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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화재현장, 이곳이 바로 119구조대원들의 일터다.
 위험한 화재현장, 이곳이 바로 119구조대원들의 일터다.
ⓒ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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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소방서는 불만 끄는 곳이 아니다.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아파트 엘리베이트가 고장이 나서 갇히게 되거나, 한밤중에 자다가 배가 심하게 아플 때 등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119에 전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3살 먹은 아이조차도 한다.

119구조대로 통하는 소방서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일반인들은 알 듯 모를 듯하다. 그러나 소방관 아저씨는 우리가 언제라도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슈퍼맨처럼 달려와 힘들고 위급한 상황을 해결해 줄 것 같다.

이 각박한 시대에 이익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타인의 인명과 안전을 위해서 자신의 온몸을 구조현장에 헌신하는 그들의 일은 때때로 숭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소방서에서 하는 일은 소방행정, 방호예방, 구조구급이다. 다시 말해 화염 뿜어대는 화재현장에 긴급 출동하여 화재를 진압하거나 예방하는 일, 어떤 공격이나 해로부터 막아 지켜서 보호하는 일, 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이 주요업무다.

긴급구조를 위해 몸만들기는 '기본'

우리나라에서 소방업무의 위상이 부상하게 된 것은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큰일들을 치르고 난 다음이다.

TV에서 방영된 바 있는 <긴급구조119>도 소방서와 119구조대의 홍보에 대단한 기여를 하여 지금은 소방관이 되기 위한 시험의 수준이나 경쟁률도 높아지고 근무자들의 직업만족도는 높아지는 상황. 이직 또한 거의 없다고 한다.

119구조대원들의 업무는 격일제 24시간 근무다. 구조대원들은 하루에 대략 10번 정도 출동 한다.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다. 밤낮없이 출동해야 하는데 술 취한 사람이 괜히 부른다든지 정신질환자가 몽둥이를 숨기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업무상 위급한 환자나 질병과 맞닿아있기 때문에 항상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개인위생과 체력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고 1년에 한 번씩 체력검증도 받는다. 긴급구조·구급을 위한 몸만들기는 기본자세인 것이다.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세요"

119구조대원들에겐 어떤 생명도 소중하다.
 119구조대원들에겐 어떤 생명도 소중하다.
ⓒ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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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가람사에 불이난 적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근처의 옛날집에도 불이 옮겨 붙어 부모는 모두 회사에 가고 아이는 학교에 간 사이에  집이 전소되고 말았습니다. 하교 후 돌아와 집근처로 온 아이가 집을 찾으니 온 데 간 데 없고 소방차와 소방관 아저씨들만 있으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만 주루룩 흘리고 있더군요. 그 모습이 어찌나 처량해보이던지…. 그때만 해도 화재피해복구센터와 같은 응급대책기구가 없던 시기라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 한 채 돌아왔던 기억이 오래남습니다." - 강명석 양산소방서 방호구조과 과장

"산막공단 안 동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기계도 없이 농사를 짓는데 남의 암소(임신한 상태)를 빌려서 논일을 했어요. 그런데 비가 와서 일하던 소가 미끄러져 소의 뿔은 담에 심하게 부딪히고 임신한 상태의 배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할아버지는 신고를 했고 구조대가 출동을 했지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포크레인으로 길을 만들고 소를 겨우 끌어 올렸는데 소 상태는 기진맥진 목숨에 위협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겨우겨우 안정을 취한 후 암소와 암소새끼 모두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소가 죽는 줄 알고 할아버지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 송영민 양산소방서 소방장

"긴급출동 했을 때 가장 난감한 것은 주차문제입니다. '소방차 전용구간'은 항상 비워두어야  소방출동로가 확보되는데 그 공간을 점령하고 있으니 현장에 진입하기가 힘든 상황 일 때가 많고, 이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주택가에서의  이면도로의 이중주차도 문제이지만 소방차 전용구간은 꼭 비워두셔야 합니다. 소방서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신명범 물금119안전센터장

"직업의식으로 시작했지만,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양산소방서 119구조대원들
 양산소방서 119구조대원들
ⓒ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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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사명감보다는 직업의식으로 시작했지만 일을 해나가면서 오히려 사명감이 생겨납니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어떤 긴급상황과 위험한 곳이라도 뛰어 들어갑니다. 가족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항상 준비하고 점검하면서 일하니까 이제는 가족들도 말은 안 하지요. 마음으로는 아빠를 존경하고 있는 걸 알지요." -  신명범 센터장

이처럼 그들은 보통사람 이상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마음을 직업의식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올해 건물을 새롭게 증축 리모델링한 양산소방서 앞 마당에서 긴급구조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출동장면을 촬영했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포즈를 잡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그분들의 어릴 때의 모습을 잠시 상상해 보았다.

"나는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
"위험한 일 도와주는 소방관이 될 테야!"
"그래 그래 너는 너는 소방관이 되어라."


유치원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된 사람들을 만나고 오는 기자의 마음에 감사와 고마움이 넘쳐났다.

덧붙이는 글 | 한소리신문 제7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119구조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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