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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007 대선, '아름다운 선택'으로의 초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대선은 나라의 운명뿐 아니라 개인의 운명도 바꿔놓는다. 2007 대선 공간에서도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이 있다. 대권주자에서 평범한 유권자에 이르기까지. 그들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련다. 때론 세상이 '실패한 선택'으로 규정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곳 어느 한 켠에 있을 아름다운 도전, 아름다운 고뇌를 찾아내보련다. 그 과정에서 2007 대선의 시대정신을 추려담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이 글은 그 아홉번째다. [편집자말]
“어떤 사람은 나한테 협박하다시피 한다. 대선에서 뭔가 해야지 지금 뭐하고 있냐고. 지난 5월경이었나? 문국현 사장도 나에게 대선에 출마하라고 권유했었다.”

박원순 변호사(52세).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는 누구인가? 이런 조사를 하면 그는 언제나 1위에 꼽힌다. 요즘의 그의 공식 타이틀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다. 스스로 “내 직업은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고 말한다.

박원순 변호사를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원순 변호사를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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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순 그와 한 호텔방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 적이 있다. 피스&그린보트(환경재단 주최)를 함께 타기 위해 도쿄에서 하루 머물 때였다. 그때 나는 박원순 변호사의 진면목 중 하나를 재확인했다. 그는 나보다 더 한 기자였다. 나는 피곤에 지쳐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는데, 박 변호사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노트북을 꺼내 하룻동안 ‘취재’한 것을 꼼꼼히 정리했다.

그의 정리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다가,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지금 희망제작소에서 희망을 제작하고 계시는데, 이번 대선에서 변호사님이 뭐 좀 하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똑같은 질문을 지난 주말 안국동의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을 때 던졌다. 이날 한 시간여 계속된 인터뷰에서 그가 했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대통령이 아니라도 나는 할 일이 너무 많다. 대선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대선 후에도 얼마든지 할 일이 많다. 왜 대선 때에만 노사모 같은 것이 생기나. 왜 대선이 되어서야 문국현 지지 모임이 생기나.”

그는 대선에 들떠 있는 사람들과 사뭇 달랐다. 그의 희망 제작 방식은, 그의 오랜 시민운동 동료인 문국현과도 달랐고, 요즘 인터넷 공간을 달구고 있는, 전율과 감동을 느낀다는 문국현 지지자들의 방식과도 달랐다. 일희일비 하지 말자는 거였다.   

"박원순 대안론 나왔을 때 당혹스러웠다"

박원순 변호사와 마주한 것은 지난 토요일(9월 1일) 오전 10시였다. 보통사람들은 주말 그 시간에 한 주간의 피로를 풀겠지만, 그는 그럴만한 짬이 없다. 이날 오후엔 강원도로 지역투어(지역 시민운동가와의 대화)를 떠날 거라면서, 그 준비에 바빴다.

그의 수첩을 구경해봤더니 정말 빼곡하다. 오전 7시부터 밤 늦게까지. 그는 “거의 일주일 내내 조찬 약속이 있다”고 했다. “점심, 저녁이 다 차니까 아침 먹으러 가고 심지어는 심야 미팅도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1995-2002 사무처장)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성공시키고,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재단(2002년부터 상임이사)을 통해 우리사회의 기부문화를 만들어낸 그가  지난 1년 5개월은 희망제작소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점점 더 바빠지는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  2007 대선 판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 시기에 박원순 변호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인 차원이든, 희망제작소 차원이든 말이죠.
“평범한 시민이라도 대선에 관심 없는 사람은 없겠죠. 향후 5년간의 대한민국 호를 이끌 사람에 대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겠죠.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희망제작소가 공식적인 차원에서 일을 할 만큼 아직 충분한 준비가 안돼 있다고 생각해요. 개별 정책에 대한 제안을 세미나 등의 형태로 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통합적 측면에서 대선에 개입하는 것은 이번에는 조금 무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박 변호사는 이 말을 덧붙였다.

