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별의 만남 6일 저녁 해운대 피프빌리지에서 강수연 전도연이 관객과 '오픈토크' 시간을 가졌다.

▲ 여왕별의 만남 6일 저녁 해운대 피프빌리지에서 강수연 전도연이 관객과 '오픈토크' 시간을 가졌다. ⓒ 최윤석


베니스와 칸의 여왕이 만났다. 한 명은 지난 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뒤, 또 한명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의 하나로 6일 저녁 '월드스타' 강수연과 전도연의 '오픈토크'가  해운대 파프빌리지 빈폴 애비뉴에서 1시간 가까이 펼쳐졌다. 사회는 오동진 영화전문기자가 맡았다.

오픈토크 행사장은 행사 30분 전 이미 관객이 가득 들어찼다. 500여명이 넘어 보였다. 장내에 들어오지 못한 채 등장 입구 주변을 둘러싼 관객까지 합치면 1000여명이 족히 될 듯싶었다. 장내의 관객들은 비좁은 자리에도, 스크린으로만 만나던 스타를 눈앞에서 직접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설렘으로 이미 들썩이고 있었다.

강수연 젊음의 비결은 좋은 영화?

6시 5분 전 입구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강수연이 먼저 등장했다. 하얀 정장 스커트 차림이었다. 오동진 기자가 관객들에게 "너무 이쁘시죠?"라고 묻자 관객들이 일제히 "네!!"라고 합창했다.

사회가 "전도연씨 오기 전에 얘기를 해야 하는데, 더 젊어 보이세요"라고 눙치며 "여전히 아름다움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강수연이 "좋은 영화를 보면 안 늙어요"라고 재치 있게 받아 넘겼다. 사회가 물었다.

선배 먼저 선배 강수연이 후배 전도연에 앞서 먼저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 선배 먼저 선배 강수연이 후배 전도연에 앞서 먼저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 최윤석

- 부산영화제 1회 때부터 참가해온 영화제의 산증인이신데,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
강수연 = "12년 훨씬 전부터 해외 영화제에 나가면, 너희에게는 무슨 영화제가 있느냐, 어떤 영화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도 내세울 수 있는 영화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가) 12년 만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 잡았거든요. 이렇게 단기간에 해외에서 인정할 수 있는 영화제로 자리 잡은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일 거예요. 앞으로 120년, 240년까지 갈 수 있도록 잘 다듬어야 할 것 같아요."

6시가 조금 넘어 입구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전도연이 짙은 밤색 블라우스에 밝은 청바지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강수연 때와 마찬가지로, 아니 좀더 큰(?) 환호와 박수가 플래시와 함께 터졌다. 사회가 "원래 전도연씨가 잘하는 게 있는데 늦게 오면 후래자 삼배라고…"라며 선배보다 늦은 후배의 처지를 감싸줬다.

배우끼리도 질투하나?

- 전도연씨는 칸에서 상을 받기 전에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와 상을 탄 뒤 왔을 때의 기분이 다른가요?
전도연 = "<접속> 때 처음 와보고 이번이 두 번째예요. 그때는 정신없이 왔다갔다 해서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번에 왔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랐어요."

- 두 분은 평상시에도 친하세요? 아니면 오늘을 위해 친한 척하시는 거예요?
강수연 = "자주 못 봤지만 제일 좋아하는 후배예요. 질투가 날 정도로 연기를 정말 잘하고…."

- 배우끼리도 질투하나요?
강수연 = "배우마다 각자의 컬러가 있거든요.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부분을 전도연씨가 갖고 있고, 또 전도연씨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제가 갖고 있기도 하구요. 서로 부럽죠."

전도연은 "중학교 때부터 (강수연의) 팬"이라며 "중학교 때 <청춘스케치>를 보고 팬이 돼 사인 받으려고 했다가 못 받은 적이 있다"고 화답했다. 사회가 "두 분이 나이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하자 둘 모두 활짝 웃었다. 실제로 강수연은 66년생, 전도연은 73년생으로 7살 차이가 난다.

