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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선학교 현장에서는 수능 응시 원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리 '가'와 '나'선택의 문제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수리 '가'와 '나'가 무엇일까요?

수리 '가'는 수학 II 에 미분과 적분(또는 이산수학, 확률과 통계)까지 배워서 보는 수능시험이고요, 수리 '나'는 수학 I 만 배워서 보는 수능시험입니다.

편의상 수리 '가'는 이과, 수리 '나'는 문과 학생이 보는 시험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문제는 이과학생들이 대거 문과학생들이 보는 시험인 수리 '나'를 수능에서 선택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이과 학생들이 수리 '나'를 보아도 이과 쪽 학과를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천적으로 수리 '가'를 보아야만 이과 쪽 학과의 진학을 허락한 대학(서울대, 고려대,경희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서강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인하대, 충남대, 부산대 등)도 많습니다.

우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수리'가'에서 수리'나'로 이동하는지 볼까요?

지난해의 경우를 보면 6월 모의 수능에서 수리 '가'를 응시한 학생 수는 14만9366명이었습니다. 여기서 6월 말경에 수학 성적표를 받아본 학생들이 대거 수리 '나'로 도망(?)갑니다. 9월 모의수능에서 수리 '가'를 응시한 학생은 10만9467명이었습니다. 약 4만명이 수리 '나'로 이동한 것이죠. 결국 수능에서는 11만7273명이 수리 '가'에 응시하였습니다. 수학을 본 총 인원의 23%만이 수리 '가'를 선택하였고, 나머지 77%는 수리 '나'를 보았습니다.

올해는 6월 모의수능에서 수리 '가'를 응시한 학생은 14만8811명으로 작년과 대동소이합니다. 일단 올해 6월 모의수능까지는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올해부터 수능이 등급제로 전환되면서 더욱 많은 아이들이 수리 '나'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 그러면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그 유불 리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이러한 이동 속에서 피해를 보는 학생들은 수리'가'의 상위권 학생들과 수리'나'의 중위권 학생들입니다. 이과 쪽의 수리 '가'를 보는 수학실력이 좋은 학생들은 자신의 수학실력은 변동이 없는데, 아래 저변계층에서 대거 빠져나감으로써 1등급 숫자가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1000명이 시험을 볼 때 1등급은 1000명의 4%인 40명이지만, 200명이 빠져나가면 800명의 4%인 32명만이 1등급을 맞을 수 있는 것입니다. 33등부터 40등까지는 수학실력은 그대로인데 어처구니없게도 등급만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한편 수리'나'에는 이과 학생들이 대거 몰려와 2등급과 3등급을 획득합니다. 이과 학생들 대부분이 문과 학생들보다 수학을 잘하거든요. 따라서 문과에서 수학이 중간정도인 학생들은 4등급 5등급으로 밀려납니다. 통계를 보더라도 수능에서 수리'나'로 이동한 학생들이 6월 모의수능 수리'가'에서는 평균 5.04등급이었다가 수능시험 수리 '나'에서는 평균 2.76등급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제도상의 결함을 수면 아래로 숨기는 묘한 제도입니다. 분명히 제도가 잘못되어 있어 입시가 끝나고 나면 이의를 제기한다거나 폭동(?)이 일어날 것 같은 데 이상하게 잠잠합니다.

저는 이것을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다가 해답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양면성입니다. 우리나라 입시제도가 어떤 학생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어떤 학생에게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입니다. 불리한 학생들이 있다면 그 혜택을 보는 쪽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지요. 떨어진 학생들은 내가 잘못해서 떨어졌나보다 하고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마는 것입니다. 이런 제도는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면, 교육 정책이나 제도를 실시할 때 '정책실명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어떤 정책을 만든 사람의 이름을 그 정책을 시행하는 현장에서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이 제도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든 교육부의 용역을 받은 연구원이든 교수든 어떤 정책을 만들면 그 정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정책을 만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자기는 승진하여 뒤도 돌아보지 않는 현행의 시스템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교육정책에서의 실명제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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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교사로 산다는 것'의 저자 김재훈입니다. 선생님 노릇하기 녹록하지 않은 요즘 우리들에게 힘이 되는 메세지를 찾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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