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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1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경부운하 반대를 위한 연석회의'가 구성됐다. 이들은 정책검증단을 꾸려 경부운하 건설 예정지를 직접 조사하고 경부운하 건설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이들은 "국민들은 경부운하의 허구성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며 경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10가지 이유를 밝혔다.

▲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6월17일 오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한반도대운하 설명회'에서 대형 홍보용 그림을 살펴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여주의 한 아파트에서 바라본 남한강.
ⓒ 2007 오마이TV 김호중

1. 내륙주운(경부운하)은 지형-기후 변동 심한 지역에는 부적합하다

운하가 발달한 유럽의 강엔 화물선의 운행이 가능한 수심과 수량이 충분히 확보되어있다. 하지만 연중 강수량이 특정 계절에 집중된 우리나라의 강에서 안정적인 수심과 수량을 확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국토의 70%가량이 산악지형인데다 대부분의 강이 산맥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강의 기울기가 커 유속이 빠르다는 점도 운하의 실효성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2. 경부운하는 먹는 물을 위협한다

한강과 낙동강은 국민의 2/3가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한강과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정부는 1993년부터 20조원을 투자했고 2015년까지 20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운하가 건설되면 이 천문학적인 돈이 공중으로 날아갈 판이다.

한강과 낙동강을 운하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강바닥을 파내고 폭을 넓혀야 한다. 또 16개의 수중보와 19개의 갑문을 설치해야 한다. 대규모의 준설공사와 강의 흐름을 끊는 운하로 인해 수질이 다시 그리고 심각하게 오염될 것이다.

3. 경부운하 하상준설은 수질개선효과 없다

이명박 후보는 낙동강 하구지역의 퇴적물을 삽으로 파내며 낙동강은 중금속 오염이 매우 심각해서 식수로 쓸 수 없다며 하상준설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네덜란드 하상퇴적물 환경기준과 비교하더라도 낙동강 퇴적물 오염도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오히려 준설을 위해 강바닥을 파내면 흙탕물이 증가되고 쌓여 있던 오염유발 미세물질을 뜨게 만들어 수질을 더 악화시킨다. 2004년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진행한 '팔당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의 삶 향상'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수질 개선을 위한 준설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차라리 오염원을 관리하는 것이 더 싸고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4.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국민의 2/3가 이용하는 식수원을 포기해야 한다

경부운하 찬성 측은 취수지점을 상류로 옮기고 강변여과수 등 취수방식을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운하 건설로 수질이 개선된다고 선전하던 이들이 취수지점과 방식을 바꾸자는 것도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지만 정작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없다.

강변여과수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고 안정적인 수량 확보도 어렵다. 운하가 발달한 독일도 강변여과수 이용률은 약 7% 밖에 되지 않고 70% 이상의 식수원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식수원으로 강물을 전체 85%이상 의존하고 있어 강변여과수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 이명박 후보도 2004년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특별시 상수도사업본부에 한강수계 강변여과수 타당성 검토를 지시했지만 그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 추진계획을 중단했다.

▲ 베를린 운하의 한 구간 모습. 거의 전 구간에 걸쳐 시멘트로 제방을 쌓았다.
ⓒ 생태지평 장지영

5. 경부운하는 홍수 위험을 가중시킨다

경부운하 주요 운항 수로인 남한강 여주지역은 평상시 2~3m 이하의 수심이었지만 작년 272mm의 집중호우와 충주댐의 방류로 인해 수위가 9.59m에 이르렀다. 운하는 365일 수심 6~9m를 유지해야 한다. 결국 전체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부운하 찬성 측은 강바닥을 파서 수로를 정비해 오히려 물의 저장능력이 높아져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중보와 댐으로 물을 가두고 있어 수로의 물은 변함없이 채워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집중호우에 급속도로 수위가 상승될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운하 기술자들은 경부운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홍수 방지 제방을 무려 1000km 이상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6. 경부운하 경제성은 허구다

경부운하가 흡수할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과다 추정됐다. 부산항에 집중됐던 수출입 화물처리가 최근에 인천항, 평택항, 광양항으로 분산되고 있는데다, 서해안과 남해안에 국제항으로 발전을 겨냥한 신항만이 건설되고 있다. 또 도로화물운송의 경우 1톤 내외의 소량화물이거나 1시간 내외의 단거리 운송이 많아 운하가 필요하지 않다.

한편 경부운하 찬성 측은 경부운하를 이용할 주요 화물로 시멘트와 유연탄을 지정했다. 하지만 시멘트 생산기지와 출하기지를 살펴보면 남북을 가르는 경부운하와 대각선 방향으로 운송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어 과연 운하를 이용할 화물은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한다.

7. 골재판매 수익으로 경부운하 사업비 절반 충당은 불가능하다

경부운하 찬성 측은 골재 판매 수익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골재 생산비와 운반비를 계산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강~낙동강 본류구간의 골재량만이 아니라 일부 지천의 골재량까지도 합쳐서 계산했다. 결국 뻥튀기된 수익인 셈이다.

또한 이명박 후보는 골재가 팔리지 않으면 외국에 팔겠다고 하는데, 한국수자원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골재는 생산지에서 30km를 벗어나면 운송비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 낙동강 모래채취
ⓒ 환경운동연합

8. 느린 경부운하 수송시간은 경쟁력이 없다

경부운하의 경제성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잠정적인 경쟁상대인 철도와 해운보다 비교우위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하역시간을 포함한 운하의 실질 총 운송시간은 연안운송시간(28시간)보다 최대 1.8배 더 걸리고, 도로나 철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경부운하 찬성 측은 경부운하 운항시간을 기술적으로 가능한 선박 최대 속도인 35km/h로 계산하는데 이는 논리적으로나 안전 문제로나 맞지 않다. 자동차 최고 속도가 220km/h라 해 항상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없다. 또 상 · 하행선을 동시에 통행해야 하는 경부운하에서 높은 속도로 운행하는 것은 파랑 등으로 인한 제방 붕괴 등 또 다른 위험을 발생시킨다.

9. 대기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은 수송수단은 철도다

경부운하 찬성 측은 운하를 건설함으로써 도로이용에 따른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기오염에 가장 적은 영향을 끼치는 수송수단은 철도다.

2002년 기존 수송부문에서 에너지 소비량 중 도로는 78%, 도로가, 선박은 13%, 철도는 1.58%를 차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점유율에서도 철도는 가장 낮은 1%에 불과하다. 따라서 온실가스 줄이려면 도로의 수송분담율을 줄이고, 철도 비중을 높여야만 한다. 그리고 이미 이 계획에 맞춰서 국가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굳이 운하를 건설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10. 경부운하 하루 선박 최대 12척으로 4만불 시대 열 수 없다

국민들은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수백 척의 배가 다닌다고 상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부운하 찬성 측이 주장하는 2011년 전체 물동량을 근거로 화물선 적재량으로 바꿀 경우. 하루에 고작 12척의 2500톤급 선박이 다닌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수십조 원을 투자해 만든 553km의 경부운하를 고작 12척만이 이용할 수 있는데 어떤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태그:#경부운하, #연석회의, #경제성,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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