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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추석날(25일) 처가에 가려고 아내와 딸이 탄 차를 몰고 광주에서 출발하여 88고속도로를 타고 순창 나들목으로 나갔습니다. 원래 처가가 익산이기 때문에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야만 하는데 뉴스에 보니까 호남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꾀를 낸 것입니다. 순창에서 전주로 나가서 익산으로 가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순창을 넘어 회문산 휴양림 입구를 넘어가니 2차선의 전주 방향 차가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다가 서기를 반복한 것이지요. 아마 임실에 있는 경찰 묘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그런데 차가 가끔 덜컥거리는 것을 느꼈답니다. 막히는 길에서 서서히 가니 조금 가다가 덜컥, 또 조금 가다가 덜컥거리는 것입니다.

오래된 차여서 이제 차가 조금 덜컥거리나 보다 하고 그냥 차를 몰았답니다. 경찰 묘지 입구를 지나자 찻길이 열려서 달렸습니다. 달릴 때에는 덜컥거리는 것을 느끼지 못했고요. 다시 섬진강댐 있는 오르막길에서 정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차가 서서히 가자 또 덜컥거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가다가 임실에서 전주 간 버스 전용도로에 접어들었습니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 길입니다. 1차선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속도도 시속 90km까지 올라갔습니다. 이제는 시원스럽게 뚫린 길에서 차가 잘 빠져 갔습니다. 한참을 달렸습니다.

오래 된 타이어를 장착하여 주행 중 파열된 바퀴
▲ 파열된 타이어 오래 된 타이어를 장착하여 주행 중 파열된 바퀴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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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차가 갑자기 부르르 떨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차에 이상이 있는가보다 하고 아내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차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앞 오른쪽이 기울기 시작하더니 쇳소리를 냈습니다.

앗, 절박한 순간이었습니다. 옆 차선에 달려가던 승합차로 차가 기우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운전대를 꽉 잡았습니다. 옆 승합차와 부딪히지 않고 아슬아슬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옆 승합차도 움찔하더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아내가 급하게 비상등을 켰습니다.

비상등을 켜고 앞으로 나아가다 조금씩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리고 밟았다가 놓았습니다. 뒤에 따라오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2차선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갓길에 차를 멈추었습니다.

앞바퀴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겉에 바퀴 겉을 감싸는 고무가 한 줄기 벗겨져 튀겨 나가 있었습니다. 하얀 철사들이 촘촘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우리는 무사했습니다.

오래 된 타이어를 장착하여 주행 중 파열된 타이어
▲ 파열된 타이어 오래 된 타이어를 장착하여 주행 중 파열된 타이어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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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에 세워놓고 자동차보험회사에 전화를 하였습니다.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해 주라는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한 것입니다. 30여 분이 지나서 전주에서 긴급출동차가 도착했습니다. 출동한 조성호 기사님은 타이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이 다치지 않고 무사한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전후의 사정을 다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타이어가 파열이 되는 순간에 운전대를 꽉 붙잡고 끝까지 갔다고 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잘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만일 그 순간에 브레이크를 밟으셨다면 터진 바퀴를 중심으로 확 돌아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전복이 되어 버립니다. 차가 전복되면서 중앙분리대를 넘어갔을 것입니다. 지나가는 차가 있었다면 그 차와 충돌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형사고가 됐을 것입니다. 손님께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살아나신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구사일생하신 것을 보니 복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출동한 조 기사님은 타이어를 보고 너무 오래된 타이어라는 것입니다. 너무 오래된 타이어라는 말에 '아'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사실인즉 얼마 전에 네 개의 타이어를 교체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앞바퀴 오른쪽 타이어 옆구리가 무엇에 찢기어 패였습니다. 할 수 없어서 그 타이어를 빼고 예비 타이어를 그곳에 장착했습니다. 그런데 그 예비타이어는 차를 구입할 때 넣어 둔 타이어였습니다. 그러니까 10년이 지난 타이어였습니다.

곧 타이어를 갈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예비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망각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참 동안이나 오래된 이 타이어를 장착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타이어가 파열되면서 큰 화를 입을 뻔했던 것입니다.

아내는 숨도 쉬지 못한 모양입니다. "당신 운전 잘했어요"하면서 내 손을 잡은 손이 너무 뜨거웠습니다. 몹시 불안하여 온몸에 열이 난 것입니다. 뒷좌석의 딸은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무덤덤합니다.

출동한 조 기사님 덕분에 타이어는 교체했는데 더욱 불안해지는 것입니다. 바로 옆구리가 패인 예비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대단히 걱정을 하면서 아주 조심조심 가시다가 전주에 들어가면 곧바로 타이어를 교체하라는 신신당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추석날 타이어 가게가 문을 연 곳이 한 곳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익산까지 갔습니다. 가는 길목의 모든 타이어 가게는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처가에 가니 모두 야단입니다. 구사일생이라는 것입니다.

9월 23일 추석을 맞아 선운사 꽃무릇을 찾아 나선 우리 가족. 가운데 대학에 다니는 딸과 양 옆에 저와 집사람이고 사진을 찍은 사람은 군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입니다.
▲ 우리 가족 9월 23일 추석을 맞아 선운사 꽃무릇을 찾아 나선 우리 가족. 가운데 대학에 다니는 딸과 양 옆에 저와 집사람이고 사진을 찍은 사람은 군에서 휴가를 나온 아들입니다.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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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앞서서 다음날(26일) 오전에 익산 시내를 돌았습니다. 하지만 타이어 가게는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익산에서 광주까지 가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조심조심 차를 몰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등짝에는 식은땀까지 흘렀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은 더욱 앞섰던 것입니다.

무사히 광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꼼짝도 못하고 오후 내내 잠을 잤습니다. 부모님께는 무사히 잘 다녀왔다는 전화만 드렸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간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무사하게 광주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안심이 된 모양입니다.

27일 타이어 서비스 센터에 갔습니다. 서비스 센터 오택용 소장은 찢어진 타이어를 보자 깜짝 놀랍니다. 이렇게 타이어가 찢어진 것을 보니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걱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 전후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래된 타이어 구별하는 방법도 알려 주었습니다.

타이어를 보면 'DOT H2J9 YAJ1 (1605)'라고 표시된 부분이 있는데, '1605'라는 숫자는 뒤의 두 자 즉 05는 년도를 나타내 2005년이 되고, 앞의 두 자 16은 16주에 생산되었다는  표시랍니다. 이 타이어는 파열된 타이어가 아닙니다.
▲ 타이어 생산 연도 표시 타이어를 보면 'DOT H2J9 YAJ1 (1605)'라고 표시된 부분이 있는데, '1605'라는 숫자는 뒤의 두 자 즉 05는 년도를 나타내 2005년이 되고, 앞의 두 자 16은 16주에 생산되었다는 표시랍니다. 이 타이어는 파열된 타이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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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타이어를 구별하는 방법은 타이어를 보면 옆에 'DOT H2J9 YAJ1 (1605)'이란 글씨를 보면 이 타이어는 2005년 16주에 생산한 타이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이어를 보면 그곳을 보고 언제 생산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4년 이상이 된 타이어는 그 안정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타이어는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차일수록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더욱 소중한 것은 운행 중에 타이어가 파열되었을 때는 절대로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운전대를 꽉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번 추석이야말로 우리 가족에게는 아주 특별한 추석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우리 가족의 특별한 추석 풍경' 응모의 글입니다.



태그:#타이어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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