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총무 김인국 신부는 23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 축하금은 문제의 본질과 연결될 수 있는 곁가지"라고 비유해  관심을 끌었다.

김인국 신부는  "진실규명에 예외는 있을 수 없으니까 당선 축하금 따위가 사실이라면 밝혀내야 된다"면서 "이런 일처럼 국가의 장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국가의 중대사에 개인의 사리사욕이나 당파의 이익 등을 살짝 끼워 넣으려는 태도가 아닌가 싶어서 그리 예뻐 보이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평화방송 시사 프로 <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김 신부는 "곁가지까지 (수사가)다 가긴 가야 되는데 먼저 해야 될 (삼성 이재용씨)불법승계 이런 게 핵심인데 곁가지(당선축하금)를 먼저 들고 나오니까  예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선 축하금과 관련한 단서를 확보했는지 묻는 질문에 김 신부는 "저희가 세상의 모든 비밀에 대해 갖고 있는 게 아니잖은가"라고 말하고 "그건 저희가 아는 바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구체적 상황에 대해선 입을 다물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청와대가 삼성 특검법을 거부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 묻자 김 신부는 "그러면 참여정부의 첫 번째 삼성 장학생은 청와대였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운운했는데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벌어지면 참여정부의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수사대상이 광범위하고 수사 기간도 길다는 한나라당측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만큼 삼성그룹 수뇌부가 저지른 부패, 비리의 크기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엄청나다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갖가지 범죄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서 하나는 집어넣고 하나는 빼고 할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진전와 개선을 위해서는 예외없이 다 드러내야 한다. 또 수사기관이 100일 남짓 하던데 이게 말이 안된다. 청와대 실장의 하찮은 염문 하나를 놓고서도 그 엄청난 검찰인력이 100일 넘게 매달렸다. 그런데 이 삼성일가의 탈법, 편법, 불법, 위법 이런 것을 생각하면 100일 정도 한다는 것도 앞이 캄캄한 일이다.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 도중 김 신부는  삼성 비자금의 저수지 역할을 하는 은행의 수와 관련해  "알려진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  또  신한은행 도곡동 지점 외에도 더 있다"고 말하고  삼성 비자금 규모가 수천억대인가 라는 질문에는 "수천억이라고 하시면 상상력의 한계"라며 "조 단위가 넘는 것이라고 얘기했죠?"라며 자신이 전에 한 발언을 상기시켰다.

한편 김 신부는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삼성 비리의 죄상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분들의 제보가 사제단에  잇따르고 있다고 공개해 추가 증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신부는 이와 관련 "삼성 비리와 관련해 아주 중요하고 결정적인 증언을 해 줄 분들이 몇몇 분 있다"며 "삼성의 전직 임원들을 포함해 불법의 죄상을 구체적으로 입증해 줄 만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의 비리를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알려 온 전직 삼성 임원 가운데는 최근들어 연락이 잘 닿지 않는 분들도 있다"며 "이미 그 분들에 대해 삼성으로부터 압박이나 로비가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삼성의 뇌물 제공을 뿌리친 추미애 전 의원 같은 분이 나서서 뇌물제공을 시도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또 어느 정도의 뇌물을 암시했는지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한다"며 "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추미애 전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끝으로 김 신부는 청와대나 정치권이 특검법안을 무산시킬 경우  연기시켰던 기자회견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꾸 이렇게 국회든 청와대든 이 문제를 감추려 드니까 저희들이라도 나서서 밝힐 수 밖에 없는데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치리라 하는 루까복음 말씀을 생각한다"며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 알 수 있겠고 그렇게 나쁘게 모아진 검은 돈들이 어디에 부당하게 쓰이는지 사례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