관심이 소홀하다. 예컨대, 우리나라 통일부 등은 북핵실험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6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 해오고 있는 6자회담을 주도하는 정치지도자들에 대해 노벨평화상 추천 활동을 벌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행자부의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노벨상 추천운동에 대해, 필자는 그것이 황당무계하다거나 물정 모르는 것이기는 커녕 오히려 현실적으로 가능하며 심지어 바람직하다고까지 생각한다.

행정자치부는 이것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그야말로 지금 당장의 일회성의 전시행정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기왕의 외신 기사나 각국의 TV 보도 내용 등을 외교통상부 등과 협력하여 지금 당장 각국 의회나 정부각료, 국제 시민사회 등에 대하여 적극 알려 노벨평화상 후보추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후보 추천이 으레 그렇듯이 노벨평화상 역시 추천자 자신이 자신을 수상후보자로 추천할 수 없다. 노벨평화상 위원회 규정상, 우리나라 행정자치부는 행정자치부가 지원하는 서해안 기름유출 제거 자원봉사활동을 직접 추천할 수 없다.

그래서 서해안에 집결한 국제환경운동가들과 국제사회 및 세계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지금 이들로 하여금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을 하도록 타진하는 것도 시급하다. 1년 후가 아닌 바로 지금이야말로 힘을 받아 추진할 수 있다.

태안지역에서 피해자 자살이 속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10여년 이상 환경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지난한 활동을 벌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벨평화상 추천은 서해안 살리기나 피해극복 활동을 보다 더 힘 있게 진행하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한편으로 국방부가 국방력 강화에 진력하면서 다른 한편 통일부는 남북 긴장완화를 위해 온갖 협상이나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노벨평화상 운영 및 역대 수상자
노벨평화상 위원회(노르웨이 의회)는 매년 9월, 역대 수상자인 김대중 대통령 등을 비롯하여 각국의 정부각료나 의회의원 등 1천여 명에 대해 사전에 후보추천을 의뢰하고 매년 2월 1일 소인이 찍힌 후보추천서까지 접수를 마감한다.

추천인이나 추천기관 및 추천이유 등은 50년 동안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따라서 그해의 수상자와 수상이유 외에 별도로 알려져 있는 추천인이나 후보자, 추천이유 등에 대해서는 모두 추천인 측에서 공개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추천인과 피추천인 추천이유 등은 50년이 경과한 것에 대해서만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추천은 모든 국가 사람들이 추천을 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 추천인은 각국 의회 의원, 정부각료, 국제법원 판사, 대학 총학장, 대학의 사회과학 역사학 철학 법학 신학 분야 교수진, 평화연구소 및 국제문제연구소 소장급,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나 수상기관이나 단체의 운영위원급, 역대 노르웨이 노벨상위원, 노벨재단 역대 고문단 등에게만 추천 자격이 부여되어 있다.

추천자격을 갖췄다고 해서 모두 노벨평화상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사전에 노벨평화상 재단 측에게 추천의사 표시를 하고 재단 측으로부터 추천의뢰를 받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후보추천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추천인이나 추천단체나 기관, 피추천인과 추천 이유 등에 대해서는 향후 50년 동안 일체 비밀에 부쳐진다. 50년이 경과한 경우에 한하여 추천 경위 등이 공표되고 있을 따름이다.

최근 노벨평화상 추천은 과거보다 증가하는 추세이며 매년 약 140군데에서 추천하고 있다. 50년이 경과하여 이미 그 전모가 공개된 1951년의 경우 103군데, 1956년의 경우 66군데에서 후보 추천이 이뤄졌으며 통상 각국 의회 의원 5명 내지 20명이 추천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전쟁종식, 군축 등의 분야에 국한되었다가 최근에는 민주인사, 인권운동, 기아구제, 환경운동, 생명운동, 여성운동, 아동운동 등에도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노벨평화상은 기본적으로 국가간의 우호, 군비의 감축, 평화교섭 등에 큰 공헌이 있는 인물이나 단체에게 주어진다. 수상식은 다른 부문과 달리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국회에서 열린다.

10년간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수상이유를 보면 다음과 같다.

1998년 존 흄과 데이비드 트리믈 (영국), 북아일랜드 분쟁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

1999년 국경없는 의사회 (브뤼셀), 여러 대륙에 걸친 선구자적인 인도주의적 업적

2000년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 동아시아와 대한민국에서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업적과 특히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에 대한 노력
2001년 국제 연합과 사무총장 코피 아난 (가나), 좀더 조직적이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

2002년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 지난 수십년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 사회적 발전의 신장을 위해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2003년 시린 에바디 (이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 특히 여성과 아동의 권리신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임

2004년 왕가리 마타이 (케냐), 지속가능한 개발, 민주주의 및 평화에 공헌함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와 사무총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이집트), 원자력 에너지가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

2006년 그라민 은행과 총재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선구적인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딧)을 통해, 극빈층, 특히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기회를 확대함

2007년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의 위대한 지식을 개발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조치들을 마련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데 노력

덧붙이는 글 | 문성호는 한국자치경찰연구소 소장으로 있습니다.



태그:#노벨평화상, #태안 기름유출,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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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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