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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조성 및 사용,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29일 오전 김용철 변호사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 일부를 파악하고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수남 특수본부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전국 87개 금융기관에 김 변호사가 삼성에 입사한 97년 8월부터 현재까지 김 변호사의 명의로 된 계좌를 확인해본 결과 일부 개설되어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아직 김 변호사 본인의 확인 작업이 끝나지 않았고, 입출금 내역을 확보해야지 차명계좌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변호사가 자신도 모르는 차명계좌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계좌들이 개설된 시기가 김 변호사의 삼성 재직 시기임을 따져볼 때 또 다른 차명계좌 존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차명계좌 추적, 출국금지... 숨가쁘게 돌아가는 특수본부

 

검찰은 이날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된 금융관계자 등 4~5명에게 출석요청을 한 상태이다.

 

김 차장검사는 "오늘 김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발견된 계좌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이후 입출금 내역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출석요청을 한 참고인에 관해서는 "참고인들의 신분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또 비자금 사건 관련자 일부에 대해서도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김 차장검사는 "삼성 쪽도 있고 아닌 쪽도 있다"며 "여러 정황상 출금이 적당한 사람들에 대해 출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된 이들의 숫자나 신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김 변호사의 진술과 마지막 기자회견 내용을 참고했다고 밝혀 이건희 회장 부인인 홍라희씨나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등이 출국금지 조치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에 대한 수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의 핵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에 대해 김 변호사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당시 증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차장검사는 "어제도 에버랜드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강찬우 부장검사와 이원석 검사를 비롯한 수사 검사들이 그와 관련해 김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며 "증거조작 의혹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민변 "더 많은 출금조치와 신속한 압수수색 필요"

 

그러나 검찰은 삼성 본관 및 계열사 압수 수색이나 차명계좌 소유 의혹이 불거진 삼성 임원진 수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검찰의 압수수색 등에 대비해 관련 서류를 파기하고 있다는데 검찰이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에 대해 경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다른 임원진들의 차명계좌 의혹 수사나 본관 압수수색 등에 대해)여러가지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고발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과 참여연대는 29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고발인 진술서를 제출한 뒤 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특수본부는 핵심 증거 확보에 나서야 한다"며 특수본부가 삼성그룹 압수수색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특수본부가 비자금 조성의 핵심인 전략기획실 임원과 계열사 경영지원 담당 경영진에게도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특수본부가 수사를 놓으면 특검 수사는 어디에다 발을 디딜 수 있나"고 말했다.

 

또 박 협동사무처장은 "오늘 만난 특수본부 검사들이 '특검 수용으로 인해 수사 동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하는 데까지 해 보겠다'며 '끝난 뒤 비판받을 것은 받겠다'고 말했다"고 오늘의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송호창 민변 사무차장은 "삼성으로부터 독립된,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는 인물인가가 특검 임명의 원칙이고 그를 선발하는 기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삼성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검토를 거쳐 몇 가지 기준을 대한변협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삼성 비자금, #삼성 특검, #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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