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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의원 중 66%가 ‘국정감사우수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체 구성원 중 절반 이상이 ‘우수의원’이 된 것이다. <여의도통신>의 집계 결과 17대 국회가 개원한 2004년 국정감사부터 지난해 국정감사까지 시민단체 국정감사모니터단과 언론사 등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한 의원은 총 198명이었다. 일부에서는 우수의원 선정방식의 객관성ㆍ공정성ㆍ실효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의도통신>이 국감우수의원 선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66%가 우수의원이라는 통계가 나왔다(표 참조). 총 5회 이상 우수의원에 선정된 의원은 총 14명이다. 우수의원에 1회~4회 선정된 의원은 총 184명이다. 우수의원을 포함해 우수위원회 위원장, 모범의원 등으로 선정된 의원도 포함한 수치다.


“평가자를 평가해야 할 판”

 

우수의원이 난립하다 보니 국회 내부에서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ㄱ보좌관은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분 몇 초 동안 발언했는지가 선정 기준”이라며 “말꼬리 잡기식으로 10분~20분 동안 싸워 시간을 늘리면 우수의원이 된다”고 말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다른 ㄴ보좌관은 “심지어 로비를 하면 우수의원에 선정된다는 소문도 있다”며 “평가를 하려면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평가 단체들이 제시하는 기준은 너무 자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ㄴ보좌관은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평가 단체를 평가해야 한다는 공감대까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가 단체들에 대한 국회 보좌진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NGO단체 중에서 국정감사를 모니터하는 곳은 두 곳이다. 270개 시민단체가 모여 1999년부터 모니터한 국정감사NGO모니터단(NGO모니터단)이 대표적이다. NGO모니터단은 ▲출석·자리뜨기·국회의원 품격 체크 등 성실국감 ▲질의내용·보도자료의 충실성, 언론보도 내용 우수 등 정책질의 우수 ▲동료 의원, 보좌진, 전문가 추천 및 자평 등을 기준으로 우수의원 점수를 내고 있다.

 

NGO 단체 중 뒤늦게 국감 모니터를 시작한 단체도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대학생 1백여명이 출결상황, 지각, 이석, 감사 태도, 보도자료 배포, 언론보도 건수 등을 종합한 정량평가 ▲15인 심사위원단의 대안 실효성, 구체성, 중요성 평가, ▲의원과 보좌진, 입법조사관에게 발송한 다면평가서 회신 내용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ㄴ보좌관은 “평가 점수가 몇 점인지 등 구체적인 자료 없이 ‘우수의원’만 발표하는 형식”이라며 “한 의원실은 우수의원 노하우로 질의내용·보도자료 등도 평가단체에 잘 전해주면 된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NGO모니터단의 실무를 맡고 있는 홍금애 법률소비자연맹 실장은 “모니터단의 고압적인 자세는 옛날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점수 공개 요구에 대해 홍 실장은 “시상식에서 점수를 공개하는 곳은 없다”며 앞으로도 공개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오준석 바른사회 팀장은 정량평가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에 대해 “15명의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이어 “전국에서 진행되는 국감 현장을 전부 모니터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지적해도 한 쪽 의견만 모니터 되는 등 주관적인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모니터 자체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모니터에 앞서 밝힌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언론의 ‘우수의원’은 광고성?

 

국감 우수의원을 평가하는 한 축은 언론사다. 언론은 ‘국감 인물’ 혹은 ‘국감 오늘의 베스트’식의 의원평가를 지면에 소개한다. 하루에 두 명이 선정될 때도 있고, 한 명이 선정될 때도 있다. ‘오늘의 국감 인물’이 한명도 없는 날도 있다.

 

언론의 국정감사 보도에 대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 부장은 “매일 국감 인물을 선정하는 식의 보도는 선정 기준을 찾기 힘들다”며 “의원들의 ‘로비’로 기사가 쓰여졌다고 의심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기사 내용 역시 특별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부장은 “어떤 의원이 기사 주인공이 된다고 해도 될 정도의 칭찬 수준이었다”며 “국회의원 홍보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언론의 바람직한 국정감사 보도에 대해 김 부장은 2004년 경향신문 보도를 꼽았다. 경향신문은 당시 국정감사를 받은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지자체 등 피감기관 간부 430명을 대상으로 ‘베스트 5’ 의원을 선정했다.

