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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도록 표지. 아래는 이번 전에 가장 많은 작품을 대여한 마르모탕 그라니에 미술관장의 개막식 인사말
ⓒ 김형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9월26일까지 '빛의 화가 모네전'이 열린다. 올 11월에 불멸의 화가 '고흐전'이 열리긴 하지만 인상주의 화가 중 단독 회고전은 처음이다. 이번 전의 총감독인 서순주 박사는 기자와 짧은 인터뷰에서 그가 인상주의의 선구자이면서 완성자라는 측면에서 이번 전시화의 의의를 꼽았다.

이번 전시는 5개의 테마로 나뉜다. '수련'에서는 물위의 풍경을, '가족의 초상'에서는 그의 가족과 주변인을, '지베르니의 정원'에서는 삶의 반평생을 보내면서 그린 꽃과 정원과 연못 등의 풍경을, '센 강과 바다'에서는 물의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럽의 빛'에서는 인상주의기법으로 그린 유럽풍물을 볼 수 있다.

모네혁명, 순간의 빛 포착

▲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과 작가(왼쪽)와 드레비즈공작. 그의 그림이 주는 빛의 현란함에 눈을 뜰 수 없다. 왼쪽 아래 모네의 1901년 사진
ⓒ Roger-Viollet, Paris, France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는 인상주의 창시자답게 15세기 르네상스나 17세기 바로크시대 작가들과는 생각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이전작가들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물체를 관찰했다면 모네가 발견한 것은 순간적으로 물체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이었다. 인상주의미술은 빛과 광학에 대한 과학적 발전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모네는 마치 사진을 찍듯 잠시 생겼다 사라져 다시는 오지 않는 빛의 순간, 그 시시각각 변하는 인상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았고 그 효과를 최대로 높이는데 모든 초점을 맞추었다. '외광파(外光派)'라 불릴 정도로 당대엔 드물게 야외그림을 그리도 고집한 것은 바로 수시로 변하는 빛에 대한 집요한 탐구심 때문이었다.

그의 그림을 보면 눈을 뜰 수가 없다. 그런 빛이 주는 현란함은 그 어느 그림에서도 경험할 수 없다. 그의 그림을 보면 자연스럽게 모네가 '빛의 화가'라는 뜻을 터득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공간예술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미술사에 대변혁을 가져왔다.

지베르니의 결정체, '수련연작'

▲ '수련' 캔버스에 유화 150×200cm 1914-1917 마르모탕미술관 파리. 수련연못 그 현란한 물빛은 관객을 그림에 빠지게 한다
ⓒ 김형순
모네는 1883년 작업시간을 더 확보하려고 '지베르니(Giverny)'에 정착했다. 이곳은 파리에서 75km 떨어진 엡트 강가에 놓인 곳으로 여기에 무려 43년간 머물렀다. 초기엔 생활고로 이곳을 일부 아틀리에를 빌려 쓰다가 후에 생활이 좀 펴지고 그의 화상이 된 뒤랑-뤼엘 도움으로 조금씩 작가의 소유지로 넓혀나갔다.

모네에게 지베르니 정원은 탐닉의 대상이었고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그 정원의 꽃무리 속에 다른 생각 없이 행복에 취했고 수련연작에 몰두했다. 그는 꽃가꾸기를 즐겼고 마치 정원사 같았다. 그 유명한 수련연못도 이때 만들어졌다. 수면에는 빨갛고 노랗고 하얗고 분홍빛 보랏빛 나는 수련으로 가득 찼다.

1899년부터 모네는 '수련연못'을 그렸는데 그의 지베르니 예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하염없이 흐르는 물과 끊임없이 변하는 빛 속에서 순간을 어떻게 그려낼까 하는 평생의 고민을 '수련연작'을 통해서 활짝 꽃피웠다.

▲ '수련' 캔버스에 유화 200×200cm 1914-1917 마르모탕미술관 파리. 연못의 물빛과 수련의 색채에서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 김형순
위의 '수련연작'에서 보듯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수련연못의 냄새와 촉촉한 물기와 생생한 색채에 매려 되어 그 곳에 빠질 것 같다.

수련연작은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연못에 반사되는 물빛은 수련의 섬세하고 화려한 빛깔이 더해져 눈부심의 절정을 맛보게 한다. 마치 음악연주를 듣는 것 같다. 또한 그 광채는 사람들 마음에 드리워진 그림자도 씻어내고 내면의 상처도 치유할 것 같다.

