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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의구현사제단이 이른바 떡값 검사로 지목한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와 맞물려 정동영·문국현·권영길 후보의 삼성 특검 3자 회동이 성사됨에 따라 삼성 문제가 대선 이슈로 급부상할 조짐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삼성 비자금 특검 추진을 위한 대선후보 3자 연석회의'를 열기로 전격 합의했다.

 

정동영 캠프의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과 문국현 캠프의 정범구 선대본부장, 권영길 캠프의 최규엽 집권전략위원장은 어제(11일) 저녁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고, 12일 오후 각 후보 대변인을 통해 공동 발표했다.

 

민노당 앙금, 노회찬-심상정 입장 엇갈려

 

민주노동당은 지난주 정동영 후보가 '반부패 미래세력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 문국현 후보가 '반부패 3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삼성 비자금 특검' 단일 이슈로 하자로 역제안을 한 바 있다. 관건은 민주노동당의 참여 여부였다.

 

정동영, 문국현쪽에서 제안한 반부패 회동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격한 내부 논쟁이 오갔다. 다수는 참여하자는 쪽이었지만 정동영 후보와 얼굴을 맞대는 것 자체가 후보 단일화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것이라며 독자 행보를 강조하는 소수파가 대립했다. '삼성 저격수'로 꼽히는 노회찬, 심상정 의원도 의견이 갈렸다.

 

노회찬 의원의 이준협 보좌관은 "삼성 비자금 사건을 대선의 주요 이슈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노동당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X파일'을 공개하며 떡값 검사 문제를 공론화해온 노 의원쪽에선 "결국 삼성 사건은 민주노동당이 가장 강하게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판단 아래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심상정 의원은 여권의 단일화 논리에 말려드는 꼴이라며 강하게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손낙구 보좌관은 "특검은 각 당이 원내에서 합의해서 추진하면 되는 사안"이라며 "정동영 후보와의 연대는 삼성과 결탁해온 참여정부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셈이라 당에 이득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이견을 감안, 지난주 예정된 3자 실무협상은 무산되었지만, 권영길 후보의 최종 결정으로 최규엽 위원장이 협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대변인은 "삼성 비자금 단일의제라는 전제로 후보가 최종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규엽 위원장은 "삼성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동당의 일관성과 진정성은 국민이 평가해 줄 것"이라며 "3자 회동에 대한 후보 단일화 프레임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일각에서는 "삼성 특검 연대를 통해 신뢰가 확인되면 정책 연대로 발전할 수 있지 않겠냐"고 보다 높은 수준의 연대를 기대하는 측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최 위원장은 "삼성 특검 외에 어떤 것도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이회창 보수 양자 대결 속에 관심권 밖으로 멀어진 3당 후보들이 삼성 비자금 사건을 매개로 대선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자구책들을 내놓게 될지 주목된다.  


태그:#정동영, #문국현, #권영길, #삼성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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