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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회의 성서공부교재들은 대부분 독선과 아집, 그리고 이원론적이며 배타적인 교리를 강요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성서교재들이 한국기독교회에 범람함으로써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러할 때, 한국기독교회의 새로운 희망이며 대안이라고 할 만한 성서공부교재가 출간되었다. 바로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가 20여년 성서공부목회로 풀어쓴 "생명과 평화의 눈으로 읽는 성서" 시리즈이다.

이 성서교재시리즈는 총 9권으로 계획되었는데, 구약성서의 오경이야기 <야훼 신앙의 맥>과 역사서를 다룬 <새 역사를 향한 순례>(평화나무출판사)가 우선 출간되었다. 나머지 성서교재시리즈는 금년 가을에 구약의 나머지 3권, 2008년도에 신약성서 관련 4권이 나올 예정이란다.

이 책들은 이 땅의 민중들과 소외된 자들의 관점에서 성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틀을 제시한다. 바로 민중의 눈으로 성서를 읽어내게 하는 성서공부교재이다. 나는 한국기독교회가 이 성서공부교재를 통하여 바른 신앙체계를 세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성서가 증언하는 야훼 하나님과 예수님을 새롭게 깨닫고 만나고 확신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럼으로써 서구신학의 전통을 무비판적으로 이어받아 지배자의 신학으로 오염된 한국교회의 풍토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야훼 하나님과 예수에 대한 올곧은 신앙회복운동이 일어나게 되기를 두 손 모아 소망한다.

▲ <야훼 신앙의 맥>과 <새 역사를 향한 순례>
ⓒ 생명나무출판사

잘못된 성서읽기가 기독교를 반생명, 반평화의 종교로 전락시킨다

기독교인의 삶의 태도를 결정짓고 변화시키는 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독교인의 신앙관일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기독교회는 서양신학의 전통교리를 맹목으로 학습함으로써 자신들의 신앙체계를 만들어 왔다. 그러다 보니 한국교회의 성경공부는 종교적 상징과 관념으로 단순화된 서양신학의 이원론적 교리를 강요하기 일쑤였다. 사용하는 성서공부교재도 서양신학의 전통교리를 심화하고 보충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성서교재는 성서 전체를 정죄와 심판의 도구로써 율법화한다. 뿐만 아니라 성서를 편협하고 배타적인 도그마로써 전쟁과 파괴의 종교이데올로기화할 위험이 크다.

이처럼 한국기독교회의 성서공부교재는 서양신학의 이원론이며 배타적인 교리읽기를 통하여 한국교회의 독선과 아집의 배타성을 키워왔다. 이러한 교리읽기가 한국기독교인들의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신앙체계를 강화함으로써 교세를 불리는 도구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 땅의 가난한 민중과 소외계층들은 교회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고 말았다.

이러한 와중에서 이 땅의 민중들과 소외된 사람들과의 연대신앙을 강조하는 민중신학이 태동되었다. 민중신학은 한국기독교회의 새로운 자기성찰과 반성을 촉구하는 외침이었다. 그렇지만 한국기독교회는 민중신학의 외침을 쉽사리 수용하지 못했다. 따라서 민중신학은 한국기독교회의 신앙적 감성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한국기독교회의 주변 신학으로 머무르게 되고 말았다.

이로써 민중신학은 한국기독교회의 교리읽기를 넘어 신앙의 실천적 감성으로 설파되지 못했다. 나아가 민중신학은 한국기독교회의 현실에서 신앙의 실천을 유도하고 독려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경호 목사가 한국기독교회에 새로운 성서교재를 내어놓았다. 김 목사는 이 성서교재에 '생명과 평화의 눈으로 읽는 성서'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제목은 그가 지향하는 민중교회의 목회현장을 반영한 것이다. 곧 편견과 독선과 배타적인 편 가름의 교리가 아니라 이 땅의 민중과 소외된 타자들과 연대하는 교회상을 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성서 속에서 '생명과 평화의 신앙'을 발견하고 믿고 실천하는 참된 교회의 모습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성서교재시리즈는 이 시대의 한국교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새로운 희망이며 대안이다. 믿음과 신앙에서뿐만 아니라 실천적 삶의 마당에서 더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생명공동체에서 생명과 평화를 심는 안내서이다.

