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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양심고백을 통해 "삼성이 1000여명의 임원 명의로 수조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양심고백을 통해 "삼성이 1000여명의 임원 명의로 수조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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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1000여명의 임원 명의로 수조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폭로가 터져 나오면서 삼성 전략기획실(과거 구조조정본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략기획실이 비자금 조성·관리의 주체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과거 그룹 비서실과 구조본을 계승하고 있는 전략기획실은 '삼성의 관제탑'으로 불린다. 삼성의 실세권력으로 평가받는 이학수 부회장이 전략기획실장이라는 사실만큼 전략기획실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삼성 내부의 최대 현안이었던 경영권 승계도 현재의 전략기획실 핵심 멤버인 이학수 부회장(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사장(전략지원팀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통장을 만든다는 건 삼성의 핵심인력임을 의미"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시사주간지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권력은 구조본에 주라'는 이건희 회장의 엄명에 따라 전략기획실은 절대 권한을 가졌다"며 "전략기획실은 때로는 법을 무시하고 공적 권력체계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그 힘의 근원은 돈"이라며 전략기획실 내 전략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김인주 사장을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김 사장이 "금고지기의 총책임자"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삼성을 지배하는 실질 권한을 가졌다. 삼성그룹의 모든 부회장과 사장이 그의 지배 아래 있다. 그가 전략기획실장 이학수 부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시대를 열 것이라고 한다."

삼성의 관제탑인 전략기획실 안에서도 핵심부서는 전략지원팀이라는 것. 전략지원팀은 과거 구조본의 '재무팀'에 해당하는 곳이다. 계열사 사장단과 재무담당 임원, 전략기획실 임직원 명의로 비자금을 관리해온 곳이 바로 전략지원팀이라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삼성 본관에 비밀금고가 있다는 김 변호사의 진술이 눈길을 잡아당긴다.

"삼성 본관 27층 전략지원팀 내 경영지원팀(옛 재무팀 내 관제팀) 구석에 상무 방이 있다. 상무 방에는 가구가 있는데 그 뒤 벽에 비밀 문이 있다. 이 문을 열면 철창이 나오고 그 안에 비밀금고가 있다. 안에는 각종 유가증권·의류권·상품권·순금이 있다. 이 곳에는 경영지원팀 가운데 극소수만 접근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금고에 보관하는 돈은 비자금 중 극히 일부분"이라며 "비자금은 전략지원팀에서 차명으로 관리하는데 전·현직 핵심 임원 1000여 명의 차명계좌에 현금·주식·유가증권 따위로 분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29일 오전 10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은 김 변호사의 4개 계좌에 100억여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현금·주식의 형태로 관리해왔다.

김 변호사는 "내 명의의 비자금 통장을 만든다는 것은 삼성으로부터 신임받는 핵심인력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임원들은 일종의 승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자금 없이 치러진 것은 선거가 아니었다"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5일에 걸친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비자금 조성·관리자로 '전략기획실'을 지목했다.
▲ 시사주간지 <시사인> 표지.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5일에 걸친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비자금 조성·관리자로 '전략기획실'을 지목했다.
ⓒ <시사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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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삼성이 조성해 관리해온 비자금은 어떤 용도로 쓰였을까? 대선·총선 때마다 지원되는 불법 정치자금은 물론 정계·관계·학계·언론계 등을 일상적으로 관리한 데도 쓰인다.

"비자금의 일부 부스러기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각종 선거의 불법 자금으로 제공돼 선거판을 어지럽혔다. 삼성의 자금 없이 치러진 것은 선거가 아니었다. 또한 '떡값'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인, 판검사, 정부 고위 관리,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전반에 뿌린다. 형태도 현금, 골프 접대, 상품권, 호텔 할인권, 고급 포도주 등 다양하다."

김 변호사는 "삼성이 떡값을 주면서 '관리'하는 인사는 모두 우리 사회 지도층"이라며 "삼성의 관리를 받는다는 것은 미래를 보장받았다는 의미로 통용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비자금을 통해 이렇게 거의 모든 권력기관에 '삼성맨'을 심어놓았다. 그래서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삼성맨'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여기에서 언론사와 시민단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시 김 변호사의 증언이다.

"삼성을 호위하는 인맥은 삼성의 정보를 국가정보원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략기획실에는 모든 정보가 모인다. 청와대는 물론 국정원·검찰·경찰의 정보보고가 매일 들어왔다. 언론사의 정보보고는 실시간으로 접수됐다. 삼성관계사인 <중앙일보>의 정보보고는 하루에 두 번씩 전략기획실 책장에 올라왔다. 심지어는 삼성에 비판적인 시민단체의 회의록이 전략기획실 팩스로 들어온다."

김 변호사는 "인맥과 정보로 삼성은 공무원 인사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삼성의 천거로 장관이 된 인사는 많다"고 주장했다.

"삼성을 비판했던 공정거래위원장은 공교롭게 연임에 실패했고, 이후 변변한 자리를 얻지 못했다. 공정위에 파견된 한 검사는 삼성과 관련한 조사를 시작하자마자 검찰에 불려들어가 좌천당했다. …검찰총장 내정자 등을 비롯해 검찰 인사를 삼성이 먼저 알고 있었다."

김 변호사의 용기있는 고백은 점차 '기업사회(삼성공화국)'로 변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태평로빌딩에 검찰청 조사실 꾸며 검찰조사에 대비"

김용철 변호사는 시사주간지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경영권 세습과 관련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사건'(에버랜드사건)의 증인과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이 검찰수사에 대비했던 과정의 치밀함은 기업 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지난 1996년 12월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이 이 회장의 지원(증여)을 받아 삼성 계열사가 인수를 포기한 전환사채를 싼 값에 사들였다. 분명히 이것은 경영권 세습을 위한 삼성의 '편법'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부도덕한 편법세습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법원도 이를 인정해 에버랜드 전·현직 대표이사에게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삼성 구조본의 법무팀은 에버랜드사건이 터지자 삼성 본관 옆에 위치한 태평로빌딩에 검찰청 조사실을 모방한 방을 꾸몄다. 검찰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시사인>은 그 작전의 풍경을  이렇게 간략하게 전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가 검사역을 맡았다. 예행연습은 실제처럼 준비했다. 이학수 부회장도 엄숙하게 임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유죄를 받은 허태학·박노빈은 이 일과 무관하고 일부 증인은 시나리오에 의해 가공된 인물"이라며 "고령이어서 답변에 미숙하거나 욱하는 성격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거나 외국으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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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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