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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3일 오후 3시 30분]
 
 문화일보는 9월 13일자에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이 여러장 발견됐다며 이를 입수에 3면에 게재했다.
 
지은 죄에 상응하는 망신을 주자는 것인가? 중세 마녀사냥의 재현인가?
 
13일 오후 <문화일보>를 받아본 독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지속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적나라한 누드 사진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性(성)로비도 처벌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3면 기사 중단에 실린 신씨의 정·후면 누드 사진 아래에는 '신정아씨가 책들이 꽂혀 있는 욕실 앞에서 누드로 서있다'는 설명이 적혀있을 뿐 저작권자 표시가 없어 출처에 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주요 부위를 검게 처리하긴 했지만 기사와의 연관성이 커 보이지 않는 이 사진은 언론의 선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게다가 "몸에 내의 자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내의를 벗은 지 한참 후에 찍은 사진인 것 같다"는 사진전문가의 코멘트와 이 사진이 "신씨가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각계의 원로급 또는 고위급 인사들에게 성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물증"이라는 미술계 인사의 추측성 발언까지 더해져 선정성 논란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직 범죄사실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아니 설혹 확인됐다 하더라도 한 개인의 사생활을 대중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키는 게 올바른 행위인가라는 물음도 이어진다. 벌써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선 "무한경쟁의 신문시장이 말초적 자극으로 갈 데까지 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오후 2시 8분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는 '문화일보'라는 단어가 올라있다. 특정 신문의 제호가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문화일보의 인터넷 홈페이지 또한 방문자 폭증 탓인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 일각에선 "한국사회의 집단관음증이 재발했다"고 푸념한다.
 
신씨 관련 보도의 선정성은 비단 13일 문화일보 기사에서만 보여지는 게 아니다. 그간 신씨의 행적을 다룬 신문과 방송은 어느 매체 할 것 없이 '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표현과 제목을 사용해왔다.
 
"변양균과 신정아의 관계는 거의 동거 수준" "신정아-변양균, '부적절한 관계' 결정적 물증 은밀한 그림?" "신정아-변양균, 돈을 물 쓰듯…" 등 그 예는 낱낱이 열거하기 벅찰 정도로 많다.
 
옛날 중국엔 묵형(墨刑)이란 형벌이 있었다. 죄인의 이마에 먹줄로 문신을 새겨 넣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던 일종의 '명예박탈 형벌'이다. 마녀사냥의 광풍이 유럽을 휩쓸던 16세기, 마녀로 지목된 여성은 벌거벗긴 채 고문을 받아야했고, 화형에 처해질 때 역시 옷을 입지 못했다. 인간의 수치심을 극단적으로 유린한 그 행위는 두고두고 역사적 비판을 받았다.
 
신정아를 두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3일자 문화일보를 포함한 몇몇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태도엔 분명 '묵형'과 '마녀사냥'의 음습한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한편, 문화일보는 이 기사에서 '신씨가 문화계 인사들과 부적절한 관계 후 이익을 얻었다고 해도 성 로비를 받은 쪽은 배임죄 등이 문제될 수 있지만 신씨에 대해선 처벌이 곤란하다'고 썼다.
 
이에 덧붙여 "성 로비가 있었더라도 어느 한쪽이 '대가를 바란 게 아니라 사랑했기 때문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면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대가 없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한 변호사의 견해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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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등의 저자. 경북매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