“더군다나 내가 후보로 나올지도 모른다고 거론된 적이 있었기에 잘못하면 오해 받을 수도 있고…. ”

- 작년에 희망제작소를 창립할 때는 대선 등 선거에서 희망제작소가 공약을 만들어 특정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돈을 받고 팔겠다고 한 것 같은데.
“맞아요. 사실 어떤 후보의 공약을 만들어 준다면 우리가 아주 기가 막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창의적 발상,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뭐 중요한 공약 열 개라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돈도 한 10억씩 받고. 문제는 특정 후보한테 팔아야 되는데 요즘 같아선 그렇게 되면 특정 후보의 캠프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니까….”

몸조심이랄까? 본인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희망제작소는 이번 대선에서 “일반적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특정 후보와 관련 있는 일을 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 특정 후보와 관련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희망제작소가 만든 공약을 오픈 마켓에 내다 놓고 누구든 사가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재미있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경천동지할 뭐가 많아야 하는데…. 이번 대선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뭐 앞으로 또 있으니까.”

희망제작소는 사회를 바꾸는 아이디어를 시민들로부터 제안받는 사회창안 운동 등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다. 지하철 문화 바꾸기, 간판 문화 바꾸기, 제2인생 문화 바꾸기, 재해 대처 방식 바꾸기….

희망제작소가 해온 일들은 비판에 그치지 않고 대안이 있다. 중년의 퇴직자들에게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는 해피시니어 운동은 치밀한 사전사후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이런 많은 ‘아기자기한’ 대안을 만들어오고 있는 희망제작소이건만 이번 대선 판에 직접 뛰어들어 ‘이렇게 우리 사회를 확 바꿔봅시다’라고 할만한 ‘큰 희망’은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1년 5개월이면 아직 그런 기대를 하는 것은 이를 것이다. 하지만 박원순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희망제작소 생활 1년 5개월이 아닌, 1995년 참여연대를 만든 이후의 12년간을 볼 것이다. 그동안 그가 품어왔을 대한민국 개조 프로그램의 본격 개봉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올 대선의 해 초입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가 “어쩌시렵니까”하고 물었을 것이다. 나도 그중에 한 명이지만. 

"대선판에 왜 참여하지 않느냐는 '협박'도 받았다"

- 올 봄에 언론에 ‘박원순대안론’이 몇차례 거론됐는데 그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요.
박변호사는 “허허”하며 웃었다.
“아니 전혀 생각을 했던 바가 없기 때문에 일단 뭐 당혹스럽죠. 저는 뭐든지 일을 하면 완결해내는 습성이 있어요. 저질러 놓고 그만두지 못하죠. 희망제작소에서 이제 막 일을 시작했는데….” 

- 지인들한테 소셜 디자이너로서 시민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디자인도 중요한 게 아니냐, 한번 대선판에 나서라, 이런 이야기 많이 들었을텐데.
“그런 얘기 있었죠. 많이 듣고.”

- 그런 사람들이 왜 그런 제안을 한 것 같아요?
“글쎄요. 그래서 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는 했어요. 아니 뭐 내가 나가야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협박하다시피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당신이 일을 이렇게 저질러놓고 왜 책임을 안 지냐' 이런 식의 얘기였어요. 따지고 보면 저도 한국사회의 주요한 변화를 여러 측면에서 이끌긴 했죠. 그래서 지속성 측면에서 기대를 갖고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 한국사회를 변화시키는 게 꼭 대통령이 주도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대통령 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사람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 한국사회는 (국가가 하지 못하는) 비어 있는 곳들이 참 많아요. 아직 여기서 제가 할 일이 많은 거죠.“

"대선판에 왜 안나서냐고 협박까지 받았지만..."
 "대선판에 왜 안나서냐고 협박까지 받았지만..."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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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차원에서 일을 하는 것 보다 시민운동 차원에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거군요.
“꼭 이게 더 효과적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시민운동 차원에서 하면 우선 자유롭잖아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대통령선거에 나가게 되면 반대파도 생길 것이고, 쓸데없는 소모적인 일을 겪게 되겠죠.

물론 저도 시민운동 차원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답답할 때도 있어요. 돈도 더 있고, 유능한 사람도 더 있으면 정말 대한민국을 확 바꿔볼텐데,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어요. 그러면서도 이런 공간에서 이나마 성과를 내는 것도 대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죠. ”

박원순 변호사는 “새로운 정책에 의한 사회변화는 그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가 이룩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는 거다.

