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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가 선교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선교사가 되려면 최소 5년 동안 훈련을 받아야 한다더라. (단기선교는) 엉터리다. 개신교계는 반성해야 한다."

 

보수 개신교계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를 겪고도 위험지역 선교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수단 등 빈곤 지역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지속해 온 김형석 한민족복지재단 회장이 개신교에 쓴 소리를 뱉었다.

 

김 회장은 31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선교사라면 적어도 파견될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나라의 역사·문화, 더 나아가 현지에서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기술도 갖춰야 한다"면서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로 불거진 단기선교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민족복지재단은 샘물교회 측의 요청으로 피랍자들이 아프간 비자를 받는 데 도움을 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그러나 재단은 2003년 아프간 수로비 지역 수로건설을 시작으로 각종 보건의료·교육·지역개발사업에 나서는 등 아프간 지역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재단은 이번 피랍사건으로 재단소속 봉사자 전원을 아프간 현지에서 철수시켰다.

 

김형석 회장 "한국 교회가 선교 왜곡... 개신교 반성해야"

 

김 회장은 이날 아프간 선교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한 뒤 위험지역 단기선교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아프간 칸다하르와 같은 곳에서는 길거리에서 찬송가를 부르거나 선교활동을 하지 못한다, 당장 잡혀간다"면서 "재단이 현지에서 운영하는 한방모바일클리닉(다쉬테 바르치)·힐라병원(칸다하르) 등 병원들이 유지·발전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순수하게 의술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영국에서 선교사가 되려면 전문교육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렇지만 한국은 '오늘 직장을 그만두고 내일 선교사가 돼 해외에 나간다'해도 가능한 나라"고 비판했다.

 

또 김 회장은 이번 아프간 피랍자들의 활동이 봉사였다고 주장하면서도 단기선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거듭 내비쳤다.

 

김 회장은 "(샘물교회 측이) 순수하게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 해놓고 피랍자들에 단기선교단이라 이름을 붙여 오해를 받는 것"이라면서 "피랍자들이 현지인을 모아놓고 전도하거나 찬송가를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김 회장은 "한기총 등 보수 개신교계는 단기선교와 봉사를 구분해야 할 것"이라면서 개신교계를 겨냥했다.그러나 김 회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개신교-반개신교의 종교적 구도로 여론을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피랍자들 '마자리샤르프' 활동 재단 측에 알리지 않아

 

한편 김 회장은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들을 납치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피랍자들이 이동할 때 탔던 '전세버스'를 지목했다.

 

김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재단 산하 칸다하르 지부는 샘물교회 측에 '두바이에서 칸다하르로 오는 직행 비행기를 이용할 것' 또는 '현지인들과 함께 카불(아프간 수도)에서 칸다하르로 오는 일반 시외버스를 탈 것'을 권유했다. 그럼에도 피랍자들은 전세버스를 이용해 탈레반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짐이 많아서였는지, 시외버스 표를 구하기 어려워서였는지 모르겠으나 왜 전세버스를 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칸다하르 지부의 지시에 따랐다면 안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전세버스'를 둘러싼 의문 외에도 한 가지 의혹이 남는다. 피랍자들이 카불에서 애초 목적지인 칸다하르로 바로 향하지 않고 마자리샤르프에 4일 동안 머문 사실이다. 재단 측은 이 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재단의 한 관계자는 제3의 단체가 개입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사정을 알지 못하는 피랍자들이 단독으로 마자리샤르프를 방문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가 샘물교회 청년들을 이끌고 마자리샤르프에서 활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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