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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 청문회에 참가한 이명박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수백억원대의 자산가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가 2000∼2002년 동안 월 1만5000∼2만3000원의 국민건강보험료(의료보험료)만 낸 것으로 확인돼 '허위 소득신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영포빌딩(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임대관리회사인 '대명기업'의 대표 자격으로 2000년 월 1만5980원, 2001년 월 2만2610원, 2002년 월 2만3590원의 건강보험료(본인부담액)를 냈다. 그런데 이 후보는 1998년 4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역시 대명기업 대표 자격으로 매월 16만원(본인부담액)의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해 '허위 소득신고' 의혹을 받고 있다.

월 평균소득 345만원 이상의 봉급자에게 해당되는 최고등급(45등급)의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해놓고 건강보험료는 월 2만원대만 납부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러한 의혹은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에도 반짝 제기됐지만 이슈로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차기 대통령을 꿈꾸며 유력 대권주자로 나선 이상 제대로 된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강보험료 줄이기 위해 직장의보 편법 가입?

이명박 후보는 지난 1998년 국민연금에 가입하기 위해 대명기업과 대명통상(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영일빌딩' 임대관리회사) 등 2개 회사의 대표 자격으로 소득을 신고했다. 대명기업은 45등급(월 345만원 이상), 대명통상은 23등급(월 102만5000원∼109만5000원)으로 신고했다. 또 이 후보는 2000년 역시 대명기업 대표 자격으로 직장건강보험(직장건보)에 가입해 2002년까지 2만원대의 낮은 건강보험료를 납부했다.

먼저 이 후보가 직장건보에 가입한 것은 '편법' 의심을 살 만하다. 지역건보에 가입했을 경우 직장건보보다 훨씬 높은 의료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그걸 피하기 위해 직장건보에 가입한 것 아니냐는 것.

만약 이 후보가 정상적으로 지역건보에 가입했을 경우 그는 당시 175억원의 재산신고를 했기 때문에 건강보험료 최고등급인 월 110만원(100등급)을 납부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직장건보에 편법으로 가입함으로써 1만5000∼2만3000원이라는 매우 낮은 건강보험료만 냈다.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줄이기 위해 직장건보에 편법으로 가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후보가 이렇게 낮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동안 국민연금보험료는 최고 등급으로 납부해온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 후보는 1998년 4월부터 2001년 말까지 대명기업 대표 자격으로 월 16만원(회사부담액까지 합치면 월 32만원)의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했다. 국민연금공단에 월 평균소득이 345만원 이상이라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연금보험료 납부액 중 최고등급(45등급)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후보는 건강보험료에 대해서는 월 소득을 100만원대로 신고했다. 월 평균소득을 1999년 99만원, 2001년 133만원, 2002년 133만원으로 신고한 것이다. 똑같은 대명기업 대표 자격으로 신고한 소득(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이 이렇게 서로 달랐던 것이다.

본인에게 환급되는 국민연금은 소득을 높게 신고하고, 공공부조의 성격을 가진 건강보험은 소득을 낮게 신고한 셈이다. 이러한 '이중 소득신고'는 결국 '허위 소득신고' 의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이 후보는 본인이 대표로 있는 대명통상의 직원들(3명)은 직장건보에 가입시켜놓고 정작 본인은 2002년 4월말까지 대명통상에서 받은 근로소득을 건강보험공단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당시 대명통상에서 받은 급여 수준은 102만5000∼109만5000원이었기 때문에 월 2만원대의 건강보험료를 냈어야 한다. 그런데도 그는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2001년 7월부터 5인 이하 개인사업장까지 직장건보 가입대상이었다는 점을 헤아린다면 최소 11개월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셈이다.

이는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위반한 행위다. 시행령은 "직장 가입자가 둘 이상의 건강보험 적용사업장에서 보수를 받는 경우 각 사업장에서 받고 있는 보수를 기준으로 각각 표준월액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명박 후보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낸 국민건강보험료 내역.
ⓒ 오마이뉴스

지난 2002년 처음 제기돼..."일부 특권층의 편법 행각"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의혹이 이미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제기됐었다는 점이다. 김민석 서울시장 후보(새천년민주당) 진영에서 야심차게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사과와 후보 사퇴를 압박했지만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았다.

