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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사무실로부터 선물이 집으로 전달되어 퇴근 후 뜯어보고서야 책으로 위장된 현금다발인 사실을 알게 됐다."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운동'(국민운동)통하여 폭로한 내용이다. 충격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을 첫 폭로하면서 '검찰 뿐 아니라 국세청, 재경부 그리고 청와대까지도 삼성의 관리 대상이다'고 주장했을 때만해도 반신반의했다.

 

삼성이 관리대상으로 삼은 대상은 대한민국 권부다. 청와대, 검찰, 국세청, 재경부는 대한민국 어느 권력보다 상층이다. 삼성이 왜 이들을 로비 대상으로 삼았을까? 다른 이유는 없다. 이용철 전 법무비서관이 폭로를 위하여 이용한 곳은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운동'(국민운동)이다. 오로지 이건희 일가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기업이 되기 위함이었다.

 

이 전비서관이 폭로하자 청와대는 당황스러울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가 청와대까지 로비대상이라고 폭로할 때까지만 해도 애써 우리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용철 변호사 증언과 물증까지 내놓자 할 말 없음을 청와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용철 전 비서관은 관료 출신이 아니다. 386출신이다. 이용철 전 비서관이 돈을 받은 즉시 돌려주어 도덕성에는 문제되지 않겠지만 삼성비자금 특검을 공수처와 연계시키고자 했던 청와대는 곤혹스럽다. 청와대 대응이 주목된다.

 

삼성 반응과 대응이 궁금하다.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이 폭로했을 때 삼성에 법무팀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하면서 생긴 개인 감정으로 인해 근거없는 허위 폭로를 일삼고 있다거나 언론인터뷰에서 행한 말바꾸기,삼성에 보낸 협박 편지 등을 이유로 김 변호사의 부도덕성을 집중 부각시키며 그의 주장이 허위라고 강력히 반박했었다.

 

하지만 이용철 전 법무비서관 폭로는 김용철 변호사 폭로 내용을 사실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변호사를 이상한 사람,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으로 매도했던 삼성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물론 이경훈 변호사 개인이 한 일로 떠넘길 수 있다. 삼성 전력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개인적 일' '그룹차원에서 한 일'은 아님을 삼성은 항상 강조한다. 김용철 변호사가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세계일류 기업인 삼성을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찍고 있다고 반박하는 삼성이 오히려 진실과 공의를 위하여 자신이 걸어왔던 오욕을 고백한 김 변호사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난한 것은 삼성의 비극이다.

 

청와대는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 또 다른 비극을 맞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하여 낱낱이 밝혀야 한다. 1년 이상 특검이 길어져 대한민국 신인도가 떨어지더라도 밝혀야 한다. 신인도가 잠깜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특검을 통하여 대한민국 1위 기업 삼성이 거듭난다면 신인도는 오히려 올라갈 것이다.

 

삼성은 더 이상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 김용철 변호사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한 개인이 저지른 일로 변명해서는 안 된다. 삼성과 이건희 일가가 정말 다시 사는 길은 이번에 완전히 썩을 때로 썩은 고름을 짜내야 한다. 아니다. 고름 정도가 아니다. 커다란 암덩어리가 몸 전체에 전이되기 전에 수술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 


태그:#이용철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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