그래도 ‘성질 급한 사람들’은 박원순 변호사 식의 희망 만들기가 “너무 한가롭다”고 여길 것이다.  그래서 ‘협박하다시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저에게 많은 분들이 ‘도대체 당신 뭐하냐? 지금 이 중요한 국면에’라고 묻기도 합니다. 사실 그건 알고 있죠.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면, 정권이 바뀌면 그것에 따라서 얼마나 많은 저 아래 또 저 멀리 떨어진 곳까지 변화가 되는지. 뭐 그런 점을 부정 할 순 없겠죠. 그런데 대통령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많잖아요. 그 사람들이 다 서로 희망제작소 맡겠다고 하면 그때는 내가 나서죠(웃음).”

그런데 박 변호사의 이런 ‘차분한 대선 맞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번 대선구도를 보면서 그는 어떤 ‘절박성’을 느끼고 있지 않는 듯했다.

- 민주화 세력이 십 년을 잡았으니까, 한 번 정도는 야당이 잡는 것도, 어떤 자기성찰이랄까, 이런 것을 할 기회도 갖고 하니까 바람직스럽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도 시민사회 진영 내에서조차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후보가 된 상황에서도 그렇게 볼 수 있을까요?
“민주화 세력이 계속 잡아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정말 누가 이 사회에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실제로 채울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바라봐야죠. 그런데 그것을 현재 압도적인 지지율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에게서 발견하긴 힘들다 이렇게 보고는 있어요.  

그러나 문제는 그럼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충분히 갖고 있는가. 그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만큼도 못한 경우도 있고…. 왜 이명박씨를 굉장히 개혁적인 사람이라고 보는 유권자가 많나요? (민주개혁 진영이) 큰 정권을 갖고도 인상적인 일을 못해냈으니까 그런 것 아닌가요?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세력은 되고, 어떤 세력은 안 된다가 아니라 서로 경쟁을 통해 누가 비전과 리더십과 실행력이 있느냐를 가지고 겨뤄야죠.“

"문국현 후보에 대한 공식지지 할 수 없는 처지"

박원순이 있는 곳에 최열(환경재단 대표)이 있고, 최열이 있는 곳에 문국현이 있었다. 세 사람은 시민운동의 오랜 동지다. 그래서 문국현의 대선 출마는 박 변호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결국 ‘대선 번지점프’를 했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전에 문국현씨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당신이 나서라’고 했다고 하던데.
“예. 지난 5월인가, 그러셨어요. 근데 그때 이미 저는 본인이 (대선출마를) 고심을 하고 계셨던 때가 아닌가 싶어요.”

-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말로 했나요? 아니면  미팅을 요청하셨나요?
“따로 만났죠. 정색을 하고 말씀 하셨죠. '기업인으로서 할만큼 했다, 나는 각오가 돼 있다‘면서 '그러니까 박 변호사도 결심을 해라'고 말씀 하셨던 것 같아요. 제 기억에.”

- 뭐라고 답하셨습니까? 각오하라는 것은 대선에 출마하시라는 거잖아요?
“그런 얘기였죠. (문 사장은) 기업인으로써 하실 만큼 다 하셨다고 했지만, 저는 아직 너무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라서….”

- 문국현 예비후보와는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함께 해왔는데요, 최종적으로 출마한다는 소식 듣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처음에는 우선 대단하시다, 이런 생각 들었어요. 왜냐하면 어쨌든 본인이 기업인으로써 차지하고 있는 지위도 있고, 그런 것을 버린다는 것 또한 참 대단하고. 그 다음에 정치적인 길이 참 험난할텐데 결단을 내린 게 특별해 보였어요.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본인이 해왔던 환경운동 같은 것들을 놓아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 생각이 들었죠.”