이런 모네의 수련에 반한 한국시인 채호기(50)는 <수련>시집을 내기도 했다. 2층 '수련' 코너 전시장 한 켠에 그의 시가 붙어있어 여기에 일부 옮긴다.

어떤 애절한 심정이 / 저렇듯 반짝이며 미끄러지기만 할까?
영원히 만나지 않을 듯 / 물과 빛은 서로를 섞지 않는데
푸른 옷 위에 수련은 섬광처럼 희다 - 채호기 시집 <수련> 중에서


▲ '일본식 다리' 캔버스에 유화 89×116cm 1918-24 마르모탕미술관 파리. 이 시기에 추상주의 경향을 보인다.
ⓒ 김형순
모네는 이 '수련연작'과 함께 이곳에서 붓꽃, 칸나, 금잔화, 원추리, 장미, 아이리스, 수양버들, 포플러 등 다양한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와 정원을 그렸다.

그 중에서 후반기작으로 연못을 가로지는 일본풍 아치형 '일본식 다리'를 많이 그렸는데 노르망디가 아니라 동양의 어느 나라를 옮겨놓은 것 같다. 그가 232점 이상의 우키요에를 수집한 팬이고 보면 당대 일본풍 미술이 인상주의에 준 영향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일본식 다리'에서 보면 그의 곡선은 불타오르는 듯하고 윤곽은 흐릿해진다. 이 때 모네는 백내장기가 생겼고 시력이 약해져 그림의 면은 더 단순해지고 선도 꾸불꾸불해져 추상화경향을 보인다. 이는 후에 야수파, 표현주의뿐만 아니라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에도 큰 영향을 준다.

물의 작가가 그린 센 강변과 유럽풍광

▲ '센 강변' 캔버스에 유화 54×65cm 1878 개인소장 파리
ⓒ Private collection, Paris, France
모네는 '빛의 작가'와 함께 '물의 작가'라고도 한다. 어려서부터 물과 바다에 접촉이 그에게 예술적 영감과 상상력을 주었다. 그의 그림에서 물과 항구는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모네 자신도 이렇게 말했다. "나는 늘 물위에 떠 있고 싶었다."

모네가 5살 때 이사 간 살았던 르아브르 항구는 물론이고 센 강변을 따라 놓인 아르장테이유(1871~1878), 베테이유(1878~1881), 프와시(1881~1883)의 그림과 대서양연안 푸르빌, 옹플뢰르뿐 아니라 런던 템스 강과 이탈리아의 베니스, 물의 나라 네덜란드 풍차, 지베르니 연못까지 온통 물로 채워져 있다.

그는 위의 '센 강변'에서 보듯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물 위에 풍경을 그린 것 같다. 모네가 잡아낸 순간의 빛은 물속에서 가장 생생하게 살아난다. 마치 강가의 은어 떼가 펄쩍펄쩍 뛰는 것 같다. 물과 빛은 물과 불이라는 측면에서는 상극임에도 그림에서는 오히려 상생효과를 낸다.

▲ '네덜란드 튤립 밭' 캔버스에 유화 65×81cm 1886 오르세미술관 파리. 모네그림 중 가장 화려한 것으로 야수파와 표현주의를 예고한 작품.
ⓒ Musee d′Orsay
이번 전은 오르세미술관에 모네의 걸작이 많이 소장되어 있고, 2000여점이나 되는 그의 작품 중 마르모탕(Marmottan)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위주로 60여점만 선보이다보니 관객을 만족시키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작품 이면에 가려져 몰랐던 작가의 생애와 발자취, 창작과정 등을 도표와 사진을 통해서 상세히 볼 수 있어 좋다.

인상주의시대는 유럽사회가 산업화되고 시민의식이 고조되는 엄청난 변혁기였다. 미술에 있어서는 새로운 표현양식이 강력히 촉구되는 시기였다. 모네는 이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꿰뚫고, 빛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미술을 낳았다. 그의 삶은 바로 현대미술사 그 자체였다.

덧붙이는 글 | 모네전: 공식 홈페이지 http://www.monet.kr 
입장료: 성인 10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2,3층 전시장 02-729-2900 
전시기간: 6월6일~9월 26일까지. 매주월요일 휴관
전시시간: 월~금요일 22시까지 토,일요일,공휴일 20시까지
전시설명: 월~금요일 11시,오후1시,4시,7시 토,일요일,공휴일 11시,오후1시,4시,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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