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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인질은 아프가니스탄에 전쟁을 하러 온 것도, 돈을 벌러 온 것도 아니었다. 순수하게 아프가니스탄의 어려운 부녀자들을 돕기 위해 생업과 학업마저 잠시 접고 수천 ㎞나 떨어진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다." - 7월 2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왜곡보도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그건 <조선일보> 시각이고 탈레반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런데 돌아가는 꼴을 보니 잘못하다가는 아까운 생명 죽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모한 짓(?)을 한 교회지도자들을 생각하면 괘씸하기 짝이 없다. 순진한 청년들을 '선교'라는 이름으로 사지로 내몰아 이 지경으로 만든 교회 지도자는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된 후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한 일은 이들의 책임 운운할 때가 아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정부가 하는 꼴을 보면 아까운 젊은이들이 정말 '잘못될 수도 있겠다'는 불행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충분히 구할 수 있었던 3년 전 김선일씨의 악몽이 떠올라 더더욱 그렇다.

▲ 파병반대국민행동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군의 아프간 철군을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박상규
정부는 지난 27일 백종천 안보실장을 아프가니스탄에 특사로 파견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인질을 구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프간 정부는 누군가? 아프간 정부가 친미정권으로 탈레반과 적대관계에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인질은 탈레반이 잡고 있는데, 아프간에 특사를 파견해 정부요인과 현상을 한다? 아프간 정부요인이 탈레반에 그만큼 영향력이라도 있다는 뜻인가? 물론 탈레반 포로를 아프간이 잡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포로들조차 아프간 정부가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정부는 정말 모를까?

그렇다면 탈레반을 자극해 인질들을 더 벼랑으로 내몰자는 얘긴가? 실제로 아프간에서 미군이 통제권을 발휘하는 지역은 수도 카불에 불과한 실정으로 주도권은 탈레반이 잡고 있다.

"지금은 나토(NATO)군 위주의 국제안보지원군(ISAF)과 미군이 탈레반 소탕 전쟁의 주축 역할을 맡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로서는 미군과 ISAF의 동의 없이 탈레반군 지휘자들을 풀어주는 군사적 결정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 7월 27일)

<조선일보>도 이 정도는 분석한다. 솔직히 말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아프간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잘못된 진단이나 상황판단이 늦으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진다는 건 상식이다.

9·11테러 후 미군은 유엔의 동의를 받아 아프간을 침공해 하미드 카르자이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끄는 친미정권을 세웠다. 탈레반입장에서 보면 아프간 정부나 미군과 한국군뿐만 아니라 아프간에 파견한 37개국 3만9천명 모두가 적이다.

봉사도 그렇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한 것도 아닌데 봉사라는 이름의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탈레반에 찾아와 선교를 했으니 샘물교회 선교단도 그들의 눈에는 적임이 틀림없다.

전쟁 중에 잡힌 적국의 포로는 어떻게 처리해야 옳은가를 놓고 따진다면 당연히 제네바 협약대로만 처리하면 간단하다. 그러나 탈레반의 입장에서 보면 과연 그렇게 해석될까?

탈레반은 지금 일대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게 아니다. 세계 최강의 미국이라는 나라와 첨단 무기로 무장한 국제안보지원군(ISAF) 37개국 3만9천명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제네바 협약 그런 걸 따질 게재가 아니다.

아프간에 대한 군사작전을 유엔의 많은 국가도 반대했던 정의로운 전쟁이 아니다.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알 카에다가 진짜 범인인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적 상황, 석유 이권 그리고 신형무기 실험장 확보'라는 비판까지 받았던 전쟁이다.

탈레반을 편들자는 얘기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자는 얘기다.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자칫 일을 그르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샘물교회가 한 짓(?)을 보면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우선 사람부터 살려놓고 봐야 할 일이다. 방법은 특사를 아프간 정부에 파견하거나 만약의 사태 운운하면서 탈레반 주둔지역에 국제안보지원군을 포위해 위협하면 인질들이 안전할까?

탈레반은 한국 인질 22명과 탈레반 인질을 맞교환하자고 한다. 그러나 탈레반이 요구하는 인질은 우리가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군이 잡고 있다. 아프간은 독자적인 작전권이 없고 국제안보지원군의 통제 아래 있다. 인질을 아프간 정부 맘대로 풀어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이렇게 기웃거리다가는 정말 생가 못할 끔찍한 일을 맞이할 수도 있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어차피 우리 군은 연말에 철수하기로 돼 있다. 그렇다면 22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5개월 앞당겨 철군한다고 뭐가 잘못되는 게 아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아프간에 파병한 우리 군을 철수해야 한다, 그것만이 인질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손쉬운 길이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귀한 게 무엇인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이야기'(http://chamstory.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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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http://chamstory.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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