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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k go
ⓒ 김용현
UCC는 디지털 시대 스타 탄생의 장이다. 외국의 경우, 자신의 노래를 일종의 미니홈피인 마이 스페이스에 올려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릴리 앨런이 있었고,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하는 라이브를 매시간 인터넷 방송으로 공개하며 이름을 알린 샌디 톰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록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UCC 스타는 '오케이 고'(OK GO)다.

지난해 '뒷마당 댄스'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졌던 'Million Ways'는, 자신들의 두 번째 앨범이 홍보 부족으로 알려지지 않자, 스스로 기획하고 안무를 하고 촬영까지 한 밴드의 독자적 작품이었다. 그 뒤를 이어 작동하는 러닝 머신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춤을 추는 'Here It Goes Again'도 터졌다.

이 특이한 이름의 밴드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조차, 이 기발한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박장대소했다. 그들은 그렇게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유투브가 배출한 최초의, 그리고 최대의 록 스타 '오케이 고'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07펜타포트록페스티벌에 서기 위해서다.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와 있던 그들을 공연 당일 만났다. 정말이지, 유쾌한 만남이었다. 보컬 데미언 쿨래쉬, 베이스 팀 노드윈드, 드럼 댄 크노프카, 키보드와 기타 앤디 로스 모두 함께 자리했다.

▲ 데미안 쿨래쉬(보컬)
ⓒ 김용현
- 공연이 27일이었는데 23일 입국했다. 아마 한국에 가장 오래 머문 록스타가 아닐까 한다. 입국해서 뭐하고 지냈나.
데미언: "걸어다니면서 남대문, 을지로, 비원, 인사동, 청계천 등을 돌아봤다. 홍대 앞에도 갔다. 사람들이 창문가에 서서 노래하는 가라오케가 신기했다. 아, 그리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도 봤다."

- 응? <해리포터>를 좋아하나?
데미언: "딱히 그런 건 아니고, 시차 때문에 밤에 코엑스몰을 돌아다니는 데 볼 만한 영화 중에 시간이 맞는 건 <해리포터> 밖에 없었다."
: "놀이공원(월미도 유원지)도 갔다. 바이킹을 탔는데 놀이 기구를 돌리는 아저씨가 사람들을 흥분시키더라. 마구 겁주면서."
데미언: "오 진짜? 듣기만 해도 <매드맥스>네. 미국에서는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게 금지돼 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
: "나는 사람들을 겁주는 역할을 맡고 싶다.(웃음)"

- 서울 시내를 지하철을 타고 누볐다고 들었다. 혹시 팬들 중에 알아보는 사람이 없던가.
데미언: "우리가 외국인이라 쳐다본 건지는 모르지만 많이들 쳐다보긴 하더라. 라디오 프로그램(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했는데 그때 팬들이 방송국으로 찾아왔었다. 그리고 방송 도중 인터넷 게시판을 봤는데 우리를 청계천 3가에서 봤다는 팬들의 목격담이 올라와 있었다."
: "서울타워에 갔다가 어떤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려 썼다. 우리가 록 밴드고 펜타포트 페스티벌에 참가한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안 믿더니 진짜 좋아하더라. 이번 공연을 보러 온다고 했었다."

- 데미언은 시카고의 코리안타운에 산다고 들었다. 오기 전에 한국에 대해 어떤 정보를 갖고 있었나.
데미언: "한국 음식은 많이 먹어봤다. 그곳에서 한국인들도 많이 만나지만 정작 한국에 대해 들은 건 별로 없다. 그러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코리안타운의 음식이 본토의 음식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웃음)"
: "인사동에서 10번의 코스에 걸쳐 음식이 나오는 한정식을 먹다가 5번째부터는 도저히 배가 불러서 못 먹었다."

- 오케이 고는 알다시피 몇 편의 뮤직비디오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MTV 시상식에서 선보인 'Do What You Want'의 서커스 퍼포먼스 또한 압권이었다. 이런 비디오나 아이디어들로 얻은 반응이 밴드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
데미언: "사실 그런 아이디어는 지금도 많이 있지만 말해줄 수는 없다. 톱 시크릿이다. (웃음) 영향에 대해서 말하자면, 우리의 뮤직비디오를 본 모든 사람들이 팬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런 점에 연연하지 않는다. 인기는 인기대로 가는 거고, 음악은 그냥 하고 싶은 음악을 할 뿐이다."