한목소리 "외로워요"

다음으로 '영화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라는 다소 심각한(?) 질문이 던져졌다.

조금 늦었나? 배우 전도연이 6시 조금 넘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 조금 늦었나? 배우 전도연이 6시 조금 넘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 최윤석

전도연 = "영화가 뭔지는 잘 모르고요, 어쨌든 영화는 제 삶에서 굉장히 큰 부분이에요. 영화를 통해서 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결혼하면 일 그만둔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영화 없이는 제 존재감을 느낄 수 없거든요."

강수연 = "저는 영화를 찍는 배우기도 하지만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관객이기도 하거든요. 영화는 저한테는 꿈인 것 같아요. 좋은 꿈일 수도 있고, 나쁜 꿈일 수도 있죠. 그런 꿈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인생이기도 하고…."

객석에서 "와!"하는 함성과 함께 큰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

- 이상한 질문 하나 더, 한국에서 여자로서 영화를 한다는 게 어떤가요?

강수연 = "한국 현실에서, 여자이기보다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더구나 여배우는, 자신의 모든 걸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삶은 쉽지 않죠. 화려하기보다는 힘들고, 혼자 시간을 견뎌내야 하고, 굉장히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사회가 '외로움도 타느냐?'고 묻자 강수연은 "굉장히 외롭다"며 "배우는 감성적인 사람이라 특히 외로움을 더 많이 타는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번엔 전도연에게 화살을 돌렸다.

- 전도연씨는 결혼 후 요즘은 외롭지 않으시다구요?
전도연 = "저도 외로워요. 같이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면 더 외롭지 않아요?"

관객은 야릇한 환호 소리로 화답했다. 사회가 "내일 이상한 기사가 뜰 수도 있겠다"며 '전도연, 결혼하면 더 외롭다'라는 예상 기사제목까지 얘기하자 아직 혼자인 강수연은 "나도 같이 있으면서 외로워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이어지는 기사제목. '강수연, 가을 탄다?' 강수연이 바로 받았다. "전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타요." 객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 강수연씨는 영화제작이나 영화감독을 해볼 생각은 없으세요?
강수연 =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정말 무능해서 못해요, 하고는 싶지만. 저는 비즈니스 마인드 없어요. 또 영화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특히 한국 영화감독은 해외 영화감독보다 20배 30배 일을 해야 하거든요. 저는 그렇게 힘든 건 못 견뎌요. 앞으로 할 생각이 없어요. (한다면) 아마 분명히 망할 거예요.(웃음)"

전도연 "(칸에서) 기죽고 싶지 않았어요"

강수연의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 연도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강수연은 "너무 오래돼 잘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강수연이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건 1987년이었다.

 강수연-전도연이 국제영화제 수상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강수연-전도연이 국제영화제 수상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 최윤석


- 그때 얘기를 좀 들려주시죠.
강수연 = "정말 그랬어요. 다들 한국엔 무슨 영화가 있니, 북한에서 왔니 남한에서 왔니. 너네도 자국영화를 만드니 하고 물었죠. 한국영화에 대해 너무너무 몰랐어요. 대중적으로 한국영화에 대해 전무한 상태였죠."

그리고는 "저 이전에 선배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제가 상을 탈 수 있었고, 또 이후 계속 노력이 이어져 전도연씨가 상을 타고, 이렇듯 우리 영화 역사가 이어졌기 때문에 오늘날 한류가 있는 거지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전도연씨는 상 받을 때 어땠나요? 한국영화에 대한 대접이 달라진 걸 피부로 느꼈나요?
전도연 = "저는 (해외) 영화제가 처음이었어요. 사실은 많이 놀랐어요.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많고…. 아직은 배우보다는 감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요. 선배님 말씀처럼 계속 선배님들이 해오신 게 있기에 제가 있는 것 같고, 또 제가 있기에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많아질 것 같아요."

