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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당 경선을 지켜보면서 가장 불편한 장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 명(정동영, 손학규, 이해찬)의 후보들이 한결같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후보가 자신뿐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왜 그럴까? 신당 경선을 지켜보는 다른 국민들은 세 후보가 유일하게 한 목소리로 합창(?)하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주 짧지만 유일하게 세 후보 모두에게서 들을 수 있는 이 화목한(?) 말에 이의를 제기한다.

 

오직 이기는 게 목적인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오직 이기기 위해 창당했던가?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지 않았던가? '아래에서 위로' 자연스레(?) 흐르는 시민정치, '옆에서 옆으로' 서로서로 전하는 열린정치를 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2007대선을 앞둔 지금, 우리 국민이 원하는 시민정치, 열린정치를 어떻게든 다시 회복하는 것이 신당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던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 정권 재창출이라는 말이야 정치인들에게는 중요한 구호이겠지만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시민정치, 열린정치라는 구호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후보 개인의 정책 이전에 당 정책을 얘기한 적이 있던가?

 

오랜 시간 신당 자체에 불만이 많았던 터라 신당 정책이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후보들마다 제각각 자격 운운하며 티격태격 하는 것을 보자니 애초부터 잘못된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신당을 보면,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어딜가나 눈치 받으니 부랴부랴 '신당(新黨)'부터 만들어놓고 이제서야 '대통합'을 갖다 붙인 꼴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신당 관계자들은 '우리 대통합민주신당의 제일 목표는 이것입니다'라고 당의 궁극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문득, 아니 언제부턴가 이런 생각을 하고보니 신당의 공식 정책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했듯이 오랜 기간 신당 자체에 불만이 많아서 나 혼자 미처 듣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생각컨대 그런 것 같지 않다. 후보들마다 다른 얘기를 하고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내가 유일한 이명박 대항마다'라는 식의 구호 아닌 구호 뿐이다.

 

신당의 ID(Identity)는 무엇인가?

 

도대체 신당에는 지금 경선에 나온 세 후보만 있나? 대선 끝나면 신당은 다시 해체하는가? 정말 지금부터라도 '신당 기본정책은 이것입니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고 모든 후보에게 전달하여 적어도 같은 대의 아래 서로 다른 실천 방안을 내놓게 할 수는 없을까?

 

같은 당에 있는 사람은 무언가 공유하는 당 정책이 있어서 '우리 당의 궁극적인 존재 목적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실천하겠다'고 말하며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주장을 할 때, 설득력있는 주장이 되지 않을까? 민주정부 3기 달성하겠다고 다들 외치지만 그 정도 외침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매니페스토 운동과 같은 의미있는 운동이 지금 신당에 필요하다.

 

같은 대의 아래 서로 다른 실천 방안으로 승부하는 것이 5년 전 경선 때부터 장기적 안목으로 원했던 것이었다고 믿고 싶다. 열린우리당도 대통합민주신당도 이름은 참 좋다. 그리 나쁘지 않은 이름들이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신당이 나아갈 방향을 공유할 수 있는 신당 만의 고유한 정책이다. ID 없는 신당은 지금 당장 ID(Identity)를 만들라!

덧붙이는 글 | 정당정책아래 분별 가능한 경선을 치루는 모범적 경선방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태그:#대통합민주신당, #정당정책, #매니페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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