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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라도 동물을 사랑합니다. 헌데 아마도 그건 인간의 어떤 본능이자 본성인 때문이지 싶습니다. 그러하기에 각 가정에선 개와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겠지요.

서울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딸은 작년까지는 고슴도치를 키웠습니다. 당시는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였기에 그같이 고슴도치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이었죠.

하지만 올 신학기에 그 대학의 기숙사에 입사를 하게 된 때문으로 기숙사의 규칙상 애완동물은 함께 입사할 수가 없었던가 봅니다. 그래서 딸은 고슴도치를 자신의 친구에게 맡기면서 신신당부했다지요.

헌데 일이 공교롭게 되느라고 그 즈음 고슴도치가 임신을 하곤 이어 새끼를 세 마리나 낳았답니다. 하지만 딸이 이어 기숙사에 입사를 하고, 그래서 고슴도치로서는 주인이 바뀌고 환경까지 바뀌는 바람에, 아무튼 갓 태어난 고슴도치 세 마리는 차례로 이승을 떠났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딸은 본능적인 어떤 모정(母情)에 의거하여 몇일 동안이나 식음을 전폐하며 울었다나요. 그 소식을 듣곤 저 역시도 부모의 입장에서 한동안 마음이 짠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딸의 아름다운 마음씨가 고와서 거듭 격려와 함께 칭찬도 아끼지 않았음은 물론이었지요. "고슴도치 새끼들은 너의 바람대로 분명히 극락으로 갔을 거야!"라며 말입니다.

지난달에 아내가 지인으로부터 몸집이 매우 작은 물고기인 구피(guppy)를 세 마리 분양받았습니다. 어항과 먹이를 사서 거실의 TV 옆에 두고 보고 있는데 조그맣고 앙증스러운 게 여간 사랑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는 그만 아들에게서 야단을 맞기에 이르렀지 뭡니까. 그건 바로 구피 물고기들의 생활공간인 어항이 있는 바로 곁에 전기스탠드로 불을 환하게 밝혀놓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같이 밤에 전기스탠드를 켜 둔 연유는 야간에 화장실과 거실을 이용하는 식구들의 편의를 위한 조명으로도 활용하고자 한 때문이었지요.

아들은 전기스탠드를 어항에서 멀찌감치 이동하였습니다. 그래서 "왜 그리로 옮기는 거냐?"고 물으니 아들의 하는 말이 사뭇 의미심장했습니다.

"물고기도 사람과 같은 동물인데 잠을 자야 살지요. 하지만 이렇게 만날 불을 켜 두면 아마도 이 물고기들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동생이 키우다 죽었다던 고슴도치 새끼들의 형국이 될까 무서워 옮긴 거예요."

순간 동물을 아끼는 아들의 마음씨가 고와서 저는 다시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단순무식하게 물고기의 유영 장면만을 보고자 그 곁에 전기스탠드로서 밤을 낮과 같이 불을 밝혔던 저의 좁은 속내가 부끄러웠습니다.

역시나 물고기도 인간과 같아서 잠을 자야만 비로소 내일도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겠지요?

덧붙이는 글 | 국정브리핑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인물, #구피, #고슴도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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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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