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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7일 새벽 1시 25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6일 저녁 여의도 문화방송에서 열리는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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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자신의 비리 의혹을 다루는 특검법에 대해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여야 정치권의 논의에 따른 적법한 처리를 주문하며 신당과의 특검 협상을 당 지도부에 일임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특검 처리를 늦추려는 꼼수가 아니냐"며 발언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중앙선관위 주최 TV토론을 마친 뒤 여의도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 수용하겠다, 단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하여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늘 저는 비통함을 금할 수 없었다"며 "특검이 두려워서 반대해온 것이 결코 아니다, 정략적 특검이었기 때문에 반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가 특검 수용한 데는 광운대 강연 동영상의 충격파가 결정적

한편 이 후보는 "저는 BBK와 관련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며 "여권은 사기범에 매달리더니 이제는 공갈범에 의존해 선거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BBK 재수사 검토'를 법무장관에게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오늘 오후 청와대도 여기에 가세했다, 정권연장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가 특검을 수용한 데에는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가져온 충격파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이 처음 공개될 때만 해도 한나라당은 "과거 인터뷰의 재탕"이라고 일축한 뒤 신당과 동영상 제공자들의 뒷거래설을 부각시키는 전술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 후보 스스로 "BBK를 설립했다"고 밝힌 동영상의 위력 앞에 한나라당의 해명은 맥을 못 췄다.

이날 마지막으로 열린 TV토론에서도 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입을 모아 '거짓말쟁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고, 검찰의 BBK 수사 발표 이후 '이명박 대세론'에 편승해 신당의 특검 추진을 비난했던 제도권 언론 중에서도 이날만큼은 이 후보에게 비판적으로 돌아선 곳이 많았다.

신당의 특검 처리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신을 먼저 내던지는 제스처를 보이는 것이 '이명박=여의도 정치에 희생당한 순교자'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계산도 없지 않아 보인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특검 수용 배경에 대해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환멸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BK 특검'을 조건부로 수용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7일 새벽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BBK 특검'을 조건부로 수용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7일 새벽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 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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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용 진의가 정확치 않아 17일 국회에서 합의처리 여부는 불투명

그러나 대선에서 이길 경우 당선자 신분으로 특검의 수사대상이 된다면 이 후보에게 아무래도 큰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다. 반면, 특검을 통해 후보의 결백을 입증하게 되면 차후 국정운영 및 총선에서도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상존한다.

그러나 특검 수용에 대한 후보의 진의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17일 국회에서  특검이 합의처리될지는 알 수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마지노선'이라는 명분으로 특검의 파괴력을 상쇄시킬 조건을 신당에 내걸면 양당의 협상이 곧바로 결렬되고 다시 대치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신당은 이 후보의 기자회견을 접하자마자 "이 후보는 특검의 수사대상인 범죄자이자, 피의자일 뿐"이라며 "특검의 수사 대상과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위대한 힘이 '거짓말 후보'를 굴복시켰다"며 "피의자인 이 후보는 특검을 논할 자격이 없다, 17일 오후 2시에 본회의장에서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당초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동영 신당 후보의 최재천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구두논평을 내고 "일종의 자기 편의적이고, 도저히 성립 불가능한 특검 수용의사"라고 전제하고 "신당이 제출한 특검법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 후보는 피의자 신분으로서 특검을 밟아 대선후보 자격으로 또는 그 이상 자격으로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치욕적 사건이다, 우리 국민에게 치욕과 모욕을 안기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가 BBK를 직접 설립했다고 밝힌 동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명동 유세에서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BBK를 직접 설립했다고 밝힌 동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명동 유세에서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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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민주노동당 "특검 수사대상의 지연전술... 무조건 사퇴해야"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 문제의 진실도 본질도 하나다, 이명박이 국민에게 사기 친 것이고 거짓말해온 것"이라며 이 후보의 기자회견을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특검 수용은 당연한 것이다, 진실의 문이 열리려는 순간 대선 이틀을 넘기려고 하는 얕은 꾀"라면서 "특검 수용이든 아니든 이 후보는 '거짓의 성'에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아울러 "권영길 후보는 17일 유세일정을 바꿔서 낮 12시 여의도역에서 다원 집중유세를 한다"며 "그 의미는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회 상황에 따라 권 후보도 언제든지 유세를 중단하고 표결에 가세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도 "이 후보의 특검 수용은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한나라당은 조건 없이 특검에 응해야 한다, 거짓말이 드러났으므로 후보도 사퇴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이) 법사위를 열자고 한다면 그것은 지연전술"이라면서 "직권상정이 예정돼 있으므로 그대로 응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신당과 민주노동당·민주당이 이처럼 이 후보의 '조건부 특검 수용'을 특검 지연전술로 규정하고 강공책을 밀어붙일 경우 14일처럼 한나라당과의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명박 후보 기자 회견문

저는 오늘 TV 토론회를 끝내고 여의도 의사당을 보았습니다.

국회가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었습니다.

곧 큰 사고라도 날 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음해와 정치공작으로 얼룩진 네거티브 선거의 절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당사에 들렀습니다.

저는 BBK와 관련하여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여권은 사기범에 매달리더니 이제는 공갈범에 의존하여 선거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청와대도 여기에 가세했습니다.

저는 이이상의 이런 여의도식 정치 풍토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저는 비통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특검이 두려워서 반대해 온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정략적 특검이었기 때문에 저는 반대했습니다. 저는 특검 수용할 수 있습니다. 수용하겠습니다. 단,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하여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해 주길 바랍니다.

정권 연장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도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 문제의 진실은 하나입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진실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당대표께서 저의 뜻을 받아주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2007.  12. 16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 명 박


태그:#이명박, #B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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