- 시상식 때 떨었나요?
전도연 = "많이 떨었는데 기죽고 싶지 않았어요. 그 사람들은 저를 모르고, 한국기자들에게 저에 대해 묻고 했거든요. 그 사람들에게서 '어디서 나타난 애지?' 그런 시선이 느껴지니까 더 기죽으면 안 돼, 당당해져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강수연이 전도연의 말을 받았다. "중계를 보며 전도연씨가 단상을 올라가는데 눈물이 났어요. 마치 내가 상을 타는 것처럼 울컥했죠. 너무너무 좋았어요."

강수연 "배우는 매번 다시 시작하는 직업"

이제는 정말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오동진 기자는 행사 전 관객들의 질문이 없어 분위기가 썰렁해질 것을 염려했지만, 기우였다. 객석에 질문순서가 돌아오자 여기저기서 "저요!" "여기요!"를 외쳤다. 그만큼 그들은 스타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특히, 질문 관객의 대부분은 영화연극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었다.

전도연의 꿈 "무언가 열심히 하다보면 그 중에 하나가 꿈이 되지 않을까요?"

▲ 전도연의 꿈 "무언가 열심히 하다보면 그 중에 하나가 꿈이 되지 않을까요?" ⓒ 최윤석

- 연극영화학과 전공학생입니다. 두 분을 보면 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데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수연 = "연기자나, 모든 영화인들은 한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거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끝이 아니에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요. 제 꿈은 좋은 연기자가 되는 거예요. 정말 나이 먹어서 내 인생의 작품을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만 있다면 연기자로서 성공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하는 것, 한 작품 끝나면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 연기자는 그 어떤 직업보다 치열하고 냉정하고,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직업 같아요."

전도연은 "선배님 생각과 같다"며 슬쩍 묻어갔다. "저 역시 계속 좋은 영화를 만들어가는 게 꿈이에요. 큰 상도 그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한 대학생이 일어나 또 다시 꿈 얘기를 물었다. '두 분 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20대 때 이루고자 했던 꿈은 무엇이었는지? 또 20대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그러자 강수연이 "마음은 20대인데…"라며 웃었다.

전도연 = "10대 때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꿈이 아니었어요. 그냥,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 그게 꿈이 되고 내가 살아가는 길이 되는 것 같아요. 20대 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중에 하나가 나의 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강수연 = "꿈이 있어야 해요. 꿈은 항상 가지지 못할 만큼 크게 꾸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목표가 없으면 열심히 달려가야 할 길이 없는 거예요. 죽는 날까지 목표의 끝에 도달하지 못하는 게 사람 아닌가요? 꿈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하는 것 자체가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전도연 누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인데요, 감명 깊게 본 영화와 그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강수연=  "너무 많죠. 영화는 장르별로 취향별로 나눌 수 없는 분야예요. 그날 기분에 따라, 이슈에 따라, 패션에 따라 변할 수 있거든요. 그만큼 무한대예요. 그래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기가 쉽지 않아요.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이 많이 오신 듯한데, 제 경험으론, 영화 많이 보세요. 영화를 하기 위해선 그것보다 좋은 공부는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어느 것보다 빠르고 재밌는 학습방법이에요."
전도연 = "저도 그때그때 달라요(웃음). 선배님 말씀처럼 영화 많이 보는 게 좋고, 글쎄요… 저는 고전영화를 안 봤는데, <뜨거운 것이 좋아>란 영화를 보고 그 이상을 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저는 꼽으라면, <뜨거운 것이 좋아>인 것 같아요."

정말 친하세요? 강수연-전도연이 오프토크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정말 친하세요? 강수연-전도연이 오프토크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최윤석

한 남학생이 일어나 씩씩한 경상도 사투리로 "전도연 누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밀양> 촬영 이전에 밀양 도시의 느낌은 어땠습니까?"라고 물었다. 전도연이 남학생을 보며 "제가 누나 맞아요?"라고 되물었다. 모두 폭소!

