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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주민등록증 사진이 좌우가 바뀌었다면? 사람의 얼굴이야 비교적 정확히 대칭이 되는 편이니 본인도 때로는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알게 되면?

사진의 좌우가 바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유산의 하나인 경복궁 근정전 사진이 좌우가 바뀌었다면 어떨까? 이 역시 관심을 두고 살피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경복궁 관람 티켓의 근정전 사진은 좌우가 바뀐 엉터리 사진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좀 더 부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21일(토) 경복궁을 관람했다. 무심코 관람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관람 티켓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근정전 사진을 보니 무언가 이상하다. 근정전의 뒤편 왼쪽으로 북악산이 보인다.

▲ 경복궁 관람 티켓. 근정전 사진이 좌우가 바뀌어 있다. 아래의 직접 촬영한 근정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백유선
실제 촬영한 사진과 비교해 보니 분명히 근정전 사진의 좌우가 바뀌어 있다. 아래 사진에서 뒤쪽 산의 위치를 관람 티켓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 경복궁 근정전 왼쪽(바라보면서 오른쪽) 회랑 모서리 근처에서 촬영하였다.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
ⓒ 백유선
예전 경복궁을 복원하기 전에는 근정전 왼편의 회랑에 낸 문을 통해 출입했다. 당시 안내문에는 근정전 사진을 가장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 장소로 근정전 왼쪽(바라보는 사람 처지에선 오른쪽) 앞의 회랑 모서리를 추천하고 있었다.

추천 이유로 근정전의 배경으로 북악산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전문가의 사진은 왼쪽 앞의 모서리에서 찍은 사진이 많다. 근정전 오른쪽 앞의 회랑 모서리에서는 북악산을 배경으로 담을 수 없다.

▲ 위의 사진을 그림 편집 프로그램으로 좌우를 바꾸어 보았다. 경복궁 관람 티켓 사진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엉터리 사진이다.
ⓒ 백유선

▲ 경복궁 근정전 오른쪽(바라보면서 왼쪽) 회랑 모서리 근처에서 촬영하였다. 뒤로 북악산이 보이지 않는다.
ⓒ 백유선
사소한 실수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근정전의 모습을 왜곡한 것이니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경복궁관리소'가 스스로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 근정전으로 들어가는 문인 근정문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관광객들. 이처럼 정면에서 보면 근정전의 약간 왼쪽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
ⓒ 백유선
관람 티켓에 "조선 태조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 1396년에 처음으로 세운 으뜸 궁궐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경복궁. 그 '으뜸 궁궐'의 중심 건물 사진이 좌우가 바뀌어서야 되겠는가?

경복궁은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이고 중국인, 일본인을 비롯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그들 중 관심 있는 사람들은 관람 티켓을 소중하게 보관할 것이다. 왜곡된 것도 모른 채…. 가급적 빨리 잘못이 바로잡히기를 바란다.

경복궁관리소는 22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문화재청에서 보내온 사진을 사용한 것이어서 사진 합성 여부를 현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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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콘서트>,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공저), <우리 불교 문화유산 읽기>, <한번만 읽으면 확 잡히는 국사>(상,하)의 저자로 중학교 국사 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