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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석수시장 프로젝트' 재래시장속 오픈 스튜디오 점포들
ⓒ 최병렬
'2007 석수시장 프로젝트'의 '오픈 스튜디오'가 지난 23일 재래시장인 안양시 석수시장에서 개막식과 함께 문을 열자 실험정신 강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보기 위해 프랑스, 미국, 태국, 베트남 등에서 온 외국인들을 포함한 관객들로 북적이며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석수시장프로젝트'는 석수시장통에 자리한 스톤앤워터(관장 박찬응)가 3년째 진행하고 있는 행사. 올해는 지역을 기반으로 공공미술의 형태로 작업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을 공모, 선정하여 지난 6월부터 약 3개월간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AFI(국제작가포럼)과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된 국내작가 6명과 해외작가 4명 등 10명은 재래시장에 작업 공간을 마련하고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생활해 오면서 이제는 조금씩 한국말도 늘고 시장 아주머니의 감자탕과 순대에도 입맛을 들였다.

▲ 석수시장 프로젝트 본부격인 '도마뱀극장'과 '스톤앤워터'
ⓒ 최병렬

▲ 시장 상인들의 협찬으로 차린 오픈행사 상차림
ⓒ 최병렬
'오픈 스튜디오'가 문을 연 지난 22일 오후 늦게 찾아간 안양시 만안구 석수시장통.

중앙 광장이자 주차장을 중심으로 100여개의 크고 작은 점포들이 '□'자 형태로 줄 지어서 있는 재래시장 골목 한쪽에는 외국 작가들과도 이웃이 된 할머니, 아줌마 상인들의 협찬으로 마련한 푸짐한 과일과 떡, 과자, 음료, 맥주가 길손의 입맛을 당기게 한다.

다른 골목길에는 개별 고유 번호를 부착한 작가의 점포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에는 작가들이 빈 점포를 할당받아 각자의 아지트로 삼고 지난 3개월 동안 재래시장 공동체와 소통해 오면서 작업한 다양한 결과물이 전시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퍼포먼스가 한창이다.

또 낯을 가렸던 동네 꼬마들도 이젠 이들 이방인들에게 가장 가까운 말벗이자 친구이며, 작가의 기발한 발상을 통해 입주 점포를 수영장으로 꾸며놓은 공간의 단골손님으로 변신하고 주민들의 문화적 호응도 커지면서 찾는 이들로 인해 시장통은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 작가의 입주 점포
ⓒ 최병렬
▲ 작가의 입주 점포
ⓒ 최병렬
57번 점포의 뉴질랜드 작가 닉 스프라트(Nick Spratt)는 한국 고유의 노란색 바닥 장판을 점포 탁자 위에 펼쳐놓고 칼로 자르고 오려내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작가의 점포를 방문하는 관객들에게 즉석에서 제작해 선물하고 있다.

89번의 프랑스인 행위예술가 패트릭 잠봉(Patrick Jambon)은 할당받은 빈 점포를 물로 가득 채워 간이 수영장으로 만들고 시장에서 구한 가구를 재활용해 만든 외계인 복장으로 시장 속을 누비며 퍼포먼스를 벌여 동네 꼬마들에게 최고로 인기다.

이날도 외계인 복장으로 간이 수영장에서 꼬마들과 물장난을 치던 패트릭 잠봉씨는 "문화적 공감대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석수시장에서 나는 외계인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 외계인 복장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과의 소통에 있어 최고로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 패트릭 잠봉(Patrick Jambon)이 점포에 만든 간이수영장
ⓒ 최병렬
▲ '무단방치 라디오 방송국' 스튜디오
ⓒ 최병렬
길 모퉁이에는 57번 점포가 있다. 이곳에는 반경 200m 내 시장에서 FM라디오로 들을 수 있는 동네 라디오 방송인 일명 '무단방치 라디오 방송국'이 26일까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운영 중으로 이미 시험방송을 해 온 관계로 시장 점포에서 청취하는 곳도 꽤 된다.

24일에는 오후 1시부터 시장 내에서 이동 공개방송이 진행되고 25일 오후 2시에는 상인들의 애창곡을 모아 음반으로 제작한 '석수시장 뮤직앨범'(진시우)이 방송되며 오후 3시부터는 주민과 상인들의 대화를 전하는 취중진담 '석수의 소리'가 라디오 전파를 탄다.

김선애씨와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비디오작가 'Tamara Gubernat'는 본부격인 도마뱀극장과 117번 점포에서 재래시장인 석수시장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중인데, 지난 3개월간 석수시장 사람들의 삶과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작가들이 입주한 재래시장 골목길 풍경
ⓒ 최병렬
▲ 전시장을 방문한 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박찬응 관장
ⓒ 최병렬
'2007 석수시장 프로젝트'는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가 지난 2005년 첫 석수시장프로젝트 '오픈 더 도어'를 시작으로 지난해 두번째 프로젝트 '가가호호'에 이어 올해 세번째 개최하는 프로젝트로 사라져가는 공동체와 공간에 대한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했다.

안양 토박이로 석수동에 거주해 온 스톤앤워터 박찬응 관장은 과거 경제활동의 중심지에서 대형 매장 때문에 점차 사라져가는 공간의 전형이 되어버린 재래시장을 문화적인 방법으로 재활용해보겠다는 의도에서 5년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처음 프로젝트를 실시했을 때만 해도 전시를 외면하는 등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상인들이 작품 제작에 동참하기도 하고 주말이면 석수시장을 찾는 '마니아'도 제법 생겨났다.

박 관장은 "석수시장 프로젝트는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대한 접근, 공공 영역에 대한 태도, 미시적 공동체 운동의 가능성 등에 대한 예술적, 교육적, 문화적 제시를 위해 마련했다"며 "이곳을 찾는 발걸음 또한 '새로운 공동체 운동을 실천하는'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 재래시장에서의 작가-상인-관객과의 소통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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