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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를 이야기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것인 '신화'다. 처절한 가난을 딛고 일어나 30대 현대건설 사장으로 봉급쟁이 신화를 이뤘으며 40대 회장, 50대 국회의원, 60대 서울시장·대권도전 등 신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신화의 화려함 뒤엔 정치적 야욕의 잔상이 짙게 배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마이뉴스>는 두 차례에 걸쳐 '이명박 신화'를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휴일을 맞아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5년 10월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청계천 복원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재임기간에 이룬 대표적 업적이다. 이 후보는 이를 통해 경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히고 청계천을 대권 도전의 디딤돌로 삼았다.

실제 청계천 복원 이후 이명박 후보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가 높아진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청계천 복원 전후의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이는 좀 더 분명해진다.

이 후보는 청계천 복원 사업이 마무리된 2005년 10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와 고건 전 국무총리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뒤쳐졌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이후 2006년 들어서부터 이 후보는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려왔다.

물론 청계천 복원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복개 구조물과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6㎞에 달하는 물이 흐르자 자연이 되살아났고 주변 온도도 낮아졌다. 서울 시민들이 이런 청계천을 보면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덩달아 올라갔다.

유지·관리비 18억이라더니... 실제론 74억

하지만 또 하나의 '이명박 신화'를 낳은 청계천 복원은 이렇듯 화려함만이 전부일까.

이명박 후보 재임기간 서울시가 '시정개발 4개년 계획'과 '민선 3기 성과백서'를 통해 발표한 청계천 복원 효과와 영향을 <오마이뉴스>가 실증분석 한 결과, 복원 성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지거나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청계천 유지·관리비부터 들여다보자.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서울시 청계천관리센터 내부자료 '2007년 청계천 유지관리 계획'에 따르면, 청계광장~중랑천 하류 신답철교 8.12㎞ 구간의 각종 시설물과 용수공급시설 관리·재난대비·안전대책 등에 모두 7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정규직 관리인력 42명과 계약직 12명의 인건비가 25억3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청소·경비용억 9억원 ▲조명·분수·폐쇄회로 유지관리 등 위탁관리비가 10억9000만원 ▲전력·수도료 9억2700만원 ▲토목·조경시설 유지관리 8억7800만원 등이다.

그런데 이는 당초 서울시가 예상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는 2005년 10월 청계천 복원 당시 "전기료 및 인건비 등을 포함해 청계천 유지·관리비는 연간 18억원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이 후보 재임기간인 지난해에도 유지·관리비로 67억원을 지출했다. 결국 당초 서울시 발표와는 달리 해마다 청계천 유지·관리비가 늘어남에 따라 이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됐다.

수자원공사가 물공급 안 하면 150억 추가부담?

▲ 지난 2005년 6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동아일보앞 청계광장에서 청계천에 실제로 물을 흘려 보내는 '유지용수 통수 시험'이 실시됐다. 한나라당 이혜훈·박계동·이재오 의원과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을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고 즐거워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시 청계천 관리센터 관계자는 "한강용수를 끌어다쓰면서 수자원공사에 물값을 내지 않는 데다 시민들이 누리는 친환경 혜택을 감안하면 현재의 유지·관리비는 그리 큰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는 수자원공사와 물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물 공급제한 및 정지 규정'을 추가한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새롭게 확인됐다. 이 규정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상황에 따라' 서울시에 물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비영리 공익사업으로서 생태계 보호, 경관개선 등 하천환경개선을 위해 댐용수를 사용하는 경우 (물값을) 전액면제를 한다'는 댐용수공급규정에 따라 한강원수를 청계천에 끌어다 쓰면서도 수자원공사에 물값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수자원공사는 관련 규정에 '요금을 감면받는 경우로서 댐용수의 사용으로 인하여 본류 하천유지유량의 부족 또는 다른 댐용수 사용자에 대한 피해 등이 발생할 때 댐용수 공급을 제한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김재희 수자원공사 댐용수과장은 "이상 강우로 가뭄이 발생해 유량부족이 생기면 서울시에 즉각 물공급 제한 조치를 하고 서울시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자원공사가 이 규정에 의해 무료로 물을 공급하지 않을 경우 청계천 유지·관리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현재 매일 한강원수 12만톤을 끌어다 쓰고 있으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50억원 규모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선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한강원수를 끌어오는 대신 상류지천의 복원을 통해 흘려보내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물값 부담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시민단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한강원수를 끌어다 쓰기로 한 방침을 고수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는 "물이 부족해지는 미래에는 물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는 수리권의 문제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진다"며 "한강원수를 이용하는 유지용수는 일정한 시점 뒤에 가서는 직접적인 청계천 관리비용이 될 수 있는데도 서울시가 이명박 시장 임기내에 공사를 마무리지으려다보니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미 청계천 복원 사업에 투입된 예산(3800억원)의 59배에 이르는 경제·고용 효과를 청계천 복원 효과로 장담한다"며 "이를 감안할 경우 현재 유지비는 미미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방문자수 5000만명 돌파 맞아?

