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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중차대한 대통령선거를 불과 30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정치권과 검찰은 삼성비자금 특검법 발의와 김경준 BBK 수사 진행 등으로 정책선거를 실종시키고 있다. 

삼성비자금 특검법안에 대해 각 당은 자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고 청와대는 공직부패수사처 법안과 연계함으로써 특검법 발의에 대한 실질적 거부권행사를 하고 있다. 이는 삼성 비자금의 사용내역을 알고자 하는 모든 국민들의 여망과는 반대로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참여연대·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한국노총 등으로 이뤄진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은 "특검제를 도입해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면서 삼성특검제 도입을 촉구하였다.

검찰이 특검제 도입대신 특별수사감찰본부를 설치하여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하는 가운데 전경련은 특검제 도입을 반대하면서 현대, 삼성에 이어 다음은 어느 기업이 희생될까를 생각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경영진이 기업도의를 저버리고 전방위적인 뇌물제공, 상속세 탈루 등 편법과 불법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불의는 비자금조성을 통해 정치권과 법조계 등 전방위의 권력에 대해 입막기가 가능한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가 큰 것은 비자금 조성이 삼성만의 것으로 한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비자금에 대한 정치적 수요가 없으면 대통령보다 더 대우를 받는 글로벌 기업의 그룹 총수가 구속을 각오하고 비자금을 모을 이유가 없다. 정치인들은 기업을 이용하여 정치자금을 모으고 이에 대한 대가성 경제이득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가지 않았는지 특검제 발의에 앞서 심각히 반성하였어야 한다. 또한 정치인외에도 떡값 수수와 후원금 수수 등 법집행을 단행하는 사법부와 권력을 감시한다는 시민단체도 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는지 자성해 보아야 한다.

현대차 그룹 총수가 구속되어 석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삼성 비자금 사건이 터졌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정치권과 기업은 이제 부패방지를 위한 사회적 대협약을 맺고 이를 실천할 메카니즘을 구축하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위한 국가적 의제로 반부패를 좀더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각 당 대선 주자들은 각각 어떠한 공약을 내놓을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BBK 의혹도 김경준씨가 대선 한달 전 귀국하여 기획입국이란 비난속에 구속영장실질심사도 포기하고 바로 구속영장 청구에 응하는 등 종신형을 살지도 모르는 희대의 사기범의 검찰 수사속도 협조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과 범인이 수사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면 이는 국민과 투자자들을 두 번 기만하는 것이 된다. BBK 사건의 핵심은 개미 투자자를 울린 경제특수사범을 일벌백계로 처리하여 이러한 일이 자본시장에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어야지 특정후보와의 관련성에 더 수사의 포커스를 둔다는 것은 잘못이다. 이는 한국 검찰이 사건의 수사본질을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 범인의 입국시의 웃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검찰이 김경준 구속후 수사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이 후보의 직접 수사없이 사건규명이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실질적 사건 본질은 대선전 밝혀지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일방적인 수사 사실만 언론에 발표한다면 위조전문가의 말만 믿고 수사를 진행하는 셈이 되어 검찰 불신을 자초하고 공명선거를 위협하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가 하여야 할 것은 과거와 같이 검찰이 대선결과를 좌지우지하는 대선 기획 시나리오를 미연에 방지하고 정책선거구도로 갈 수 있도록 언론이 앞장서고 국민이 이를 감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선거 30일을 앞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각 당 후보들의 공약이나 정책 차이에 대한 비교연구보도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범여 3당과 한나라당이 제출한 삼성비자금 특검 법안도입과 검찰의 BBK 의혹수사는 정치검찰이란 불명예를 벗고 공정한 수사를 기도하려면 검찰 스스로 대선후로 미루도록 결정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검찰의 이러한 역사적 결정은 며칠 후 새로 취임할 신임 검찰총장의 몫이다.

향후 5년간 우리 국가를 이끌고 성장과 분배를 조화시킬 대통령을 뽑는데 위조범이 협력한 검찰 수사결과에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을 검찰이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가 한국 대선을 희화화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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