당시 김민석 후보 진영은 "이명박 후보가 공공부조 성격의 의료보험료에 대해서는 소득을 축소 신고하고 연금으로 본인에게 환원되는 국민연금에 대해 소득을 정상 또는 부풀려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진영은 "이중으로 소득신고를 했거나 최소한 두 기관 중의 한 기관에 대해서는 허위 소득신고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그렇지 않다면 대명기업이라는 한 회사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이 후보의 소득신고액이 기관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를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 후보 진영은 "175억원의 재산신고를 통해 6·3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중 가장 높은 자산가로 알려진 이명박 후보가 편법적인 직장의보 가입을 통해 2000년 월 1만5980원의 의료보험료만 납부한 것은 특권층 후보로서 부도덕성의 극치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 진영은 "이는 현행 의료보험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의보재정 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일부 특권층의 전형적인 편법 행각 사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당시 김명섭 의원(새천년민주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명기업·대명통상 건강보험 가입자 현황 및 가입자별 월소득신고액 ▲이명박씨의 건강보험에 등재돼 있는 피부양지 현황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특히 "대명기업과 대명통상에서 소득이 발생하고 있고 국민연금의 경우 두 기업을 모두 신고했다"며 "그런데 건강보험은 대명기업으로만 신고가 되어 있고 대명통상으로는 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데 이것이 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고 공단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공단은 "2000년 7월 1일 통합 이전에는 비법인 사업장 대표자는 임의적용 가입대상이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사업장에 가입자로 되어 있으면 다른 사업장은 가입을 강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지만 통합 이후에는 사용자는 당연 적용대상으로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즉 이 후보가 대명기업과 대명통상에서 모두 대표를 맡고 있다면 2000년 7월 1월 이후에는 건강보험법 제6조 제2항(가입자의 종류)에 따라 두 기업 모두 소득신고를 하고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해석이다. 그런데도 그는 대명통상에서는 소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건강보험료도 내지 않아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함께 유세를 벌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명박 후보측 "직원들에게 보험혜택 주기 위해 직장의보 가입"

당시 이명박 후보 진영의 대변인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었다. 오 대변인은 "세금과 국민연금까지 성실하게 납부한 이 후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치졸한 정치공세"라며 이렇게 반박했다.

"건강보험 액수가 많지 않은 것은 지역건보에 가입하지 않고 직장건보에 가입했기 때문이며, 그것은 이 후보가 사업주로 돼 있는 대명기업 소속 직원 6명에게 직장건보 혜택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 후보의 기준소득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산정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봉급만을 소득으로 산정하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봉급 외에 추가소득이 있을 경우 그것도 신고토록 돼 있다. 따라서 이 후보가 최고등급의 국민연금을 납부해온 것은 그만큼 소득을 성실하게 신고해왔다는 증거다."

하지만 이 후보 진영의 반박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먼저 직장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모두 직장에서 지급하는 보수를 기준으로 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게다가 자신의 직장에서 받는 보수 이외의 소득은 보통 건강보험료나 국민연금보험료에 포함시키지 않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이 후보가 건강보험료에 대해서는 100만원대로 소득신고를 하고, 국민연금보험료에 대해서는 345만원 이상으로 소득신고를 한 것은 의심을 받을 만하다. 김민석 후보 진영에서 "동일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이 후보의 근로소득 금액에 200만원 가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재반박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또한 '직장의보 편법 가입 의혹'에 대한 이 후보 진영의 해명도 근거가 빈약해 보인다. 이 후보측은 대명기업 소속 직원 6명에게 직장건보 혜택을 주기 위해 이 후보가 직장건보에 가입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강보험법(과거 의료보험법)이 5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건보의 당연가입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제주도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부터 직장건보와 지역건보의 형평성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재산이 있으면 지역건보에서 보험료를 더 내고 재산이 없으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불균형이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회적으로 의혹들을 일축했다.

이날 박 후보는 "직장에 다니다 직장을 잃게 되면 보험료를 더 내게 되는 등 직장건보와 지역건보 간의 보험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다"며 "둘의 차이를 이용해서 낮은 보험료를 내는 도덕적 해이도 생긴다"고 질문했다.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납득하기 어렵다" 반응

해당기관인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측은 의료보험료와 국민연금보험료에 대한 소득신고액이 다르다는 사실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기관 관계자들은 "소득을 축소해 신고할 경우 해마다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를 벌여 신고하지 않은 금액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추징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이 후보가 대명통상에서 받은 급여를 신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합법적인 행위가 아니다"라며 "이것 역시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지난 19일 이 후보가 서울 강남에 갖고 있는 건물 세 채(서초동 영포빌딩·건물, 양재동 영일빌딩)의 임대 수입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턱없이 낮다며 '임대수입 축소 신고' 의혹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부동산업자들의 의견을 참고해 이 건물들을 합친 시가가 4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임대업자들이 보통 5~7%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점에 비춰볼 때, 이 후보의 임대 수입은 연간 20~32억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지난해 3억40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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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