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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로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교각이나, 담장도 이들의 손길이 스치면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경기 하남 한국애니메이션고교(이하 애니고)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씨밀레 청소년 자원봉사단(회장 최다랑)’ 학생들은 지난 7월부터 덕풍천을 중심으로 교각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휑하니 시멘트 벽만 있는 교각을 캔버스삼아 벽화그리기 작업 준비를 하는 하남 애니고 ‘씨밀레 청소년 자원봉사단’학생들.
▲ 벽화작업 전 휑하니 시멘트 벽만 있는 교각을 캔버스삼아 벽화그리기 작업 준비를 하는 하남 애니고 ‘씨밀레 청소년 자원봉사단’학생들.
ⓒ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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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일단 하남시 덕풍2교 교각부터 그림으로 장식했다. 이 곳은 천현초등학교를 다니는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 통학로로 이용하는 곳이지만, 다리 밑이라는 특성 상 어둡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학교와 아파트는 지상의 교량과 차량용 지하차도가 갈라놓아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없어 학생들은 다리 밑을 건너 통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4월 결성된 ‘씨밀레 청소년 자원봉사단’은 회원 20여명으로 학교축제 기간 등을 이용해 하남시를 위한 봉사활동을 펼쳐오다가, 올 해부터는 벽화그리기로 활동방안을 정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덕풍 2교 교각은 모두 4개로 앞뒷면을 합치면 8개의 면이 있다. 학생들은 주말과 휴일동안 짬짬이 시간을 내 교각 3개 6면의 작업을 일단 끝냈지만 일단은 개점휴업 상태를 맞았다.
교각 한 면의 작업을 하는 데는 물감, 붓 등 자재만 14만원 상당의 비용이 들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이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중단된 상태다.

학생들의 작업으로 삭막했던 교각이 물고기들이 춤추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 벽화작업 중인 교각 학생들의 작업으로 삭막했던 교각이 물고기들이 춤추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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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계획은 인터넷 사회공헌 사이트인 ‘싸이월드 사이좋은 세상’에서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지역주민과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셈이다.

애니고는 특성화고교로 재학생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동아리 학생들도 고향이 하남인 학생들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하남시에 자신들의 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찾다가 특기를 살린 벽화그리기에 나섰다.

회장 최다랑군은 “지역주민들의 산책공간에 보기 싫은 낙서가 눈에 띄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여건이 되면 덕풍천에 있는 모든 다리의 교각을 그림으로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씨밀레 청소년 자원봉사단을 담당하고 있는 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 배훈 사회복지사는 “벽화의 특성상 바탕을 한 번 칠한 다음에 다시 색을 입혀야하고, 붓 역시 한번 작업으로 모두  망가져 비용이 의외로 많이 들고 있다”며 “학생들이 전공과 특기를 살려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만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씨밀레 청소년 자원봉사단을 후원하실 분은 농협(560-17-001796, 예금주=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으로 후원하면 된다. 문의=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 배훈 사회복지사 (031-790-2942)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티뉴스(www.ct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하남애니고, #벽화그래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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