김경호 목사는 지난 1989년에도 벗들과 함께 <함께 읽는 구약성서>와 <함께 읽는 신약성서>를 펴냈었다. 벗들과 함께 여러 차례 치열한 토론과 합의를 거치며 두 권짜리 '함께 읽는 성서 시리즈'를 내어 놓았다. 이 책들은 당시의 진보적 성서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서교재를 갈망하던 한국교회와 기독청년들 사이에 널리 읽혀졌다.

이후 1993년에 김경호 목사는 강남향린교회를 개척하면서 '민중신학적 지향의 교회'를 선언했다. 그리고 그 선언을 실천하는 핵심 사업으로 '성서학당'을 진행했다. 이 성서학당이 입에 입을 통하여 소문이 나면서 바른 성서공부에 목말라 하던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게 되었다.

이처럼 김경호 목사는 자신의 성서공부목회를 통하여 한국기독교회의 성서공부교재의 문제점들과 그에 대한 대안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또한 김 목사는 이 땅의 민중과 소외된 타자들과의 연대적 신앙을 실천하는 강남향린교회를 십수 년 이끌어 왔다. 이로써 김 목사는 민중신학적 관점으로 한국기독교회의 실천적 삶의 신앙을 일깨우는 성서교재를 발간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김 목사의 성서교재에는 한국기독교민중교회의 실천적 삶의 체험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 점에서 김 목사의 성서교재는 오늘날 개독교(?)라고 지탄받는 한국기독교회의 새로운 희망이며 대안으로써 빛나는 성과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물론 기존의 교리읽기 성서교재만 대하다가 김 목사의 진보적인 성서교재를 대하게 되면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더라도 김 목사의 성서교재는 보수적인 한국교회 현실에서 매우 추천할만한 성서교재이다. 끈기를 가지고 김 목사의 성서교재 속으로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성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해석을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김경호 목사는 한국기독교회의 현실에 대한 애정 어린 배려를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성서신학의 학문적 성과들과 정직하게 대화하는 한편 지금까지 교리읽기를 통하여 성서의 학문적 감수성을 배제해온 한국교회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나는 김경호 목사의 성서교재시리즈 중 먼저 출간된 두 권을 읽었다. 신학자가 아닌 나로서는 이 책에 소개된 현대적이고 학문적이며 과학적인 성서신학의 성과물들을 검증할 능력이 없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이 담아내고 있는 현대성서신학의 감성들이 교회는 물론 어떤 신학교에서의 배움보다 훨씬 섬세하고 방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한국기독교회의 현실감각을 지나치게 앞서지 않는다. 이 점이 이 책을 한국기독교회에 소개하는 큰 장점이다.

나는 이 책이 성서신학의 모든 성과물들과 교회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것은 불가불 김 목사 자신이 한국기독교인들과의 만남과 나눔과 소통을 통하여 생명과 평화를 실천해가는 신앙공동체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이 한국기독교회의 신앙의 실천적 성찰과 반성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바른 성서읽기는 이 땅의 하나님 나라를 살게 하는 삶의 대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처럼 단기간에 기독교가 부흥성장한 나라는 없다. 따라서 세계기독교회사에서 이처럼 단시일에 선교강국이 되었던 사례도 없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교회처럼 '예수의 역사적 삶'을 따른다기보다 '예수에 관한 교리'만을 맹목적으로 믿는 나라는 없다. 또한 이 '예수에 관한 교리'만을 진리라고 전파하는 나라도 없다.

사실, 전도(傳道)라는 낱말은 말 그대로 복음의 진리로써의 도(道)를 전하는 것이다. 그것은 교리를 주입하거나 교세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좇아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독교인에게 있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종교적인 표상과 교리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하고 고백하는 정도가 아니다. 예수를 나의 삶의 동반자로 벗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말과 행동과 삶을 따른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곧 - 예수가 가르치고 실천한 이 땅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일. 예수의 말씀과 삶과 행동 속에서 드러나는 이 땅의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사는 일. 예수의 삶을 좇아 이 땅의 민중과 소외계층의 삶에 연대하는 일. 종교적 표상으로써의 십자가가 아니라 예수처럼 역사와 시대의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내 일 -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에서 김경호 목사의 성서교재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요즈음 젊은 신학자그룹에서 또는 설교비평학자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말은 '성서도구주의'이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설교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따라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성서도구주의에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한마디로 설교자들이 성서를 텍스트 삼아 '내가복음서'를 쓰고 있다는 말이다.

