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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상남동 한 건물의 모습으로, 이 건물 안에는 노래방과 룸, 빠, 모텔이 수두룩하게 들어서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창원시 상남동 한 건물의 모습으로, 이 건물 안에는 노래방과 룸, 빠, 모텔이 수두룩하게 들어서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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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횟집)-노래방(롬싸롱․빠․술집․안마시술소․다방)-모텔.

상업지구인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 있는 거의 대부분 빌딩들은 이런 구조다. 대개 1~2층은 먹는 집이고, 3~5층(11층)은 술 마시거나 노래 부르는 곳이며, 그 윗 층은 잠자는 방이다.

창원시 상남동은 원래 5일장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지금은 산업형 성매매단지로 더 알려져 있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다.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신종 성매매 업소가 더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갑순 창원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이 오랜 연구 끝에 이곳의 산업형 성매매 실태를 고발한다.

최 소장은 12일 오후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열리는 “올바른 성문화 정착과 반성매매를 위한 토론회”에서 “창원 상남상업지구 산업형 성매매 실태조사와 근절을 위한 대안 모색”에 대해 발제할 예정이다.

최 소장은 “행정에서 재래시장을 살린다는 이유로 대규모 상가의 건설 허가가 가능해져 대단위 모텔이 건설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어, 1·2·3차 성매매가 한 지역 내, 한 건물 안에서 가능한 특이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면서 “애초 목적한 재래시장 활성화는 우뚝 솟은 모텔들과 현란한 간판 속에 묻혀 그 명맥만 이어가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

신고된 유흥·단란주점, 이용·숙박업만 총 576곳

상담소는 창원시 위생과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활동가들이 현장 확인을 거쳐 실태를 파악했다. 행정관청에 등록된 업소는 유흥주점 458곳, 단란주점 37곳, 이용업 19곳, 숙박업 62곳 등 총 576곳이었다. 상담소는 출장마사지 2곳과 안마시술소 6곳, 토킹샵(대딸방) 2곳을 추가로 조사했다.

이 가운데 유흥주점 업소 5%를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 조사를 했더니, 대개 룸을 많이 구비하고 있으며 각 룸의 대실료는 1시간당 2~3만원 정도였다. 각 테이블당 가격은 시간과 관계없이 7~8만원 정도 받는데, 2시간이 넘으면 정리하는 분위기. 2차(성매매)는 15~23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는데 미스와 미시를 구분하고 있었다.

‘룸’이나 ‘바’로 이루어진 단란주점은 간판이나 명함에서 ‘술 마시는 노래방’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술값이나 2차 비용은 일반 노래방과 비슷하다는 것.

조사 결과 상남동에는 여인숙이나 여관 형태는 없었다. 10여년 전부터 건물이 건립될 때부터 대부분 모텔을 만들었다. 최 소장은 “조사할 때 모든 업소에서는 2차(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없다고 했다”면서 “이는 실제로 성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보다는 모텔 자체적으로 성매매 여성을 고용하지 않고 유흥주점 등에서 이곳으로 2차하러 오기 때문인 것”이라고 풀이.

창원시 상남동 거리 모습(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창원시 상남동 거리 모습(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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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업소에서는 성매매

출장마사지도 성업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들 업소는 간판은 드러나지 않고 자동차나 엘리베이터 등에 명함 크기의 홍보전단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대개 개인 집이나 모텔 등 다양했다.

최 소장은 “모텔에서 출장마사지를 부를 경우 2차 가능성은 100%”라며 “마사지 업소는 ‘자유업’이기에 창원시를 통해 조사된 자료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마시술소에 대해, 최 소장은 “거의 모든 업소를 전수 조사했는데, 남성 활동가가 업소를 방문하여 카운터에서 흥정을 하는 형태로 성매매 여부를 확인하고, 영업 형태와 종사 여성수를 확인했다”면서 “종사 여성수는 최소 4명에서 12명까지 고용하고 있으며 2차 비용은 16~17만원 정도였다”고 설명.

남성 활동가가 업소를 방문하여 흥정하는 형태로 성매매 여부와 종사 여성 수를 조사했는데, 이용원은 “여성수는 2~4명 정도이고 성매매 비용은 6~7만원 정도”였고, 대딸방은 “성매매 비용은 6만원 정도이고 여성수는 4~7명 정도였다”는 것.

최갑순 소장은 “조사된 자료를 토대로 파악할 때 모텔을 제외한 모든 업소에서 거의 100%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성매매 형태도 중간 알선책인 보도방을 끼고서 지능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강조.

최 소장은 “성매매가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모든 업소(보도방 제외)는 576곳이었는데 실제 조사를 통해 볼 때 그 규모는 훨씬 더 넘어 선다”면서 “하지만 창원시를 통해 확인된 자료나 답변에서는 성매매가 일언는 업소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상남동의 한 건물로, 이 건물 안에는 노래방이 4개나 들어서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창원시 상남동의 한 건물로, 이 건물 안에는 노래방이 4개나 들어서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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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대책은?

최갑순 소장은 산업형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우선 “성상품화와 성구매의 일상성을 차단해야 하고, 인권의 생활화와 일상적인 인권의식의 교육․확산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최 소장은 ‘양성평등의식의 확산’과 ‘단속과 처벌 강화’, ‘재유입 차단을 위한 자활장치 보완’, ‘시민운동을 통한 사회운동’, ‘일반적인 상거래를 의미하는 성매매라는 용어의 수정’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성매매 관련 형사 판결의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 발제하는 손명숙 변호사는 “성매매의 경우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남발하고, 청소년을 고용하는 문제가 있으며, 성매매 불법 수익에 대한 몰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성매매는 하루아침에 근절시키기 어려운 오래된 범죄이고, 점점 산업화되고, 은밀하게 범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의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단속과 처벌, 행정처분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설명.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상훈 마산MBC 기자와 김영순 성매매여성인권지원센터(힘내) 소장도 발제할 예정이다.


태그:#성매매, #창원시 상남동, #경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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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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