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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전직 임원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을 이용한 삼성그룹의 차명계좌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검찰과 금융감독기관이 사뭇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변호사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우리은행은 금융실명제법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 되고, 삼성은 비자금의 조성, 유지, 사용과 관련하여 형법, 특경가법, 외감법, 증권거래법, 상법 등 기업의 행위를 규율하는 거의 모든 국법을 어겼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해 당사자의 고백과 4건의 차명계좌번호 등 구체적인 증거자료가 공개된 지금, 과연 누가 무슨 목적으로 불법적 계좌를 개설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해 검찰과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정보분석원은 각종 실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조사해야 한다.

 

또한 예금보험공사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공적자금 투입기관인 우리은행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점을 중시하고 그 경위를 자체적으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위원장: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는 검찰과 관련 금융감독기구가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즉각 한 점 의혹 없이 사건의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특히 위법행위의 가능성이 명백한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미온적인 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삼성그룹이라는 거대기업권력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고 낮아지는 검찰에 대해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사건에서도 사건의 핵심인 이건희 회장은 제외하고 임원 두 사람만 기소하더니, 애초 말했던 바와는 달리 임원들의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로 이건희 회장 조사까지 미룬 검찰의 모습은 이미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선자금 수사와 안기부 X파일 수사에서도 사건의 몸통으로 주목받는 이건희 회장을 단 한 번도 수사해보지 않은 것도 ‘삼성그룹 눈치보기’의 대표적 사례였다.

 

그런데 이제 국민들은 임직원의 차명계좌를 동원한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 그 자체 뿐 아니라 검찰의 진상규명 의지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삼성그룹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직시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이번에 공개된 차명계좌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 경악하며, 특히 당해 차명계좌가 대리인 개설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보안계좌였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공모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을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금융감독위원회 및 예금보험공사와 불법적인 금융거래를 파악하고 방지해야 할 금융정보분석원이 우리은행의 불법행위를 조사하는데 소홀할 뿐 아니라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참여연대는 개탄을 금치 못한다. 관련 금융감독기구는 즉시 직접 진상조사에 착수함으로써 한 점의 왜곡됨이나 의혹없이 불법적 계좌개설의 경위와 자금의 실제 주인을 밝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아울러 최근 일부 대선후보가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허용하자는 매우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명한다. 삼성의 이번 비자금 유지 의혹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그 어떤 화려한 수사보다도 더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실정법을 어겨가면서 비자금을 조성, 유지할 수 있는 개연성을 두고 몇 가지 자산운용규제만을 강화하는 것으로 산업자본의 은행지배 폐해가 사라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함을 떠나 무모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우리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허용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일부 대선후보가 무모한 주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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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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