- 일부 신문에는 “문국현 후보의 지지그룹으로 박원순 변호사, 김기식씨(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이 속한다”고 나오던데요. 문국현 후보가 도와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후보들을 놓고 개인적인 선호가 있기는 하겠죠. 그런데 사실은 제가 공식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잖아요. 지금의 제 위치는 희망제작소를 하고 있으니까, 또 그동안의 시민운동활동을 통해 일종의 공인이 돼 버린 거죠. 문국현 후보가 비전도 좋고, 훌륭한 삶을 살아온 분이지만 내가 그 분을 공식적으로 지지할 순 없죠. 죄송하지만 아마 이해를 충분히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 문국현 후보는 앞으로 어떨 것 같습니까?
“글쎄, 앞으로가 문제겠죠. 뭐 충분한 자질이 되시니까. 이런 것은 또 자신의 역량 외에도 운도 있어야 되고 다양한 요소들이 있는 것 아닌가요?”

그는 문국현 후보가 문화예술, 공교육, 남북문제 분야에서 좀더 정교한 대안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문국현 예비후보의 출현에 대해 인터넷공간 일부에서는 ‘바로 이 사람이다’는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네티즌들이 새로운 가치라고 할까요, 희망에 목말라 있던 같기도 하고.
“그런 게 있겠죠. 우리 사회, 우리 미래의 꿈을 담지해낼 어떤 체제와 사람에 대한 꿈이 반드시 있겠지요.  그런데 그 바람은 그 후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때로는 비판까지도 가능한 그런 것이었으면 해요. 그리고 저는 그런 바람이 대선국면에서만 불면 안된다고 봐요. 당선 시켜 놓고, 정말 그 사람 잘 되고, 정권 잘 되고, 사회가 잘 되게 하려면 그 전부터 일상적 공간에서의 참여를 늘여야 합니다. 근데 그걸 안하잖아요. 대선공간에서만 바람이 불고.”

- 핵심적인 말씀이네요. 일상적 공간에서의 지속적 참여가 필요하다는 그 말씀은.
“예. 그런데 그걸 안하니까 그건 지나가는 바람이 되고, 그 의미가 반감돼 버린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바람이 일 정도의 관심이 있다면 평소에 공공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해 주고, 지지해 주고, 지원해 줘야 한다고 보거든요.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그 리더들에 대한 일상적 지지와 지원이 있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 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선 바람 아닌 일상적, 지속적 바람이 필요“

"대선때 일어나는 바람이 아니라 일상적, 지속적 시민참여 바람이 있어야 한다"
 "대선때 일어나는 바람이 아니라 일상적, 지속적 시민참여 바람이 있어야 한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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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가 벌여온 일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성공했다. 그 비결 중에 하나는 집중력일 것이다. 그는 “어떤 일을 벌였으면 최소한 5,6년은 집중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희망제작소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가장 미워하는 사람’은 “조직에 몸담았다가 1,2년 만에 떠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사람은 너무 미워서 나는 그들의 송별회 자리엔 절대로 안간다”고 했다.

그는 말했다. “참여연대에 몰두 할 때, 아름다운 가게 할 거라는 생각 못했고, 아름다운 가게에 몰두 할 때 희망제작소 할 거라는 생각 못했다”고.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5년후쯤, 그가 희망제작소에 충분히 몰두하고 난 후에 그는 또 어떤 일을 벌일까?

그는 농담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해외에 오갈 때 나 때문에 비행기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해요. 왜냐면 내 머릿속에 너무나 많은 아이디어가 담겨 있으니까.”

그런데 나는 그걸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말 그와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 사회를 새롭게 디자인 하려는 그의 발상들은 놀랍도록 많다. 지난 7월 중순 일본 동해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피스&그린보트에서 그가 50여명의 한국인, 일본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을 때 대부분의 청강생들이 입을 쩍 벌렸다. 그의 발표는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취재’한, 우리의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들을 담은 것이었다.

그 발표 후, 한국인 참석자들은 자리를 옮겨 논쟁을 벌였다. “사회 개혁에 대해 이렇게 많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국가 디지안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쪽과 “그런 사람일수록 누군가는 시민사회 진영에서 계속 모범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쪽이었다.

박원순과 문국현. ‘대선 출마’를 놓고 서로 논의했던 두 사람이다. 그중 한 사람은 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대선 번지점프를 했고,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여전히’ 시민운동을 하면서 정부와 국가가 할 수 없는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고 있다. 환상적인 역할분담일까? 그렇다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박 변호사가 강조한 말이 현실화돼야 한다.

“공공의 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을 성원해주는 일상적, 지속적 바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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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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