전도연 "저도 똑같은 것 같아요. 신애(<밀양>에서 전도연의 극중 배역이름)가 겪었던 낯선 느낌이나… 밀양에 대한 개인적인 이미지는 따듯하고, 정도 많고, 특별히 뭔가 뽑을 만큼 특별한 건 없지만 아주 소소한 것에… 음… 정감이 있는 곳인 것 같아요."

이번에도 한 남학생이 일어나 "누나!"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다시 폭소. 그러고는 이번 영화제에서 1편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사회가 "275편 가운데 1편을 추천해달라고요? 마이크 뺏어!(웃음)"라며 질문을 수습했다.

강수연 = "영화는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얘기하기 힘들어요. 개인적으론, 영화제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거든요, 그런 걸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단편영화나 아시아 다른 나라 영화 같은 건 극장에서 볼 수 없잖아요. 평소에 접할 수 없는 영화들을 충분히 보셨으면 좋겠어요."

전도연이 또 묻어갔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특유의 찡긋거리는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강수연 "나이 들어 <집으로>의 할머니 같은 배우가 되는 게 꿈"

목소리만이라도... 오픈토크 행사장 주변을 관객이 가득 메우고 있다.

▲ 목소리만이라도... 오픈토크 행사장 주변을 관객이 가득 메우고 있다. ⓒ 최윤석


- 시니리오를 고르실 때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전도연 = "되게 많은데 사실 굉장히 단순해요. 제가 맡을 배역보다 시나리오 내용, 줄거리를 가장 우선적으로 봐요. 그 내용이 좋으면 그때부터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이는 것 같아요."

강수연 = "시나리오에 구분은 없어요. 호러물든 에로물이든 역사물이 됐든. 어떤 스토리냐 어떤 내용이냐도 문제 삼을 수 없어요, 작가 의도대로 끝까지 써졌다면…. 처음 읽었을 때 내가 얼마만큼 감동하고 공감할 수 있느냐가 우선이에요. 저는 영화는 시나리오보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이 만나 영화가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해요. 어떤 작가, 어떤 감독, 어떤 배우, 어떤 스태프, 어떤 배급회사인지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예요."

사회가 "그래서 영화를 휴먼비즈니스라고 하죠"라고 거들었다.

- 배우로서 슬럼프를 겪을 때 극복하는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또 여배우로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가요?
강수연 = "배우들이 슬럼프 많이 겪을 거예요. 관객의 반응, 영화적 완성도, 일에 대한 만족도 차이 크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에도 자주 슬럼프 겪어요. 그런데 방법이 없어요. 그냥 겪어내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겪어내는 힘은 자기 일에 대한 희망, 그게 근원적인 에너지가 아닐까요? 또 영화를 선택할 때 내 캐릭터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의 전체적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악역이라도 상관없어요. 캐릭터로 고민해본 적 없어요."

마지막 질문자는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 독립영화를 찍고 있는 학생'이었다. 그는 '무명생활, 신인시절의 되고 싶었던 배우와 지금 되고 싶은 배우에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강수연 = "배우를 하신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파요. 정말 힘들어요. 만만하지도 녹녹하지도 않답니다. 저는 굉장히 어려서 배우를 시작했어요. 그때 시작할 때는 제 의지가 있었기보다, 꿈보다는 타의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왔는데… (나이에 따라) 어떤 연기자가 되겠다, 그런 거는 정말 나눌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분명 배우가 나이가 먹어가고 관록이 쌓이면서 그 부분의 몫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고는 "앞으로의 꿈은 있어요"고 말했다. "정말 70살 됐을 때, 한국영화를 예로 들면, <집으로> 같은 영화 찍어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할머니 같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전도연이 옆에서 역시 "저두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전도연 = "선배님 옆에 앉아 얘기하는 건 생각할 수 없었던 자리였는데 즐거웠어요. 선배님이 말씀하신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열심히 사세요."

6시 55분, 날이 조금 어둑해졌다. 관객으로선 아쉽지만 사랑하는 두 '별'을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었다. 사회를 맡았던 오동진 기자가 마지막 인사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참 진부한 표현입니다만 정말 아름다운 밤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전도연 오픈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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