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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 모여든 수많은 관중들
ⓒ 박병우
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07'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7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7개국에서 60여팀의 뮤지션들이 참여해 인천광역시 송도 대우자동차 부지에서 오후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논스탑 릴레이 공연이 펼쳐졌다(30일 새벽 4시경 DJ 옴샬롬의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다).

어릴 적 좋아하는 만화를 쌓아놓고 날을 새거나, 게임을 하다가, 또는 비디오를 쌓아두고 연속으로 틀어보며 날을 샌 것과는 또다른 꿈결같은 전율의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가장 우려했던 폭우에 대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전신인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 때는 폭풍으로 재앙을 맞아 그야말로 쫄딱 망했었던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악천 후 속에서도 무대를 지켜주던 딥 퍼플 등의 국내외 밴드와 팬들로 인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절치부심 끝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시작한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폭우가 찾아 왔었다.

록 페스티벌을 시기하던 하늘의 저주가 풀린 것일까? 올해 첫째 날은 록의 열정같은 태양을, 28일과 29일에는 잠시 부슬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적당히 흐린 하늘과 서늘한 바람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감싸 안았다.

올해는 특히 빅 탑 스테이지 무대에 대형 LEC를 설치해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 '뮤즈(MUSE)' 등의 그룹은 직접 공수해온 현란하고 화려한 영상까지 곁들여 관객들의 눈과 귀를 함께 만족시켰다.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하여 공연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만족감을 얻어냈다.

28일 일본 최고의 인기그룹 '라르크 앙 시엘(L'arc~en~Ciel)' 공연에는 한국과 일본 팬들이 어우러져 1시간 30분간 강력한 하드록 사운드를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라르크 앙 시엘(L'arc~en~Ciel)'의 보컬인 하이도는 한국어로 인사와 농담을 건네기도 했고 마지막 곡을 부를 때는 관객들의 열기에 "땡큐, 코리아"를 외쳐댔다.

▲ 영국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MUSE가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박병우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였던 영국의 세계적인 록그룹 '뮤즈(MUSE)'는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핑크 플로이드를 연상케 하는 프로그레시브한 영상과 음악은 공연장에 집결한 수많은 관중들을 매혹시켰다. 현란하고 화려한 기타 연주와 보컬을 선보인 매튜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관중들에게 하나하나 모두 흡수되어 버리는 듯 했다.

'Time is running out', 'plug in baby' 등 자신들의 히트곡을 선보일 때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함께 영상으로 선보이며 폭발적인 에너지와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관중들을 전율케 했다.

지난 3월 내한 공연때보다 더한 에너지를 무대에서 쏟아부은 '뮤즈(MUSE)'는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으며 Unintended와 Take a bow 등의 특별히 준비한 곡을 앙코르로 선보이며 송도의 밤을 불태웠다.

OK GO, The Answer, The Ash 등 해외 인기밴드와 크라잉넛, 넬, 크래쉬, 보드카레인 등 국내외 밴드 등이 골고루 관중을 열광 시켰다.

▲ 국내 인기밴드 넬의 열광적인 무대
ⓒ 박병우

무엇보다 올해 새로 생긴 그루브 세션이 관중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메인무대인 '빅 탑 스테이지'가 끝나갈 무렵 오후 10시 30분부터 새벽 4시경까지 국내외 유명 DJ들의 빠른 템포의 선곡으로 맥주와 함께 하는 자연스러운 미니 클럽이 형성되어 리듬을 즐기는 장이 되었다.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Fantastic Plastic Machine )과 드래곤 애쉬의 아츠시가 참여했던 28일 밤이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 그루브 스테이지를 환상적으로 수놓은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 박병우

세계 5대 록 페스티벌을 목표로 하고 있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07'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첫 해인 작년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성장했다. 주최 측인 엠넷미디어 측에 의하면 "약 4만5천여 관객이 다녀가 작년에 비해 1.5에서 2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현장판매도 1만명 가까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객도 천여명 이상 참가해 글로벌한 관광 상품으로서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가능성도 점쳐졌다. 많은 외국인들도 인종과 국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어울리며 음악을 통해 하나의 축제의 장을 이루기도 했다.

▲ 헬기를 동원해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의 열기를 취재중
ⓒ 박병우

주최 측은 작년 페스티벌의 실패가 홍보 부족과 폭우가 내린 기후적인 영향도 컸지만 과도하게 남발됐던 초대권에 있었음을 반성하고, 올해는 초대권 배포를 줄이고 장비와 공연의 질적 향상과 내실을 위해 힘썼다.

관객의 동선을 배려한 편의 시설과 8톤 트럭 수십 대로 공수한 자갈을 바닥에 깔아 배수 문제를 해결하여 폭우로 인한 침수에 대비했다. 또 급수차를 대량으로 동원해 식수 문제에도 신경을 썼다.

비에 대한 문제만 집중하느라 강렬한 태양과 폭염에는 다소 미흡한 대처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연을 하는 뮤지션과 관객들 역시 태양에는 무방비로 노출됐다(올해는 다행히 폭염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열기에 흠뻑 빠져버린 관중들
ⓒ 박병우

공연을 즐기는 이들의 방식도 다양했다. 다양한 옷차림과 헤어 스타일로 쉬지 않고 몸을 흔들고 점핑 하거나, 삼삼오오 친구들과 모여 리듬을 몸으로 느끼거나, 편하게 의자나 매트 위에서 감상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록 음악의 진수를 몸으로 느꼈다.

일부 우려와는 달리 무질서한 모습이나 자유를 방임한 볼썽사나운 모습도 거의 드러나지 않은 점은 높은 관람 수준을 보여준 대목이다.

그러나 마지막 날 '뮤즈(MUSE)'의 공연이 장비 테스트 문제로 50분간 지연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다 보니 막대한 양의 쓰레기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 중의 하나이다.

올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일본 밴드의 비중이 높은 점이나 건강상의 문제라곤 하지만 데미안 라이스, 헬로 굿바이 등 비중있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 취소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형화된 공연의 형태를 벗어나 일탈의 즐거움과 락의 저항의 정신을 만끽할 수 있었던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은 열정적으로 능동적으로 관객들과의 소통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내년을 더욱 기약하게 된다(벌써부터 내년 라인업에 거물급 밴드가 정해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태그:#펜타포트락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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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쪽 분야에서 인터넷으로 자유기고가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리뷰를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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