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사를 쓰기 시작한 게 4월30일에 시작했으니 7개월째 접어든다. 지금까지 겨우 명함이 나올 정도의 기사를 썼지만 1000개를 넘기고도 열정적으로 기사를 쓰시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이런 열정적인 시민기자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오마이뉴스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친구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중독성이 있다는데…."

 

그냥 우스갯소리로 흘릴 수도 있겠지만 공감대가 크기 때문에 나를 뒤돌아 보면서 다잡아본다.

 

그동안 9월까지는 별 무리 없이 적당히 간격을 두고 기사를 써서 송고했고 10월 들어서는 무작정 기사가 될 만한 곳에 달려갔다. 그래서 한 달 동안 15개의 기사를 썼다. 물론 나보다 더 많은 기사를 쓰신 분들도 있지만 결혼 후 지금까지 주부일 말고는 아무런 직업을 가져 보지 못한 나로서는 재미도 있지만 나름대로 많지는 않아도 얼마 정도의 원고료가 있어 자꾸 글을 쓰게 되었다.

 

원고료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가사일 말고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다니는 바람에 체력이 바닥을 드러냈고 어떤 때는 몸살로 드러누운 적도 있었다.

 

기사를 써서 원고료를 얼마나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름값이나 나올까 하면서 찬물을 끼얹는 친구도 생겼다. 기름값? 물론 안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음에 적립되는 행복함을 그들이 알 리가 있을까? 그럴 땐 나는 큰 소리로 말한다.

 

"늬들이  게 맛을 알아?"

 

요즈음엔 은근히 걱정도 된다. 어떤 기사를 올려야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공감을 얻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그동안 놓은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그동안 해온 가사 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어떻든 가족들이 이해를 해주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 그런데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신 거다. 그렇잖아도 바쁜 며느리 이젠 더 바빠서 어디 볼 수나 있을까? 하시면서 서운한 기색을 드러내신다.

 

요즈음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 전화도 못한 것이 못내 섭섭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소홀했던 가족들에게 점수도 따고 오랜만에 봉사도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실력 발휘하여 섭섭했던 가족들 마음을 돌려볼 요량이다.

 

게 얘기가 나왔으니 게 맛을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평상시 즐겨 담아 먹었던 게장을 담아 보기로 결정했다. 가끔 게장을 담으면 "우리 며느리 게장 솜씨는 따라 갈 사람이 없지. 참 맛나다"하시던 부모님 말씀이 떠올라 오랜만에 효도도 하고 그동안 섭섭하셨던 마음도 풀어드릴 겸, 또 요즈음 게 철이라 게가 많이 잡힌다는 정보도 있고 해서 게를 사기 위해 소래포구를 찾았다.

 

소래 포구에 도착하자 구수한 젓갈 냄새가 진동을 한다. 김장철이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김장철이라 그런지 젓갈을 사려고 오신 분들이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복잡했지만 '이게 사람 맛이지'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간장을 끓여 부어 오래 보관하는 간장게장은 암게를 쓰는 것이 좋고 나처럼 붉은 게장을 만들려면 숫게를 사용하는게 좋다고 아주머니께서 추천을 해 주신다.

 

 
 

 

 

 

 

내가 즐겨 담아먹었던 게장은 고춧가루와 풋고추, 양파, 대파 등 야채를 듬뿍 넣고 무친 붉은 게장이다. 그럼 나만의 노하우로 만든 게장을 소개해 볼까 한다.

 

1. 우선 게는 싱싱해야 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게를 준비한다.
2. 게를 잘 손질하여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다음 둥근 볼에 담아둔다.
3. 홍고추와 푸른고추, 대파, 양파를 깨끗하게 손질하고 먹음직스럽게 어슷썰기를 하여 준비한다.
4. 양념으로는 간장, 고춧가루, 마늘, 물엿, 참깨, 참기름 등을 준비하고 잘 손질된 게와 갖은 야채를 넣고 함께 버무린다.

 

간단하면서도 만들기 쉬운 나만의 맛깔스런 게장 담그기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즈음 겨울 준비 하느라 입맛을 잃었다면 입맛을 돋아주는 붉은 게장과 함께 밥 두 그릇 뚝딱 해치우고 든든한 마음으로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면 좋지 않을까?  그동안 소홀했던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맛있는 게장도 먹어보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이 게장을 가지고 모처럼 부모님을 찾아가 뵐 생각이다. 이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분명할 터이고 내가 할 일은 시민기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기사를 쓰는 일이다. 이제 걸음마를 땐 새내기 시민기자지만 작은 정성으로 가정의 평화를 얻듯이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좋은 기사를 위해서 노력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얼마 전 보았던 책에서 매력적인 글을 읽고 그 내용을 잠깐 얘기해보려 한다.

 

설립된 지 9년만에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엔진이자 세계 최고의 브렌드 가치를 가진 미국의 구글, 지금은 대부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인터넷 회사다. 대표 에릭 슈미트는 구글의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구글에 이익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려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주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사람이다.

 

개인이 많은 주식을 갖고 부를 누리는 것을 원치 않았던 에릭 슈미트의 멋진 경영철학에 매료되어 존경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많은 주주들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구글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나는 요즈음 내가 푹 빠져 있는 오마이뉴스가 대한민국의 최고의 브렌드 가치가 될 때까지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그렇다 미국에 구글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오마이뉴스가 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태그:#게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오늘도 나는 꿈꾼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