청계천 복원 효과를 부풀린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행한 '민선 3기(이명박 후보 재임기간) 정책성과백서'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으로 도심기온이 3.6℃ 가량 떨어져 열섬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적혀 있다. 그러나 기상청 기상연구소가 내놓은 자료는 이와 큰 차이를 보인다.

기상청 산하 기상연구소가 이명박 후보 재임기간인 2005년 8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청계천 주변 지역의 기온 분포를 분석한 결과 청계천 복원 후 주변 지역 기온이 전보다 1.3℃ 낮아졌다. 서울시 발표 자료와는 무려 2.3℃ 차이가 나는 셈이다.

서울시 청계천관리센터 관계자는 "기온 측정 장소와 시기가 어디냐에 따라 측정 기관에 따라 약간의 기온 차이는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2005년 10월 1일 저녁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서울시가 2개월에 한번 발표하는 청계천 방문자수 집계 역시 신뢰성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청계천을 찾은 방문객 수가 개장 1년 8개월 만에 5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에서 가장 경쟁력있다는 과천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 두 곳의 연간 입장객 수가 10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치는 청계천이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굳혔다는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방문자수 집계 방법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시한다.

서울시는 방문자수를 집계할 때 사람 숫자를 세는 방식이 아니라 추산에 의해 방문객 수를 세고 있다. 구체적으로 청계천 내부에 설치된 17대의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사람수와 직원들이 파악한 사람 수를 평균해 매일 방문자수를 추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청계천 관리센터가 매일 발표하는 수치는 실제 방문객 수와는 일치하지 않는 근사치다. 가령 종로구 청진동에서 중구 무교동으로 이동할 경우 청계천 방문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 곳을 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방문자수로 집계가 된다.

청계천 관리센터 관계자는 "유료 입장객이 아니기 때문에 방문객 숫자가 실제 숫자와 일치한다고 볼수는 없지만, 정확하게 측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 상인들 "우리를 4200여 차례나 만났다고?"

청계천 복원 공사 기간 중 가장 논란이 됐던 청계천 주변 상인·노점상·철거민 이주 대책 역시 서울시 발표 내용과 이해 당사자의 진술 사이에 입장 차이가 크다.

서울시는 청계천 이해 당사자간의 사회적 합의를 이명박 후보의 '성공한 리더십'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청계천 복원 공사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청계천의 위대함은 그 외형적인 결과가 아니라, 수십만명의 상인과 노점상들을 설득한 데 있다"며 "서울시는 주변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상인들을 무려 4200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계천 주변에서 밀려난 상인·노점상·철거민들은 서울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혀를 내두른다.

당시 청계천 복원 반대운동을 이끈 최인기 전국빈민연합 사무처장은 "청계천 복원 사업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간의 사회적 합의는 원천적으로 없었다"고 밝혔다. 최 사무처장은 그 이유로 "서울시장의 정치적 배경과 업적 쌓기를 위해 임기 안에 사업을 관철시키고자 했던 것과 이해 당사자들과의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서울시에서 노점상 이주대책으로 내놓은 동대문운동장 풍물벼룩시장 역시 2008년이면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동대문운동장을 내년 중 철거할 계획인 서울시는 아직까지 풍물벼룩시장 상인에 대한 이주 대책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갈등 해결을 위해 4200여 차례나 상인들을 만났다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 전국노점상연합 소속 노점상들이 청계천 노점상 강제 철거에 항의하며 서울시에서 설치한 복원 공사 구조물을 걷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치 스타' 띄운 청계천, 그러나

청계천은 이명박 후보를 'CEO스타'에서 '정치 스타'로 만들어줬다. 이쯤이면 청계천이 이 후보의 '대권 밑천'이란 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후보 재임시절 시정개발연구원에서 일하며 청계천 복원 사업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후보와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의 업적만 내세웠을 뿐 청계천 공사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모른 체 했다. 그러나 보니 복원에 환경과 역사는 없었다. 정치적 목적을 떠나 진정 청계천 복원의 역사·문화·환경적 의미만을 되새겼는지 이 후보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봐야 할 것이다. 정치적 의도 때문에 업적에 연연해 복원이 이뤄진 것이라면 결국 이것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번에는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 대한 재조명'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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