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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국제문제 연구소(PASSIA, http://www.passia.org/) 소장인 마흐디 압둘 하디(Dr. Mahdi Abdul Hadi) 박사가 인권연대에 보내온 기고문, “가자와 서안 분할(The Gaza-West Bank Split)”은 현재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지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기고문의 번역과 정리는 홍미정(한국외대 중동문제연구소)교수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역사상의 팔레스타인 땅(2만6323㎢) 중 78%는 현재 이스라엘 국가 영역이고, 22%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을 일으켜서 점령한 동예루살렘(345㎢), 가자(365㎢), 서안(5310㎢) 지역으로 국제법상으로 불법적인 이스라엘 군사 점령지다. 이 세 점령지들은 이스라엘이 직접 지배하는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이슬람주의자 정당인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지역, 팔레스타인 자유주의자들 정당인 파타가 통치하는 서안 지역으로 분할되어 있다. 이 세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 간의 이동은 모두 이스라엘의 허가증이 필요하지만, 허가증은 거의 발급되지 않는다.

현재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을 종식시키고, 이 22% 지역을 통합하여 팔레스타인 민족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소망과는 반대로, 동예루살렘, 가자, 서안 사이에서는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분할이 진행되고 있으며, 예루살렘은 하루가 다르게 이스라엘의 패권 아래로 빠져들고 있다.

예루살렘의 상황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주변 지역에 8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분리 장벽을 여러 겹 건설하고, 수많은 검문소를 설치하여 수 천 명의 이스라엘 군인들과 경찰들을 배치함으로써 서안 지역 거주 팔레스타인인들의 동예루살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상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상황을 계속해서 창출하면서, 동예루살렘 거주 25만 팔레스타인인들(Jerusalemites)에게 새로 창출된 상황을 수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 도시 텔아비브와 유사하게 변해가면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를 파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에게 영주권을 의미하는 2등 시민권을 발급하였다. 2등 시민권을 소유한 예루살렘 팔레스타인인들은 의회 선거에서 투표할 수도 없고, 정해진 구역 밖에서는 재산도 소유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팔레스타인인들의 비율을 줄이는 정책의 일환으로 2등 시민권을 박탈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시민권 박탈 비율이 작년보다 6배 증가하였다.

가자의 상황

가자 전 지역은 이스라엘에게 포위된 채 고립된 감옥이다. 이 대형 감옥에는 5개(Erez, Nahal Oz, Sufa, Kerem Shalom, Rafah)의 출입구가 있으며, 중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키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의 경계를 분리시키는 5백 미터 폭의 보안 지대가 있다. 가자 공항은 파괴되었고, 항구 건설도 방해받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를 ‘적지(enemy entity)’라고 선언하면서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의 경계를 영구적으로 폐쇄시키려고 획책하고 있다.

이 대형 감옥에서 점령지 팔레스타인인들의 약 40%를 구성하는 약 150 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우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중 60%는 등록된 난민이며 국제연합 팔레스타인 난민 구제 사업국(UNRWA)과 다른 국제기구들에 의존해서 생활한다. 70%의 주민은 실업 상태이며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한다. 고등 교육을 받기 위하여 이집트로 가기를 원하는 수천 명의 가자 학생들은 이집트로의 출국 길이 막혀 있다. 빈곤, 실업, 연료, 전기, 식량 부족 뿐만 아니라 수출입이 전면적으로 차단되면서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집단 체벌을 당하고 있다.

서안의 상황

서안 지역은 이스라엘 점령촌, 분리 장벽, 이스라엘 검문소 등으로 철저히 통제된다. 가자는 통합된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며, 서안은 분리 장벽으로 건설된 거대한 감옥이 다시 갈기갈기 찢겨지고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상황이다. 영토, 주권, 민족적 정체성의 견지에서 서안 지역을 가자 지역에 비교해 본다면, 찢겨진 서안 지역이 통합된 가자 지역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분리 장벽 건설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9.5%를 이스라엘 본토로, 8%는 서안 내부의 이스라엘 점령촌으로 합병하였다.

2007년 현재 동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점령민 20만 명을 포함하는 약 45만 명 이상의 이스라엘 점령민들을 보호하는 이스라엘 보안대가 570개 이상의 검문소를 설치하여 서안의 모든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서안의 28.5%를 구성하는 요르단 계곡 지역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폐쇄되어 있고, 이스라엘에 의해서 완전히 지배된다.

약 3500명 내지 4천명의 이스라엘 점령민들이 이 지역 수자원의 85%를 지배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요르단 계곡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 소유지에 접근조차 허락받지 못한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인들은 나머지 영토인 서안의 54%에만 접근이 허락되어 있다.

팔레스타인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이 고통스런 상황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광범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요구한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수많은 협상들이 진행되었고, 진행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통하여 세 지역에서 통합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건설하는 일은 거의 실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홍미정 교수님은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이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주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하마스,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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