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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의 대표적인 마당놀이패 '신명'이 15일 오후 공연장이 아닌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광주의 대표적인 마당놀이패 '신명'이 15일 오후 공연장이 아닌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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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대표하는 '놀이패 신명(이하 신명)'이 수많은 공연장을 제쳐두고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신명은 1981년부터 마당극과 무대극을 통해 광주학살을 비판하는 등 사회성 짙은 공연활동을 해온 단체.

이들이 거리공연을 하게 된 까닭은 광주광역시가 지난달 21일 공연장 대관취소와 사업(공연)보조금 교부 취소통보를 했기 때문이다. 공연 이틀 전 내린 결정이다.

임대아파트 서민은 되고 비정규직은 안되는 이유... 광주시청 얘기라서?

광주시는 "신명 측이 보조금 교부신청과 대관신청을 할 때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대본으로 새로운 내용의 공연을 하려 했기 때문에 취소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명 측은 "소재만 바뀌었을 뿐 작품 제목은 물론이고 주제나 모티브는 바뀌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즉 진도 도깨비굿의 형식을 차용해서 도시서민의 애환을 담아내려 했으며, 바뀐 게 있다면 임대아파트 서민이야기에서 비정규직 이야기로 소재만 바뀌었을 뿐이란 것이다.

15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단원들과 함께 거리공연을 하고 있던 박강의 신명 대표는 "처음엔 설마 했는데 막상 공연장 문이 안 열리는 걸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박 대표가 이런 의혹을 갖는 까닭은 신명이 새로운 공연 소재로 채택한 것이 바로 광주시청 비정규직 문제였기 때문.

박 대표는 "5·18진상을 알리려고 5공 시절에도 공연했지만 공연장 취소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다른 곳도 아닌 광주시가 운영하는 5·18기념문화센터에서 대관 취소를 했다는 것이 너무 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17일 오전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신명의 작품 소재가 바뀐 것을 알고 8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했는데 그분들 모두 '전혀 새로운 작품'이라고 말했다"며 대관취소 및 보조금교부 취소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문화예술단체 성명 "광주시는 예술 탄압 철회하라"

바로 이들 때문? 15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놀이패 신명의 길거리 공연을 보고있는 광주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놀이패 신명은 이들의 문제를 다루는 공연을 하려다 공연장 대관취소 및 보조금 교부취소를 통보받았다. 그것도 공연 이틀 전에.
▲ 바로 이들 때문? 15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놀이패 신명의 길거리 공연을 보고있는 광주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놀이패 신명은 이들의 문제를 다루는 공연을 하려다 공연장 대관취소 및 보조금 교부취소를 통보받았다. 그것도 공연 이틀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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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 이 같은 적법성 강조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계의 반발은 거세지고만 있다.  한국민족극운동협회와 극단 현장 등 전국의 45개 문화예술단체는 성명을 내고 "광주시는 놀이패 신명에 대한 예술탄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는 광주시의 문제만도 아니며 놀이패 신명만의 소재도 아니다”면서 "광주시의 처사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공연대본은 살아있는 유기물이며 작품은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성장하고 변화한다, 이것이 창작"이라며 "창작의 기초를 무시한 채 행정적인 잣대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다"고 광주시를 힐난했다.

한편 지역 예술인들도 신명이 벌이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길거리 문화난장'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광주MBC에서 '남도보부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정주희씨도 길거리 공연에 참여해 "소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한다는 광주에서 예술단체를 밀어주지는 못할망정 보조금가지고 (예술단체를) 쥐락펴락 하려는 것은 예술적 표현에 대한 억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가수 강평원씨는 "사전검열은 매우 위험하다"며 일련의 광주시의 행태를 '사전검열'로 규정하고 "광주시가 미쳤나보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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