 

김 부장은 “선정기준이 뚜렷하고 전문가의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며 “다만 언론이 국정감사를 다시 한 번 감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일 꼼꼼히 평가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보고서 ‘우수의원’ 통계 부풀려

 

물론 본지가 통계에 포함하지 않은 시상단체들도 있다. 주제별로 해당 상임위만 모니터하는 단체와 언론기관이다. 지역 언론은 지역구 의원의 활동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우수의원’의 ‘춘추전국시대’다.

 

너도 나도 우수의원이 되는 이유는 또 있다. 국회의원들의 우수의원 부풀리기 때문이다. 김영덕 한나라당 의원은 2005년과 2006년에 낸 의정보고서에 각각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같은 자료를 연도 구분 없이 크기만 달리해 두 번 사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의정보고서에서 우수의원 3관왕을 석권했다고 적었다. 수여단체는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소속 정당,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다. 그러나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우수의원은 중간평가에서 선정됐지만 최종 ‘우수의원’에 속하지는 않았다.

 

국정감사 우수의원 경향성 보여

 

<여의도통신>이 집계하지 않은 국감 우수의원 결과 역시 국감 우수의원에 한 번 이상 선정된 의원들이 중복해 선정되는 경향이 있다. 우수의원이 난립하는 중에도 경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외적으로 한 번도 우수의원에 선정되지 못했던 최규성 의원만이 2006년 한국농업경영인연협회가 선정한 우수의원 상을 받아 ‘0표’를 지웠다.

 

임기 동안 가장 많은 우수의원 상을 받은 의원은 심상정, 최순영 의원(이상 민주노동당)과 이낙연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었다. 심 의원은 국회 전반기에 집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 의원과 이낙연 의원은 국감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내 해마다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김유리 기자 grass100@ytongsin.com

 

‘국감우수의원’ 통계 어떻게 냈나?

국정감사 우수의원 통계는 크게 시민단체와 언론사의 ‘우수의원’(유사명칭: 국감인물?오늘의 베스트 등) 선정을 기초로 했다. 시민단체의 자료는 두 곳에서 추출했다. 우선 국정감사 모니터를 가장 처음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국정감사NGO모니터단(NGO모니터단)이 17대 국회 원년인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상했던 자료를 포함시켰다.

 

NGO모니터단보다 뒤늦게 국정감사를 시작한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 자료도 포함시켰다. 일부 의원은 자신의 의정 보고서에서 바른사회 쪽으로부터 2004년 국감우수의원으로 뽑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른사회는 2005년부터 자료를 제공했다. 우리는 주최 측인 바른사회 자료를 더 중요하게 취급했다.

 

10대 중앙일간지의 우수의원 선정도 통계 자료로 활용했다. 국내 10대 일간지(조선ㆍ중앙ㆍ동아ㆍ한겨레ㆍ경향ㆍ한국ㆍ내일ㆍ국민ㆍ문화ㆍ서울)가 기준이다. 시민단체 기준과 같은 방식으로 2004년부터 2005년, 2006년까지 진행된 국감 기사를 살펴봤다. 언론사가 하루에 한 명씩 선정하는 ‘우수의원’ 등의 자료를 기초로 했다. 언론사의 경우에는 매일 혹은 주기적 규칙성이 없었지만 포함시켰다. 하루치에 2명 이상이 선정된 경우는 각각 1표로 계산했다.

 

그러나 단발성 기사에서 선정된 의원들은 포함하지 않았다. 단 언론사가 설문을 통해 ‘우수의원’을 선정(2004년 경향신문)했거나 외부기관과 평가절차를 거친 경우(2004년 문화일보)에는 자료로 채택했다. 각 언론사의 중간평가 결과는 제외했다.

 

각 의원실이 배포한 ‘의정보고서’도 참고했다. 내용의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각 의원실에 우수의원 선정 내역을 확인하는 전화도 잊지 않았다.

 


태그:#여의도통신, #국회의원,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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