- 하지만 그런 쪽, 엽기나 유머 코드로 밴드의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이 걱정되지는 않나.
데미언: "사람은 뭘 하든 평생 걱정을 하며 산다. 그러나 걱정이 능사는 아니다. 우리는 비디오를 통해 얻은 것들을 이용해서 하고 싶은 것을 할 거다. 우려하는 것만큼, 음악적 변신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부담은 안 갖고 있다."

▲ 인터뷰중인 오케이 고
ⓒ 김용현
- 오케이 고의 1집 앨범은 카스(Cars, 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활동했던 미국 밴드. 펑크와 팝을 결합시킨 파워 팝을 대표하는 팀으로서 후일 위저에게 큰 영향을 미친 팀이다)의 영향이 많이 느껴지는 파워 팝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2집에서는 픽시즈(80년대 후반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생전 자신들이 픽시즈에게 받은 영향을 공공연하게 말하곤 했다)의 영향이 많이 느껴진다. 프란즈 퍼디넌드의 앨범을 작업했던 토리 요한슨이었기 때문일까.
데미언: "그건 자연스러운 진화라 할 수 있다. 당장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앨범에 영향을 준다. 첫 번째 앨범에서는 슈퍼 퍼펙트 팝을 담고 싶었다. 기타만 42트랙을 녹음했고 과학적으로 정교한 사운드를 만들려 했다. 반면, 2집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랫동안 픽시즈의 팬이었다."

- 픽시즈는 최근 재결성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들과 실제로 만나거나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데미언: "프랭크 블랙(픽시즈의 보컬)은 우리 친구다. 밴드 초기에는 전화 통화도 많이 했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 팀 노드윈드(베이스)
ⓒ 김용현
- 현재 기타인 앤디 로스는 2집 레코딩이 끝난 이후에 가입한 멤버다. 새로운 멤버가 밴드의 사운드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데미언: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다운(down).(일동 웃음)"
앤디: "나는 키보드와 기타를 같이 연주하기 때문에 밴드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웃음)"
: "이전의 앤디(전 기타리스트인 앤드류 던컨의 애칭)는 극단적으로 창의적이었다. 한 마디로 크레이지했다. 지금의 앤디는 나머지 멤버들과 추구하는 게 비슷해서 팀의 의견을 조율해나가는 게 쉽다."

- 며칠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게 이번 공연에 반영될 수 있을까.
데미언 : "한국에 며칠 동안 있다 보니 사실상 한국인이 됐다.(웃음) 우리가 겪은 경험들, 알게 된 것들이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오케이 고가 무대에 등장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OK GO'라는 영어 대신 '좋아, 가는 거야!'라는 한국말로 소개했다. 그리고 분위기를 북돋을 때마다 계속 '좋아, 가는 거야!'를 외쳤다. 당연히, 관객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안녕하세요' 아니면 '감사합니다' 정도가 전부인 기존의 한국어 멘트 서비스에 비해 이 얼마나 진일보된 모습인가.

뮤직비디오에서의 코믹한 모습 대신, 공연 내내 열정적인 록 밴드의 에너지를 쏟아내던 그들은 준비된 곡들을 마치고 잠시 퇴장했다. 그리고 다시 등장했다. 다시 한번 '좋아, 가는 거야!'를 외치며 오케이 고는 거추장스런 겉옷을 벗었다. 멤버들은 악기를 놓고 무대 앞에 섰다.

두근두근, 밴드의 연주 대신 CD에 담긴 음악이 흘렀다. '뒷마당 댄스'로 유명한 'Million Ways'였다. 그리고 그들은 약 2500만의 다운로드를 자랑한 그 뮤직비디오의 춤을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그대로 재현했다. 서서히 고조되어가던 펜타포트의 첫날 분위기에 큰 불꽃이 지펴지는 순간이었다. 그 후 3일 내내 꺼지지 않던 불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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