설교자뿐만 아니라 교우들도 '큐티'라는 성서공부를 통하여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큐티를 통하여 성서의미를 턱없이 확대하거나 본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의미로 바꾸어버린다. 따라서 성서의 어떤 본문이든 해석자의 전이해와 신앙적 감성에 따라 하나의 유사한 의미로 귀결되고 만다.

무엇보다도 김경호 목사가 지적하는 현행 성서교재의 문제는 성서해석을 교리적 틀에 억지로 꿰어맞춘다는 점이다. 성서와 기독교를 그저 '죄→구원'이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설명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한국기독교회의 독선과 편견, 배타적 교리화는 성서도구주의의 폐해라고 김 목사는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성서야말로 역사 안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성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외침과 호소와 고백이 녹아있는 책이라고 설파한다. 다양한 인생들이 역사와 자연의 도전 앞에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깊은 투쟁과 고백들을 하나님께 쏟아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를 "쉽게 단순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따라서 김 목사는 학문적이고 과학적이며 검증된 해석학적 방법론을 자신의 성서교재에 동원한다. 또한 성서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배경을 본문이해를 돕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리고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들, 고대 근동의 유사문서를 연구하는 종교사적 연구 방법들, 성서를 문헌적으로 비교분석하는 역사 비평적 연구방법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성서교재를 이용하여 성서공부를 진행할 때 고려해볼 만한 몇 가지 관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이원론적이고 배타적인 교리읽기의 관행을 벗어 던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둘째, "무조건 믿어라"보다 의미찾기에 집중해야 한다. 한 자 한 자 거룩한 말씀이라는 문자주의를 벗어나 본문의 바른 의미를 찾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셋째, 종교적 표상으로써 교리로써의 예수보다는 역사적 예수를 탐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예수를 숭배하려는 것에 앞서 예수를 닮아가고 예수를 따르려는 제자도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넷째, 개인영혼의 구원에만 매몰되지 말고 하나님의 창조생명공동체의 구원을 추구해야 한다. 한마디로 죽어서 가는 천당을 바라기에 앞서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를 개척하고 누리며 확장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말이다.

앞서 밝혔듯이 이 성서교재는 김 목사의 17년 목회와 교우들과의 성서공부결과가 녹아있다. 따라서 이 성서교재는 이미 한국기독교회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희망이며 대안으로 검증되어졌다. 어떤 교회가 이 성서교재로 성서공부 시작한다면 신·구약성서 각각 40주씩, 모두 80주를 끈질기게 진행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 교회들을 위하여 이 성서교재는 각 장의 주제에 따라 관심을 끄는 '미리 살펴보기'와 충실한 해설이 실려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생각 나누기'라는 것이 붙어있다. 그리고 각 장의 '생각 나누기'에는 주제에 따른 설교가 덧붙여져 있다.

나는 모든 한국기독교회가 이 성서교재시리즈를 붙들고 성서읽기를 시작하게 되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렵고 힘겹겠지만, 얼마가지않아 이 성서교재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성서교재시리즈가 한국기독교회의 성서이해를 새롭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럼으로써 한국기독교회가 이 땅의 민중들과 소외된 사람들과 연대하는, 그래서 생명과 평화를 지향하는 신앙공동체로 거듭나리라 확신한다.

김경호 목사도 자신의 성서교재 통하여 한국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 성서교재를 통하여 성서를 공부하는 가운데 참신앙의 뼈대를 새롭게 세울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이 성서교재를 읽고 접하면서 야훼신앙과 예수신앙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나 역시 한국기독교를 개독교(?)라 부르며 온갖 욕설과 비방을 퍼붓는 이들에게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도록 권한다.

끝으로 이 어려운 작업을 계획하고 실천한 김경호 목사와 들꽃향린교회 모든 교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을 표한다면, 누군가 김경호 목사의 성서교재시리즈에 짝하는 조직신학적 관점에서의 새로운 성서교재를 내놓아야 하지 않나 하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그러한 시도를 찾아 볼 수 없어서 안타깝다.

야훼 신앙의 맥 - 오경

김경호 지음, 평화나무(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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