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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에버 월드컵경기장 매점을 점거한 이랜드일반노조원들이 김재광 노무사의 강연을 듣고 있다
ⓒ 이경태

서울 홈에버 상암동 월드컵점이 지난 1일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거점이 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물론 민주노총 조합원, 민주노동당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대학생들이 농성장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에는 권영길·노회찬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단병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속속 농성장을 방문해 노조원들을 격려하고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6일에는 신기남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랜드 일반노조원(홈에버·이랜드 통합노조) 600여명은 지난달 30일부터 홈에버 전국 매출 1위 매장인 월드컵점에서 무기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는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 비정규직들을 집단으로 대량해고하자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동생 밥은 내가 차릴께, 엄마 이기고 돌아와"

이렇게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불러온 것은 '2년 이상 근무시 정규직화'라는 비정규직보호법안의 핵심조항.

정규직화를 피하기 위해 이랜드 계열사인 뉴코아에서는 '0개월' 초단기 계약이 등장했고, 비정규직 전원을 외주 용역화해 지난 4월 47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줄줄이 해고했다. 홈에버도 6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집단해고했다.

집단해고는 특히 저임금 여성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농성이 길어지면서 눈물어린 애틋한 사연이 많다. 한 여성노동자는 "내가 동생 밥을 차려줄 테니 엄마는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라"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50년을 살면서 생존권을 위해 제가 일터에서 투쟁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한 여성노동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저희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편지를 썼다.

농성장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으로 맨 바닥에서 수건 한 장으로 새우잠을 자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농성'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이탈자는 없는 상황.

"십일조 130억원이면 정규직화 가능하다"

▲ 2일 300여명의 이랜드 일반 노동조합 노동자들은 홈에버 상암월드컵몰점 1층과 2층 36개의 계산대를 점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5일 농성장을 방문한 단병호 의원은 "내 아내도 유통매장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이라고 조합원들에게 애정을 표했다.

단 의원은 "9월 정기국회에서 박성수 이랜드 회장을 반드시 증인으로 불러내고,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노력하겠다"며 "'비정규직 보호법'이 대국민 사기극으로 밝혀졌으니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은 "박성수 사장은 법을 핑계로 대량해고 하면서도 교회에 십일조로 한 해에 130억원을 냈다"고 하면서 "그 돈이면 직원 처우개선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윤경 이랜드 일반노조 사무국장은 "단협에 18개월 이상 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수 없고 정규직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했는데도,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해고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사무국장은 "지난 6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홈에버에 대해 '비정규법에 대비해 계약해지한 것은 부당한 해고라고 판정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이랜드의 대량해고는 법적 근거도 없는 파렴치한 만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랜드측에서는 "IMF이후 2001년까지 순익의 10% 인 130억원을 회사 명의로 이랜드 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면서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교회에 십일조를 한해에 130억을 냈다라는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하는 정규직

뉴코아·홈에버 비정규직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투쟁과 농성을 이끌고 있다.

뉴코아 투쟁에선 해고된 1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1000여명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총파업을 벌이고 있고, 홈에버 월드컵점 농성장에서도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농성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도 그동안 진행된 비정규직 투쟁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비정규직 투쟁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남신 이랜드 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그동안 비정규직 투쟁에 정규직들이 무심했지만, 이랜드의 경우 정규직들이 경영진의 경영방침을 잘 알고 있다"며 "비정규직 외주 용역화나 직무급제 도입에는 정규직도 해당되기 때문에 같이 싸울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구속과 손배가압류가 예상되지만,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이번 사태 해결은 없다"고 단호히 밝히면서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에 정규직들이 나설 것을 요구한 국민들이 우리를 지지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8일 오전 10시 전국의 홈에버·뉴코아 매장 앞에서 민주노총 차원의 이랜드자본 규탄 집회를 개최하고 매장을 봉쇄하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랜드 자본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9일부터 민주노총 전 조합원이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랜드를 상대로 한 민주노총의 투쟁에 적극 동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2일 홈에버 상암월드컵몰점에서 이랜드 일반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쇼핑 카트를 이용해 매장을 봉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6일 노사교섭 열리지만... 사태 장기화할 수도

한편, 이랜드 일반노조와 이랜드 경영진은 6일 오후 2시 노사교섭을 열기로 했지만 노동자들은 교섭에서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8일 전국 매장 봉쇄 집회 등을 벌일 계획이어서 농성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언론이나 여론에 떠밀려 형식적으로 교섭에 임할 가능성도 있다"며 보고 있다. 교섭을 추진하는 와중에서도 사측이 농성 조합원들에게 협박·회유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랜드 사측은 지난 4일 농성 조합원에게 "노조의 매장점거 행위는 불법이며 회사는 엄정대처할 것입니다, 인사팀"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5일에는 "점거농성을 풀고 7일까지 복귀하면 선처할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일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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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에서 2005년 노동조합 활동으로 해고되었고, 현재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